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1. 10년동안 금연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건강보다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어린 아이가 저의 흡연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질 우려가 있음에 선택한 일이죠, 물론 백해무익이라는 이유로 굳이 흡연을 이어나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많이 자라고 조금은 거리를 두게 된 환경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담배더군요, 사실 흡연이 주는 환경적 해악은 적지 않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십수년전만해도 우린 아무곳에서나 아무렇게나 흡연을 했습니다.. 일반 음식점에서, 주변에 상관없이 말이죠, 심지어 집안에서도 좁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있음에도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흡연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세상이 완전 바뀌어버렸죠, 흡연자들은 어쩔 수 없이 간접 흡연이나 사회적 건강 침해로 인해 밖으로 내몰리고 저 역시 그러한 사회적 문제에 심각하고 고민하며 금연을 택했죠, 그러다가 다시 흡연자로 돌아선 지 이제 일년정도 되었습니다.. 아이와 약속했어요, 딱 일년이 되는 날에 다시 금연을 하겠다고.. 이제 한달 정도 남았네요, 벌써부터 단절을 하려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힘들어지는게 느껴집니다.. 다시 태우기 시작한 담배가 처음에는 하루 한개비였던게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더군요, 일년 정도 되는 지금에는 하루 최소 5개비는 태웁니다.. 사실 대다수의 흡연자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요, 그리고 중독이라고 칭할 부분도 없을 정도입니다만, 끊는다는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긴 합니다... 젠장,


    2. 왜 이런 백해무익하다고 금연을 장려하고 심지어 태우지말라고 담배갑에 버젓이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이미지까지 만들어 가까이 다가가지말라고 경고하는 이 담배를 우리는 끝없이 태우는 것일까요, 어느것 하나 도움되는 것이 없다는 담배를 말이죠,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담배라는 것을 예전에는 국가에서 직접 생산하여 국민들에게 팔았습니다.. 그래놓고 이제는 태우지말라며 담배가격을 올렸죠, 이 국가의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리면 흡연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랬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중독이라는 증상은 가격과는 무관하다고 전 생각해요, 그리고 새로운 중독인구는 끊임없이 생산됩니다.. 제가 정확한 데이터를 알순 없지만 분명 십년전의 흡연자와 지금의 흡연자의 연령별 차이는 있을지라도 그 비율은 그렇게 줄어들지 않았을겝니다.. 그럼 왜, 눈가리고 아웅하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세수의 중심이 어디에서 나올까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류비와 담배와 무엇보다 술로 인해 벌어들이는 세금이 상당히 클겝니다.. 지방과 국가의 세금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욕구를 위해 사용하는 기호적 비용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우린 이러한 많든 적든 사회적 성인이라면 만나게 되는 중독적 기호성향을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입니다.. 사실 담배는 그렇다고 칩시다.. 주변에 피해를 주니까요, 근데 술은 어때요, 왜 인간은 삶이 시작되던 시기부터 이렇게 음주와 관련된 역사적 동반이 이루어졌을까요, 인간의 정신에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욕구적 해소가 작용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중독은 그렇게 시작되는거니까요,


    3. 일본 미스터리스릴러작가 가와이 간지는 이러한 인간의 욕구적 중독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을 이번에 보여줍니다.. "스노우 엔젤"이라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이 이름은 인간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는 신종마약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는 새로운 마약이 사회속으로 침투되기전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잠입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대단히 긴장감 넘치면서도 매력적인 스릴러소설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미국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한 남자가 노인을 찾아가 무엇인가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노인이 만든 '최후의 레시피'를 요구하고 그를 살해합니다.. 아마 하얀 약물이라 칭한 것이 '스노우 엔젤'로 보이더군요, 자, 그리고 현재의 일본으로 돌아와서 한 남자가 좀비영화속에서 벌어질 듯한 무차별적 살인을 저지르며 시내을 초토화시킵니다.. 그리고 백화점 옥상에서 천사를 들먹이며 투신자살을 하죠, 출동한 기자키 계장은 마약사건임을 인지하게 되죠, 그리고 주인공 진자이 아키라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진자이는 현재 도망자 신세입니다.. 과거 형사였던 그는 자신의 파트너인 쇼코와 함께 사건을 추적하던 중 조폭들의 함정에 빠져 쇼코가 죽임을 당하자 총으로 그들을 쏴 죽입니다.. 그것도 5명을 말이죠, 그리고 잠적하여 자신들을 함정에 빠트린 두목을 찾아나서지만 현재 그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비루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그에게 과거 자신의 상사였던 기자키 계장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신종 마약과 관련된 잠입수사를 의뢰받게 되죠, 그에게 의뢰를 한 인물을 후생노동성의 마약단속반인 미즈키 쇼코입니다.. 그녀는 어느누구도 모를 진자이를 통해 신종 마약을 찾아내고자 하죠, 현재 진자이는 실종되어 사회에서 사라진 존재이니까요, 쇼코를 통해 '스노우 엔젤'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하고 마약 판매책인 '이사'라는 인물에 접근하여 그 윗선인 총책 하쿠류라는 인물을 체포하기 위한 잠입수사인거죠, 그렇게 조금씩 진자이는 '스노우 엔젤'로 다가가지만 그 역시 마약에 노출되어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4. 영화적 상상력으로 소설을 읽어나간다면 오히려 더 매력적인 스토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전반적인 상황적 연결은 상당히 단순합니다.. 마약의 실체를 알아내고 처단하기 위해 잠입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다이고 또 그 실체에 다가서는 것도 그렇게 복잡하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주인공이 판매책을 통해 마약이라는 범죄가 드러내는 사회적 문제에 직접 체험하는 부분이 두드러지죠, 여기에서 진자이라는 인물이 주는 입체감이 상당합니다.. 그의 과거를 중심으로 형사로서의 그의 감정과 사회적 정의를 위한 그의 행동적 폭력성을 전제로 대단한 입체감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이야기속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외의 이야기는 흔하고 전형적인 잠입수사의 방법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진자이라는 인물에게 투영된 상황적 공감이 무척이나 좋다는 것이죠, 티키타카처럼 진자이와 이사라는 판매책이 마약을 판매하며 펼쳐내는 중독이라는 것과 관련된 인간이 가진 맹점과 그것으로 범죄를 만들어내는 족속들의 궤변들은 언듯 이치에 맞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음모론적인 국가적 책임론과 사회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주제론적 이야기는 무척이나 솔깃합니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경제기반의 중심이 이러한 인간의 기호적 중독성에 따른 세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참,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5. 작품이 의도한 중독성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근데 이러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인물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마약판매 범죄자의 입을 빌어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공감은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그들을 합리화시키기까지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죠, 사회는 유기적 능동성을 가진 통제될 수 없는 확장력을 가진 생명력을 가진 조직과도 같아서 언제나 그 틈을 비집고 뭔가를 만들어내고 해를 가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니까요, 대단히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소설속의 그들의 대화와 상황속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세상속 어느 곳이나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모든 것은 인간으로 인해 형성되고 파생되고 확장되어진 것들이니까요, 그런 인간의 정신을 누군가가 중독으로 이끌고 그것을 이용한다는 것은 인간인 우리가 자초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현실적인 이야기가 소설의 구성적 방법론에 있어서 조금은 과한 확장으로 이어지고 예상보다 나은 반전의 매력을 일궈내진 못한 부분의 미스터리적 측면과 잠입수사와 관련된 긴박감들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밋밋해져버린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대중스릴러소설로서의 즐거움은 제법 컸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단순한 서사적 구성이 주는 집중도와 잠입수사라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주인공인 진자이 아키라라는 인물의 캐릭터적 구성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에 또다른 설정적 길을 열어둔 것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6. '스노우 엔젤'은 사회파소설로서 가진 마약의 사회적 문제를 아주 매력적으로 투영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흔하디흔한 우리 사회의 생활속에 오랜 시간동안 침투되어진 수많은 중독성 강한 기호성향에 대한 이야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술과 담배, 도박들이 인간의 삶속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도출되어 왔는가와 이러한 중독성 문제들이 사회 무엇보다 나라의 경제적 이득에 어떠한 도움이 되어져왔는가를 소설은 자연스럽게 드러내죠, 물론 이러한 비유는 일반화의 우려를 가질 수 밖에 없으니 소설속에서는 합리화를 위한 범죄자들의 궤변속에서 투영되어 표현되어지는 것이겠죠, 즐겁게 읽히고 매력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재미진 스릴러소설 한편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수많은 복잡한 암시와 복선등으로 머리를 어지럽히는 미스터리적 측면은 무시하시고 흔하지만 가독성 높은 마약범죄 크라임소설의 가벼움이라고 생각하시면서 그 와중에 진중한 사회적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제법 읽을 맛이 나는 작품이라고 판단하시면 나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진자이 아키라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입체감이 제법 매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시리즈의 출간적 기대도 가져보게 됩니다.. 그나저나 고민이네, 머리속에서 하루 5개비 정도는 그냥 태워도 돼라고 지껄이는 악마와 그렇게 태울거 같으면 끊는게 나아라고 외치는 천사의 목소리가 날 어지럽힌다.. 이럴때는 일단 한대 태우면서 고민해봐야겠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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