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1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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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상속의 세상, 꿈속의 세상, 현실과는 동떨어진 하지만 다르지 않은 세상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까요, 한번씩 오랫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전방 주시를 하면서 상상속의 세상을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지겨운 시간을 달리기엔 상상만큼 좋은 생각도 없죠, 현실속에서 제대로 이루지 못한 또다른 삶이나 돈버는 구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소떡소떡 하나 맛보면 금새 잊혀지곤 하죠, 그러니 기시감이나 그런 일이 있을법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꿈은 어떨까요, 나이가 들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차원의 공간을 만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과거 생각지도 않게 꿈속에서 또다른 나의 세상이 현실감있게 다가온 적이 자주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생전 처음 가보는 곳에서 어떤 기시감이 들거나 데쟈뷰를 느껴본 적이 누구나 있을겝니다.. 현실의 나는 전혀 모르는 공간이자 영역임에도 그러한 기시감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끄적거리다보니 이런 기억도 납니다.. 꿈이지만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인데, 흐릿하고 을씨년스러운 아무도 없는 도시의 어두운 거리를 헤매다가 누군가가 저를 쫓아오는 공포에 한없이 내달리던 기억입니다... 어느순간 추격자에게 뒷덜미를 잡히곤 죽음을 당하는데 그 살인자가 저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었다는 것이죠, 이런 꿈속 경험이 한번씩 정도는 있지 않나요, 보통은 꿈은 잊혀지고 사라지기 마련인데, 이러한 꿈속에서 경험한 충격은 깨고나서 한참동안 멍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오래전 경험한 것이지만 여즉 머리속에 남아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뭔가 이성이 인정하지않는 세상의 차원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니 SF판타지같은 설정이나 소재에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거 아니거씀꽈, 아님 말고,


    2. 사실 이 차원이라는 것과 영역의 과학적 정의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나온 '테넷'이라는 영화를 보더라도 인버스한 세상의 시간적 역이행에 대한 부분도 이해하기 어렵구요, 하지만 어느정도 우주적 차원의 공간적 이동이나 시간의 흐름은 정방향이 원칙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 이성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인지하고 있기는 하지요, 현실적으로 우리가 바라보는 별들이 수천광년이나 떨어진 곳에서 억만겁의 시간이 지나 나에게로 보여주는 빛이라는 점은 현재 그 별이 사라진 것일 지도 모른다는 점도 무시못할 현실이기도 할테구요, 시간과 공간의 영역은 쉽게 정의하고 답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인 듯 싶습니다.. 물리학이 뭔지도 모르고 이과생이 아닌 문과출신이 이것에 대해 블라블라하긴 어려운 부분이라 패쓰하고 판타지소설속에서나 이러한 차원이 다른 세상의 어드벤쳐적 모험담을 그린 장르소설의 즐거움만 느껴볼랍니다.. 재미지고 즐거운 소설보는데 뭔가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다가 분석적 알고리즘을 시간과 공간의 차원으로 대입해보는 것은 이과생이나 천재들이나 하시면 될테구요, 그냥 스티븐 킹쌤이 과거 40여년전에 그려낸 테러토리세상의 판타지적 모험담의 시간속으로 푸욱 들아갈볼랍니다.. 공저내요, 킹쌤이랑 피터 스트라우브라는 작가님의 공저작인데 우리가 익히 아는 톰 소여라는 인물의 모험담을 설정으로 가져와 한 소년의 성장과 모험을 그려낸 작품 "부적"입니다..  판타지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킹쌤표,


    3. 잭 소여는 B급 영화의 히로인인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뉴잉글랜드 지역 해안의 알함브라 호텔에서 생활을 하게 되죠,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고 엄마와 함께 다니는 여행에서 또래와 다른 성장기를 겪고 있는 잭 소여는 일찍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하며 엄마의 삶과 현실에 제대로 적응을 하진 못하는 듯 보입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자신의 대부의 죽음을 알게되고 엄마가 자꾸만 여행을 다니는 이유를 조금씩 깨우치게 되죠, 잭 소여는 일반사람과는 다른 상상속의 목소리를 듣거나 광경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현실과는 다른 세상의 이미지가 떠오르거나 그런 상황속에서 그의 정신은 상당히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아직 10대 초반의 나이의 잭 소여에게는 두려움이 많습니다.. 그리고 어느듯 정착한 듯한 동부의 해안가에서 한 흑인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을 스피티 파커라고 부르는 노인은 처음 본 잭 소여를 아는 듯합니다.. 잭 역시 그런 스피디가 남같이 않게 느껴지죠, 자연스럽게 그가 근무하는 공원에서 이런저런 일을 도우며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고 스피디는 잭의 정체성과 그의 과거의 정신적 혼란에 대해서 잭이 그동안 깨닫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자신의 엄마인 릴리부인의 병에 대해서도 두려움속에서 멀리하고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낫게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집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과거 아빠인 필과 동업을 하고 있는 모건 슬로트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잭이 또다른 세상의 테러토리를 제대로 인식하기 전 아빠인 필은 그런 잭의 정체성에 대해 과거 방랑자라고 불렀고 필은 잭이 태어나기 전부터 테러토리의 세상을 오고가며 공간의 영역을 이용하곤 했죠, 그리고 필은 그런 자신의 경험을 동료인 모건에게 이야기하고 이들은 테러토리의 매력속에서 현실의 이익을 창출하곤 헀습니다.. 하지만 모건은 탐욕과 폭력적 본성으로 가득한 인물이죠, 필은 그런 모건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결국 죽음을 당합니다.. 모건의 주변에서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은 제거가 되고 있죠, 잭과 엄마인 릴리는 그런 모건의 위선을 눈치채고 그로부터 달아나 여행을 다니고 있는 상황인거죠, 하지만 더이상 모건은 잭이 테러토리를 알게되길 원치 않고 잭을 제거하려 하죠, 릴리는 암에 걸려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잭은 그런 모건의 협박을 알게되고 스피디로 부터 모건이 또다른 세상의 테러토리에서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면 테러토리의 잭의 트위너 엄마인 여왕을 죽음에 이르게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현실속의 세상과 테러토리의 세상은 하나의 동일선상에서 존재하죠, 양차원에서 존재하는 인물은 도플갱어의 모습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현실의 릴리는 테러토리의 여왕 델루시안과 동일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잭 소여는 이들의 하나뿐인 아들이죠, 그리고 이 두공간의 영역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모건은 테러토리와 현실의 세상에서 그만의 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잭을 제거해야만 되죠, 그리고 잭 소여는 자신의 엄마의 생명과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건을 피해 테러토리의 부적을 찾아와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부적은 서쪽 끝으로만 가야 찾을 수 있는 것이죠, 현실과 테러토리의 세상속에서 미국을 횡단하며 겪는 잭 소여의 모험은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요,


    4. 과거 한번 출시된 작품입니다.. 언젠지는 모르지만 저도 3권으로 분권된 작품중 다 소장하지 못해 제대로 읽어보질 못한 작품인데 이번에 황금가지에서 2권으로 제대로 깔끔하게 출시를 했네요, 상당히 두껍고 내용도 방대합니다.. 어드벤쳐의 판타지물이긴 하지만 제법 깔끔하니 한 소년의 짧기만 강한 모험적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고 봐도 될 듯 싶습니다.. 미국의 동쪽의 끝에서 서쪽의 바다까지 횡단하는 설정은 흔한 로드무비적 매력과 함께 미국의 로망과도 같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더군다나 12살된 어린 아이가 홀로 히치 하이킹하는 설정은 흔한 헐리우드적 방법론이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수많은 세상과 엄마를 구하기위해 서쪽으로 향하는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의 어른들의 위선과 탐욕과 폭력과 비이성적 사고와 편견과 가식과 야만성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며 끔찍하고 두려울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가 됩니다.. 징그러울 정도로 말이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판타지소설의 이미지만 빌려왔지, 소설은 현실속 인간의 야만성을 대단히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회파적 소설이라는 생각마저 듭디다.. 아이는 세상을 모릅니다.. 그에게 주여진 목표와 역할은 자신의 엄마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죠, 대단히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이유이지만 가장 중요한 삶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잭 소여는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입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잭은 그가 알고 살아온 세상의 틀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끼죠, 그에게 다가온 세상은 순수하고 사랑으로 가득찬 곳이 아니었으니까요, 그가 기억해낸 기억속의 어른들의 모습들도 늘 자신을 위협하고 두렵게 만든 존재들이었습니다.. 그가 모험속에서 만나는 현실속의 세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상속의 빌어먹을 성인인간들은 테러토리속에서도 냄새나고 잔인한 이미지로 드러나죠, 두려움과 공포로 타인을 억압하고 짓누르고 폭력으로 족쇄를 채우는 인간들 말입니다..


    5.  1권에서는 잭 소여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엄마의 병을 낫게할 목적으로 테러토리를 경험하고 적응하는 이야기 위주로 이루어져있죠, 그리고 조금씩 테러토리의 세상과 현실의 세상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떠한 연결고리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와 어쩔 수 없이 세상의 아귀와도 같은 틈바구니속에서 자신이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는 것과 함께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동반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이어지는 2권에서는 보다 집요하고 현실적 폭력과 자극적 세상의 위선과 두려움이 가득찬 암울한 어른들의 잔인함이 적극적으로 그려집니다.. 시작과 함께 아이들을 모아놓은 선라이트 홈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지옥과도 같은 세상의 일그러진 울타리속 이야기는 처참할 정도 비극적입니다.. 그리고 그토록 만나고 싶어 찾아간 잭의 친구인 리처드를 만나게 되죠, 여기에서 우리는 잭과 리처드의 관계속에서 아주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신뢰와 믿음의 참됨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흔한 친구이자 하나뿐인 동지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중요한 어린 아이들이지만 모험속에서 끝내 서로를 붙잡아 일으켜주죠, 세상의 어른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그들만의 우정과 사랑과 믿음입니다.. 심지어 탐욕과 욕망으로 물들어버린 아버지라는 존재의 비열함속에서도 이들은 절대 서로를 놓지 않습니다.. 가장 단순한 믿음이지만 절대적으로 얻지 못한 세상속 현실의 위선과 탐욕에서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1권에서는 조금 지지부진하고 이야기의 흐름이 지리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지만 2권에서는 시작부터 대단히 자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후반부로 가서는 테러토리와 현실속에서 세상의 종말과 잭과 모건의 대치와 전쟁과도 같은 피비린내나는 혈투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12살인 잭이 경험하는 세상의 잔인함과 폭력의 세상입니다.. 그가 원하든 원치않든 상관없이 잭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폭력입죠,


    6. 킹쌤의 상황적 묘사의 디테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은 익히 아는 바이죠, 게다가 공포소설의 대가중 한분이신 피터 스트라우브 작가님이 이끌어내시는 자극적이며 상당히 폭력적인 상황들은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듯 합니다.. 직접적이고 공포적 감각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상황적 폭력성과 자극적 대화체들은 아마도 제 생각에는 킹쌤보다는 피터슨생의 역할이 더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서사의 준비과정과 인물의 만듬새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작하는 1권은 대중적 재미에서는 조금 루즈하게 진행되는듯 보입니다만 서서히 자신의 길을 찾아나선 캐릭터가 맞닥뜨리는 세상의 부조리와 비이성적 욕망의 세상의 추악한 진실속에서 소설은 그 매력을 조금씩 뽐내기 시작합니다.. 2권은 그러한 세상의 더러운 현실을 경험하면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진실과 믿음을 그의 동료와 친구로 인해 자신이 원하고 그들이 살아갈 세상의 기준을 스스로 터득하려는 세상에 하나뿐인 하지만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나와 우리의 아이들과 다르지않은 순수한 사랑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상당히 방대한 분량의 서사이지만 분권으로 출시된 '부적'은 현실과 마법의 세상의 공존과 수많은 차원의 영역을 이미지적으로 멋지게 구현해낸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금은 호흡의 텀을 길게 잡고 편안 자세로 찬찬히 잭 소여의 모험에 동참한다면 무엇보다 신나고 즐거운 어드벤처의 테러토리를 경험하실 수 있으리라 여겨지고 급한 마음에 여느 대중소설의 속도감을 기대하신다면 조금은 지리하게 느껴지실 가능성도 없진 않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 작품 "부적'이 영화나 드라마화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영상화하기 쉽지 않는 수많은 디테일이 담긴 묘사와 표현들이 킹쌤이 아마도 몽롱한 상태에서 상황을 그렇게나 잘 그려내신 것인지도 모를 일이죠,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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