하피스, 잔혹한 소녀들 - 에이버리 비숍

하피스, 잔혹한 소녀들
에이버리 비숍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8월

    - 소설의 주인공인 에밀리 베넷은 어린 학생들의 트라우마나 다친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상담 치료사입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과거 자신과 친구들이 행했던 학교폭력이 있었죠, 그리고 그 폭력의 가해자중 한명이 에밀리였습니다.. 유치원시절부터 함께했던 엘리스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이했던 또래의 친구들이 모여서 중학교시절 이들은 '하피스'라는 일진을 만듭니다.. 에밀리 본인을 비롯해 잘살고 기깔나는 여자아이들이 패거리를 이루어 권력을 휘두르는 흔한 학폭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전학온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옵니다.. 에밀리로 인해 그레이스 파머는 하피스의 멤버에게 소개되어지고 그레이스는 새로운 친구들에게 자신이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에 좋아하지만, 이들은 그레이스를 자신들의 멤버로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롭힘과 폭력의 선은 이성의 경계를 넘어버립니다.. 죽음보다 더한 지옥같은 이들의 괴롭힘속에서 결국 그레이스는 힘겹게 벗어나지만,,,, 그리고 시간이 지나 에밀리는 심리상담 치료사로서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죄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자신들의 친구들이었던 올리비아의 자살소식을 듣게되고 생각지도 못했던 과거의 망령이 다시 되살아나게 됩니다... 올리비아의 죽음이 그레이스와 관련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거죠, 그리고 올리비아의 죽음 6개월 전 하피스 멤버의 또다른 한명인 데스터니의 죽음 역시 그레이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이들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1. 줄거리를 앞에 먼저 적는게 좋은건 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독후감을 좀 짧게 가보겠습니다.. 에이버리 비숍의 "하피스, 잔혹한 소녀들"이라는 제목을 보면 이 작품의 의도가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권력을 진 집단 패거리들이 보이는 아주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입죠, 어느곳에서나 집단이 형성된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이성보다는 감정과 욕망들이 집단을 유지하는 공간속의 도덕과 규율이라는 틀안에서 비밀스럽게 행해지는 일들이죠,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걸린 지옥같은 삶일 수도 있는 흔하면 안되는, 그러나 누구나 아는 그런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원제는 'Girl Gone Mad'라고 되어있는 것을 보니 맨투맨세대답게 해석을 해볼작시면 '미쳐버린 소녀'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자아가 형성되고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에 그 누군가는 만나게 되곤 합니다.. 가슴아픈 현실이고, 당하고 싶지도, 당해서도 안되는 이야기를 작가는 아주 농밀한 심리와 그 상황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2. 소설은 과거의 죄악을 현실의 성인이 된 이들에게서 그 이유를 묻습니다.. 주인공인 에밀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그녀가 가해자로서 현재의 삶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중심으로 피해자였던 한 여성의 삶의 기록을 쫓아가는 이야기구조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이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심리스릴러의 구성으로 이어져갑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일단 구성과 농밀한 개연적 구조의 스토리라인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어느정도의 과거의 사실을 전제로 독자는 하나씩 벌어지는 사건의 흐름속에 자신을 내맡긴 체 누구나 아는 상황적 공감속에서 가해자의 입장으로 그리고 그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서사에 집중하게 되죠, 초반의 흐름과 방식은 여느 스릴러의 구성이나 내용과 크게 다르지않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있고 그 죽음에 관련된 과거의 존재가 복수를 하고자하는 의도를 눈치채고 그 이유를 찾는 부분은 전형적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소설은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흐름을 가져다줍니다..

    3. 우리가 알고 생각했던 방식의 전형적인 복수의 개념을 무참하게 깨버리죠, 뭐 반전이라는게 이러한 대중적이고 전형성을 거부하는 거니 그러려니합니다.. 하지만 이 후반부를 넘어서 마무리단계에서 벌어지는 또다른 반전의 무게는 참 대단합니다.. 말 그대로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은 반전의 매력이 한껏 담겨있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어떻게보면 단순한 선형의 스토리라인임에도 작가는 독자들에게 흐름의 집중도를 놓치지않게 만들면서 즐거움을 줍니다.. 사회적 이슈의 소재인 학교 폭력과 빈부의 격차에 따른 어린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과 권력적 우위를 아주 밀도높은 상황적 스토리로 그려내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문장속에 녹아있어 독자들은 흐름이 주는 속도감과 반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으로 전 생각합니다.. 즐겁고 매력적인 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여성적 시선속에서 벌어지는 아주 파괴적인 잔혹한 학교 폭력의 행위들과 그 결과의 참혹함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4. 결말까지 짜임새있게 작가의 의도에 걸맞게 이 작품이 스릴러소설임을 명확히 드러낸 끝맺음은 여느 심리스릴러소설과는 그 의도에게 분명히 차이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 보이지만 결국 정리된 것은 하나도 없는 그런 방식의 맺음은 상당히 독창적이면서도 아주 유쾌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독자로서 생각하고 예상했던 것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흥미진진함이라고 하면 될까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황이 주는 인지적 시점과 각각의 인물들에게 그려지는 그들만의 시선속에서 그려지는 가해자로서의 시점,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지옥같이 당했던 피해자의 시점속에서 바라본 가해자에 대한 시선의 미스터리를 이해하고 나면 작가가 그려놓은 매듭의 끈을 풀어낼 수 있으니까요, 작가는 모든 것을 제대로 마무리하면서도 작품속의 상황의 해결은 제대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독자로서 이러한 결말이 주는 매력이 아주 좋았습니다.. 스토리상의 미스터리는 독자로서 해결되었지만 주인공에 대입된 독자로서는 여전히 죄책감과 용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않았으니까요, 좀 어렵나, 여하튼 보시면 즐거운 작품을 만나셨다고 생각되실 수도, 전 그렇게 봤습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