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죄 : 검은 강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이연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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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오른편의 좁은 골목을 바라보더니 차에서 내렸다. 안 그래도 좁은 골목이 수십 개의 노점상으로 더욱 어수선했다.


1. 치가 떨린 정도의 극악하고 잔인한 범죄가 아무렇지도 않게 저녁 뉴스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악마와도 같은 범죄자들은 끝없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화면에 보여지는 현실이 참 지랄맞게도 무덤덤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조차 이러한 범죄들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것에 대해 이제는 더이상 당황스러워하지 않는다.. 단지 왜 저렇게 나쁜 일을 저지르는거야라는 물음만 가질 뿐이다.. 특히나 자신의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범죄는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이코인 한 남성이 저지른 무참한 살인사건의 이유조차 어떻게 전달해야될 지 모르겠다.. 아이는 단지 궁금할 뿐이다.. 왜 어른들은 저런 짓을 저지르는가,,, 도대체 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아이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살인을 저지르는 지, 또한 스토커가 한 집의 모든 여성을 차례로 살인을 하는 지, 다른 여성들에게 평생 상처로 남고 잊혀지지 않는 고통을 만든 범죄자가 우리의 세상속에서 다른 누구와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서 의아해할 뿐이다.. 아이들에게 현실의 뉴스속의 범죄의 세상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게다.. 이런 이해하기 어렵고 무서운 일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의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린 갈수록 무덤덤해지고 있다.. 악마가 나의 주위에 있다는 사실을 우린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항상 존재하기에,,,,


2. 레이미의 '심리죄' 시리즈는 대단한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특히나 현대의 중국사회의 현실과 더불어 인간의 다양성과 악한 본성을 드러냄에 있어서 거침이 없는 작품입죠, 현실속에서 벌어지는 실제 범죄의 악랄함과 잔인성을 대단히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그 중심에는 소설의 주인공인 팡무라는 인물이 있죠, 팡무는 시리즈의 시작점에서 천재적 프로파일러의 재능을 가진 인물로 사건속으로 들어가지만 팡무는 여느 인물들과 다른 현실적이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 이로 인해 정의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팡무는 경찰로서, 법의 집행자로서 죄와 인간을 따로 두질 못하는 딜레마를 가집니다.. 그에게 보여지는 범죄자들은 악마와 다르지 않은 인간입니다.. 죽어 마땅한 인간입죠, 그들이 저지르는 악독한 범죄의 죄질은 그들의 죽음으로조차 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들에게 피해를 당한 약자들은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어느순간 세상속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리는 존재조차 미약한 이들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쉽게 동화됩니다.. 보여지고 드러난 거짓속에서 자신들의 위안과 안위와 이기적 욕심을 우선하죠, 팡무은 안타깝습니다.. 정의가 위선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고 선이 참혹하게 짓밟히는 현실의 아이러니는 그러한 팡무의 정의감을 끝없는 고통속으로 몰아가죠, 이번 작품 '검은강'은 특히나 이러한 정의의 구현이 참혹하게 짓밟히고 무너져내리는 상황을 대단히 농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대중소설의 재미적인 측면은 근래 들어 읽은 어떤 스릴러소설의 긴장감보다도 뛰어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속에서 자신과 주변인들의 참혹한 존재감을 압박해나가며 서사를 이어가는 인물들의 심리적 감성 또한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3. 이제 팡무는 프로파일러의 능력을 중심으로 경찰에서의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갑니다.. 소설의 시작점에서 싱즈썬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전작들에서 팡무와 함께 경찰로서의 정의감을 보여준 인물입죠, 하지만 이 싱즈썬은 어떤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 사건이 함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돌이킬 방법이 없습니다.. 한편 팡무는 유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웃도시를 방문하고 그의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되죠, 다시 돌아온 팡무에게 싱즈썬의 체포가 알려집니다.. 싱즈썬은 팡무에게 자신의 결백을 밝혀내달라고 요청합니다.. 함정에 빠진 싱즈썬의 진실을 팡무는 어떻게 찾아나갈까요, 하나에서부터 부딪히지 시작하는 현실적 난관은 상황이 거듭될수록 팡무를 무기력속으로 몰아갑니다.. 또한 싱즈썬이 숨기고 있던 또다른 진실을 알게된 팡무는 경찰로서, 법의 집행자로서 자신이 감내해야될 상황을 넘어선 엄청난 충격속에 빠져듭니다.. 어떠한 상황과 고통이 닥칠지라도 팡무는 싱즈썬과 자신앞에 놓인 불합리한 세상의 부조리를 뿌리뽑아 단죄를 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경찰로서의 영역내에서 과연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팡무가 객관적인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며 죄와 고통의 외줄타기의 딜레마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을 지 두고볼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팡무와 함께 그 내면의 고통과 진실의 충격속으로 한번 빠져보시죠,


4. 전작에서도 흔한 영미스릴러에서 보여주는 어느정도 객관화된 범죄 심리 스릴러의 전형을 벗어난 주인공의 공감적 행동에 대해 독자들은 팡무에게 지지를 보낸 바가 있습니다.. 아니 저는 있습니다.. 현실과 다르지않은 인간적인 경찰의 모습들이고 범죄적 세상에서 정의를 실현하고자하는 젊은 혈기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 인물에 자신을 투영하게 되죠, 그렇기에 팡무가 겪는 온갖 고통과 아픔과 좌절과 외로움속에서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나아갈 길을 찾는 팡무에게 희망을 엿보는 것이죠, 이러한 스타일의 감성적 매력은 이번 작품 "검은강"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됩니다.. 심지어 숨쉴틈없이 팡무에게 닥쳐오는 상황적 긴장감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대중적 스릴러 소설의 감성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실이 주는 압박감은 독자들의 공감속에서 팡무에게 응원을 보내게끔 만드는 작가가 이끌어내는 뛰어난 재능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에게 벌어지는 범죄행위는 더욱더 상황적 집중을 보여주죠, 온갖 욕을 퍼부으며 팡무가 당하고 밝혀나가는 진행상황에 독자 스스로 으샤으샤하는 동일감까지 가지게 됩니다.. 소설은 추리적 측면에서도 조차 거부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자연스러움으로 이어져나갑니다.. 독자들은 어느정도 반전의 인물의 의도를 알아채지만 그럼에도 반신반의의 의도가 깊게 파고들어 중간중간 상황적 반전의 묘미를 깍아내리진 않습니다.. 사실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아동 인신매매와 추악한 성범죄와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카르텔이 얼마나 무섭고 한 인물이 영웅적인 정의감으로 이를 단죄하는 전형적인 스토리입죠, 하지만 이 범죄 카르텔의 영역속에 들어간 인간들의 이기적 본성과 탐욕들로 채워진 현실의 상황이 스며드는 부분의 농밀한 묘사와 연결들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5.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심리죄 시리즈는 아주 매력적인 범죄 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서사와 인물의 심리적 묘사가 그 어떤 스릴러소설보다 뛰어나다고 전 생각합니다.. 물론 동양적인 정서와 그 공감적 장점을 무시하진 못하겠지만 작가인 '레이미'가 보여주는 현실적 범죄의 양상과 그 스토리텔링은 아주 대단합니다.. 특히나 중국이라는 나라속에서 농밀한 현실적 딜레마속에서 그려내는 범죄의 세상은 정말 흥미롭죠, 무엇보다 팡무라는 인물이 그려내는 캐릭터의 감성적 페이소스는 정말 좋습니다.. 하드보일드나 영미스릴러등에서 보여지는 건조하면서도 애잔한 감성과는 사뭇 다른 아주 격렬하고 뜨거운 감정적 아픔을 느낄 수 있죠, 특히나 자신의 주변의 고통을 감내하며 진실과 정의를 찾아나가는 한 젊은이의 성장통과도 같은 세상의 희망찾기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지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길 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로 무기력함과 허무한 갱년기에 빠진 상황인지라 이런 소설적 집중이 뛰어난 작품을 만나면 행복합니다.. 읽는 동안 전혀 딴생각을 하지않고 팡무와 그의 활약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으니까요, 즐겁고 흥미진진한 심리죄의 영역속으로 많은 스릴러 독자분들이 빠져보시면 좋겠네요, 전 매우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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