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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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릴 적 주말마다 혼자서 목욕탕을 보내는 엄마가 느무 싫었어요, 씻기 싫은데 맨날 동네 목욕탕을 가라고 해서 막상 가면 한참동안 혼자서 놀다고 오곤 했습니다.. 탕에서 노는 것도 좋았지만 탈의실에 앉아서 아저씨들이랑 V같은 드라마에 심취해서 보거나 지금은 세신사로 불리우는 탈의실 지킴이 알바 형아들의 세로줄 한질로 된 7권의 무협지를 쌓아놓고 읽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아직 어린 저로서는 글씨도 희미하고 세로줄에다가 한자가 한줄에 한번씩 나오는 대단히 어려운 문장의 소설을 즐겨보는 세신사 형이 참 대단해보입디다... 그렇게 자주 가는 동네 목욕탕 형아랑 친해지곤 무협지도 보게 되었죠, 그리고 중학생이 되고 고딩이 되면서 김용슨생의 영웅문의 시리즈를 만나고 그 당시 국내에서도 책대여점이 대단히 활성화되던 시기인지라 세권짜리의 무협지가 아주 많이 나왔던 시기이기도 했구요, 그렇게 주화입마의 위험과 경천동지할 구명절초를 익히고 경국지색의 여인을 만나며 기연을 통해 강호의 중심에서 홀로 정파와 사파에 구애받지않고 정의롭지만 자유로운 주인공의 입지전적인 인물의 내력에 푸욱 빠지곤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스토리는 동일하게 흐릅디다.. 늘 그렇듯 구체적인 인물이나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의 감정적 적절함만 조금 더 신경써주면 되죠, 그렇기 떄문에 무협지는 아주 많이 그리고 수없이 동어반복적 대체가 가능한 대여물일 수 밖에요, 질릴만도 한데 이 무협지가 주는 통속적이지만 매력적인 카타르시스에 끊임없이 반응을 하는 것이죠, 그 시절에는 그랬습니다.. 보고 또봐도 질리지 않은거죠, 무협을 다룬 판타지적 환상은 그렇게 독자들에게 각인되어지는 것들이었죠, 어린시절부터 말입니다.. 만화나 중국영화나 무협지속에서....


    2.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러한 무협지의 스토리적 반복들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느 시점 이후로 저 자신도 무협지에 즐거움을 찾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단순하고 획일화된 기승전결의 무협지의 서사는 조금 더 어른이 되고 현실적이 되면서 흥미를 잃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읽으면 아주 재미진 장르라는 점은 무시 못하는 팩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잘 손이 안가죠, 사실 케이블에서도 상당히 많은 채널에서 중국 무협 시리즈가 끊임없이 방영되고 있더군요, 단 한번도 제대로 보질 못했으나 중국에서는 이러한 시리즈의 재미는 보장된 듯 싶더이다.. 수십편의 연작으로 하나의 시리즈를 이어나가더라구요, 광활한 중국의 공간을 배경으로 말이죠, 그 와중에 근래들어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는 '소녀 화불기'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네요, 전혀 관심이 없던 근래 중국의 무협소설의 틀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작품의 내용이 담긴 작품이더라구요, 원작 소설을 만나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작품으로 만든 시리즈가 아주 인기를 많이 받았던 모냥입디다.. 그러니까 최근작인거죠, 국내 케이블에서도 방영을 한 듯하니 궁금하긴 한데 원작이 주는 갑갑함을 드라마에서 보다 원활하게 풀어주었으면하는 그런 생각이 짙어서 그럴겝니다.. 사실 이 작품은 2권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만 그 소설상의 내용은 아주 방대한 서사극이니 말이죠, 작가는 어떻게 보면 짧은 두권의 분량속에 이 모든 것을 다 풀어놓을 수밖에 없으니 상황이나 구성이나 내용들이 대단히 긴박하면서도 속도감이 넘치게 흘러가지만 그만큼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줄거리를 적기에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요,


    3. 소설의 제목과 같은 화불기는 고아입니다.. 그녀는 영아일때부터 자식이 없던 거지 화구의 딸로서 자랍니다..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 화구는 어린 화불기만 남겨두고 얼어 죽습니다.. 불기는 살기위해 개의 젖을 먹고 살아갑니다.. 개집에서 살아가던 화불기는 지역의 의원과 약초를 관리하는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하면 하루을 연명하고 살아가죠, 그러던 어느날 불기를 키워주고 함께하던 개를 누군가 자객이 죽이게 됩니다.. 의원집을 침입한 자객은 불기마저 죽이려고 하지만 불기는 도망을 치죠, 그리고 도망을 치던 불기는 운명의 남자 막약비를 만나게 됩니다.. 어쩔 수 없니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의원댁을 돌아온 불기에게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집니다.. 망경의 칠왕야가 자신의 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 아이의 신상이 고아인 화불기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옳든 그르든 의원을 불기를 망경을 보내 사실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자객으로 오인받은 막약비 역시 자신이 칠왕야의 딸을 찾고 있음을 밝히고 불기를 망경으로 데려가기로 합니다.. 이렇게 거지의 삶을 살던 불기는 새로운 인생으로 다가가게 됩니다.. 불기의 나이 이때 열세살이었습니다.. 하지만 망경에 도착도 하기 전 또다른 죽음이 불기와 막약비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 여기서 이런 중국 무협 서사 스토리는 딱히 큰 변화가 없이 흐릅니다.. 근데 여기서 잠깐, 이 소설의 또 다른 전제는 주인공인 막약비와 불기는 전생에서 아는 사이라는 점이고 이들은 현대에서 죽은 후 과거의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또 이쯤되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하나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유가 주연했던 중국소설 원작의 '보보경심'입니다.. 아주 대단힌 인기를 얻었던 모냥인데.. 국내에서도 타임슬립을 한 주인공이 과거에서 살아면서 겪는 이야기였죠, 소녀 화불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이 소설은 아직 어린 소녀이자 전생에서 철저하게 비참하고 지옥같은 삶과 배신의 죽음을 당한 여인의 주체적 성장기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소녀 화불기는 제목처럼 화불기에서 시작해서 화불기로 끝나는 작품입니다.. 화불기라는 한 인물의 삶과 상황과 배경과 인생과 심리가 첫문장부터 마지막까지 한줄도 빠짐없이 이어진다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대단히 스펙타클한 한 여인의 인생과 과거와 숨겨진 진실의 연결고리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복잡다단하면서도 어지러운 반면에 속도감이 넘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 흐름이 너무 과한 측면이 짙다는 것이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원작 소설의 서사보다는 조금은 차분히 상황을 이어나가면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 시리즈에 더 관심을 가지는겝니다.. 솔직히 소설은 개인적으로는 여태껏 수십년간 읽은 그 어떤 소설보다 읽어내려가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꼴랑 두권을 읽는데 추석전부터 지금까지 한달이 넘게 걸렸죠, 문장이 어렵다거나 상황이 이해가 안간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무리 지루하고 읽기 힘든 작품도 이렇게 오랫동안 잡고 집중한 적은 없는 관계로다가 고민도 했네요, 아니 책을 펴서 집중하면 재미는 있어요, 한장, 두장, 다음장 이렇게 집중해서 잘 넘어가지만 어느순간 책을 덮게 되는거죠, 이유는 저만 특성화된 난독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그러했습니다.. 불기의 상황과 이어지는 인물들과의 관계적 설정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도 변주되어 이어지는 부분이 적응이 안되었을 수도 있죠, 여하튼 희한한 경험입니다.. 미치도록 지루하고 읽기 힘든 작품은 아님에도 어느순간 수십장을 채 넘기지 못한체 멈추고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이러한 장르적 설정의 감성이 저랑은 맞지 않기 때문이겠죠, 무헙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로맨스도 아닌 것이 또 그렇다고 복수극도 아닌 것이, 또 그렇다고 치정극도 아닌 것이, 또 그렇다고 경제소설의 음모론도 아닌 것이, 설정인 타임슬립의 판타지스러운 스릴러의 감성도 아닌 것이, 뭐 어쨌든 저에게는 아닌 것이 투성인 작품이었습니다..


    5. 그럼에도 정리는 하고 넘어가야겠죠, 개인적인 생각이었긴 하지만 분명히 읽는 재미는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취향의 차이고 개취의 문제일 가능성이 짙습니다.. 예를 들어 '보보경심'을 재미지게 보신 분들이시라면 이 작품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겝니다.. 또 중국식의 로맨스와 반전적 스토리에 적응이 잘 되시는 분들이시라도 말이죠, 물론 케이블 채녈의 중국드라마를 즐겨 보시는 분들이시라면 필히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릴 수도 있습니다.. 단지 어린 화불기가 온갖 고생과 인생역전을 거치면서 자신의 주체적 삶으로 나아가는 서사가 개인적으로는 좀 갑갑했다는 감상만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전 이 소설의 드라마 시리즈를 꼭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믄 시리즈가 51부작이더만요, 소설에서 풀어내지 못한 인물과 불기와 상황들이 주는 갑갑함을 자연스럽게 드라마에서는 풀어주었길 기대하는 것이죠, 그렇다하면 드라마를 통해 다시한번 소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군요, 이런 저런 감상의 마무리를 할작시면 앞서 말씀드린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시라면 필히 원작소설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소설은 여느 무협소설이란 중국 로맨스와는 설정과 의도가 분명 다르게 흐르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참고로 전 여기 나오는 남자들 모두 마음에 안듭니다.. 여자들은 다 무서웠구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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