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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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고 느껴보질 못하면 상상할 수가 없죠, 아니 있다하더라도 그 한계가 있을겝니다.. 어딘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어떤 공간이나 시간이나 뭐 차원의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우린 상상하고 그려봅니다.. 물론 내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의 끝까지말이죠, 그 다음의 영역은 또다른 무한의 상상속에 남겨둡시다.. 지금의 우리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과거는 경험과 배움과 학습으로 충분히 이미지화되어 머리속에서 나름의 알로리즘을 형성하여 자리를 잡았으니까요, 물론 제대로 익히고 배우지 못했다면 고리가 허술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우린 과거를 상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언제나 현실속의 삶과 세상의 희망을 중심으로 미래를 바라보죠, 무엇보다 인간의 삶의 이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더욱더 디지털화시켜 나가는가에 대한 기술적 진보를 상상하곤 합니다.. 조금씩 알게모르게 우리의 상상들은 현실화되어가고 있죠, 수시로 창문을 열어 길을 묻던 시절이 그렇게 오래전이 아닙니다.. 개인의 모든 삶을 지배하는 스맛폰의 세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의 생활속에 자리잡은 지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현재의 스맛폰의 확장은 불과 십여년전으로 거슬러가더라도 원시적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세상의 과학적 진보는 초단위를 다루는 듯 싶을 정도입니다.. 세상은 자기 복제와 창작을 넘어 사색의 단계까지 머지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버클럭되는 세상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고 파손의 우려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견딜만한가 봅니다..


    2. 하지만 인간이기에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의 우려에 대한 고민도 하는 것이지요, 오버클럭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부수적 문제들이 인간의 삶을 잠식하고 해치지않게하려고 또다른 대안을 마련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상상속 확장성은 기술의 진보에 따른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연산의 영역안에 먹혀버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알파고의 연산능력은 인간이 판단하고 조합 가능한 바둑의 세상을 순식간에 갈아엎어버렸습니다.. 유일하게 1승을 거둔 바둑기사가 다시 붙으면 절대 이기지 못하리라고 한 말의 의도는 단순한 연산적 능력만으로 판단한 것은 아닐겝니다.. 수식의 연산과 데이터의 영역속에서 인간의 감성과 이성적 사고를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속으로 끌여들인다면 인간의 감정 또한 무한한 연산의 영역속에서 데이터화되어 자기복제를 넘어 창작의 사고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하는 이런 상상의 세상을 우린 조금씩 실현시켜나가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미처 미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하는 본성의 근원인 생명과 자연이라는 감정의 미지의 영역을 간직한 불멸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태생이 어떠한 지, 어디에서 왔는 지, 무엇보다 어떻게 이루어졌는 지를 알기에 우리가 걱정하는 터미네이터가 인간을 밀어내는 세상보다는 조금은 인간다운 삶의 미래의 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상상의 세상은 켄 리우라는 멋진 SF환상문학작가에게서 조금 느끼게 됩니다.. 그의 단편집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입니다..


    3. 총 몇편이더라, 상당히 많은 단편을 모은 단편집입니다.. 작가의 미출간된 단편 12편을 국내번역으로 출간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12편의 단편속에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단편을 나열하기에는 지루하니 몇몇 단편의 이야기와 작가가 의도한 단편의 감성에 대한 줄거리로 정리해볼작시면 작가는 인간에게 도래한 미래의 세상속에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영역을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근미래의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아닌 말그대로 상상의 영역속에서 그런 세상이 도래할 지도 모를일이라는 조금은 현실과 비현실의 영역의 경계에 존재하는 세상의 이야기입죠, 인간의 불멸의 삶이 가능해진 세상의 이야기를 하지만 누군가는 인간 그 자체의 삶의 끝을 원하기도 하죠, 여전히 인간성이 존재하고 여전히 기술과 세상의 진화에서 동떨어진 세상의 인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이야기합니다.. 싱귤레리티의 세상속으로 끌어들이고 스스로 자기디지털화시켜버리는 인간의 욕망은 불멸이라는 세상을 만들어내지만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언젠가는 자신이 누려온 세상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기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불멸의 싱귤레리티의 세상속으로 편입되고 디지털의 인간의 세상은 또다른 인류의 미래를 상상케합니다..하지만 이렇게 인류가 자연속의 삶을 외면하고 불멸을 택하는 순간 세상은 파멸될까요, 그렇지 않죠, 인간 또한 세상의 일부분일 뿐, 인간의 불멸의 삶이 지속되는 그 시간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어딘가에서는 사그러져버린 세상의 물질적 문명의 자연속에서 순록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 지도 모를일입니다.. 모를 일 투성이군요, 차원속 디지털의 불멸은 개나 줘버리라는 거죠, 또한 작가는 몇몇의 단편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인 동양인으로서의 삶의 문화적 차별과 인종의 충돌을 드러냅니다.. 인간의 원시성이 문화적 다양성이 아니라 차별성으로 받아들여지고 무시되어지는 세상의 인간의 이중적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는 매력적인 작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12편 모두,


    4. 대단히 지적이고 고차원적 영역의 SF소설이다보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펴들었습니다만 그렇지 않더군요, 첫 시작부터 보여주는 작가의 문장력은 아주 고급지고 지적이라는 점은 명확하지만 그 이야기의 흐름은 아주 감성적입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쉽게 감응할 주제를 가지고 진행합니다.. 그는 모든 단편에 인간이라는 점에 대한 자기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언정 인간이라는 우리의 삶과 내면과 감성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으리라 믿는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죠, 그렇다보니 각각의 단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공감이 갑니다.. 더군다나 영미쪽 성향의 서사임에도 그가 동양인임을 잊지않고 그 문장속에 자신과 가족을 담고 있기에 동양인으로서 바라보는 그들의 세상인 포용적이지만 편협하고 자유롭지만 지배적인 사회의 이야기에 충분히 동조하게 되는 것이죠, 오히려 작품속의 이야기속의 가족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더 쉽게 공감하기에 이 작품이 더욱 즐거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뭐랄까요, 담백하고 간결하게 상상들을 미래의 세상의 한 단편과 상상속에서 구현하지만 언제나 인간의 감성을 놓치지않기에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죠, 켄 리우의 12편의 단편들이 대체적으로 그러합니다.. 가족의 이야기입죠, 그럼에도 각각의 단편의 짜임새와 의도와 주제를 잘 드러내는 점도 작가가 얼마나 멋진 문장과 서사를 구사하는가라는 생각도 듭디다.. 개인적으로는 관우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 작품을 읽으시는 모든 독자분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5. 특히나 후반부의 몇작품은 중국인으로서 미국의 이민자로서 살아온 역사적 삶에 대한 인종적 경험과 문제를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내기도 했죠, 딱히 자신의 본류인 중국의 세상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의 민족과 가족의 삶과 인생에 대한 자부심을 작품의 곳곳에 묻어납니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간직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어렵고 상처입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물질이 인간의 이성을 지배하고 편견을 부추기고 판단을 무시하고 잘못은 대중화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과 작가적 의도를 더욱더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작품의 많은 이야기들이 작가의 의도와 사상과 생각과 대중적 공감의 요구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러한 작가의 의도와 문장들이 더욱더 와닿는것은 단순히 그가 동양인으로서의 서양에서의 삶에 대한 문화적 공감뿐만 아니라 인간의 공통적 본성인 가족 본위의 삶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있기 때문이겠죠, 작가는 애써 독자들의 감성적 뭉클함을 문장속에 끄집어내진 않습니다.. 아주 담백하고 흐름에 상황을 맡긴 미래의 세상의 영역속에서 인간으로 남는 것에 대한 가장 최소한의 감정을 드러낼 뿐이죠, 그게 인간임을, 그렇게 사는 것이 인간다움을, 그리고 가족의 삶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 합니다.. 아님 말고,


    6. 다양한 내용의 12편의 단편들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짦은 내용은 짧은대로 느껴지는 바가 크고 싱귤레리티 3부작의 단편은 조금은 고차원적 지적 스토리지만 그 이야기의 틀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관우의 이야기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로 마지막에 위치해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나머지 각각의 이야기는 소재와 서사가 전혀 지루한 단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전 그랬어요, 다 재미지고 매력적이고 멋진 작품들이라 읽고난 느낌으로는 뭔가 좀 내가 지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좋은 작품을 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표지 디자인의 고급짐도 한몫을 한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흔한 대중소설이나 SF스릴러소설의 느낌보다는 조금은 더 인문학같은 느낌의 감성적인 제목과 디자인이 아닌가 싶었으니까요, 물론 내용이 이에 따르지 못하면 아무런 효과도 없을테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읽은 후 뿌듯함을 가져다주는군요, 사실 켄 리우 작가의 작품을 몇 작품 소장중이나 여즉 읽어보질 못했는 데 첫 줄간된 단편집 "종이 동물원"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를 재해석한 '제왕의 위엄'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본 단편속의 관우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이 엄청났거덩요, 이렇듯 작품이 준 감흥과 매력이 또다른 작가의 작품을 궁금케했으니 작가는 나름 성공한 듯 싶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SF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비교적 판단은 어려우나 개인적으로는 독자분들도 한번 정도는 읽어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단편집으로 나쁘지않은 매력이 크답니다.. 싫음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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