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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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의 극도의 분노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겝니다.. 그렇다고 그런 감정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죠, 사람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가 분노를 느끼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직접적인 가해를 받은 경우나 누군가에게서 죽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우린 대체적으로 자에게 해를 입히는 상대에 대해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곤 금세 감정을 누그러트리곤 하죠, 그러지않으면 우린 그 감정에 잠식 당한 체 너무 힘든 삶을 견뎌내야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직접적인 가해가 아닌 경우에는 언제 이런 감정이 휘몰아칠까요, 아마도 나와 다르지않은 대상들인 가족이 누군가에게 해를 당하고 고통을 겪거나 이로인해 생을 달리하는 경우가 아닐까요,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허다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돌맹이에 똘망똘망하게 인간을 바라보던 개구리는 한순간에 죽음을 당하기도 하니까요, 그게 실수였든, 갑질이었든, 음모였든 상관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었는데도 가해자는 버젓이 세상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꼴을 우린 포용해줄 정도의 부처같은 마음을 가진 인물들이 못되니까요, 그러나 우짭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시 그런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되지 않기위해 세상과 타협하고 삶과 또다른 주변의 사람들의 삶을 나락으로 밀어넣지않기위해 자신이 느끼는 극악한 분노의 감정을 추스리고 살아갈 수 밖에요,


    2. 죽여버리고 싶죠, 누군가가 죽여주거나 사고라도 당해서 자신들이 저지른 죄값을 톡톡히 치루면 좋겠죠,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사회속에서 또다른 범죄를 물색하고 살아가는 범죄자들, 죽음보다 더한 삶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삶을 송두리채 빼앗아버린 파렴치한들,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나 욕심으로 타인을 해한 인간들이 법이라는 테두리내에서 보호되고 삶을 보장받을 때 우린 피해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이 이에 대한 충분한 죄값을 받기를 원합니다.. 심지어는 죽어주기를 바라기도 하죠, 그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고 분노입니다.. 이성과 인권과 인간의 존엄을 그러한 감정의 회오리속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이기에 뒤늦게 이러한 감정의 폭풍은 조금씩 사그러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망각이라는 아주 대단한 자기방어기제를 가진 존재이기에 아픔이 남고 고통이 평생동안 자신을 좀먹더라도 조금씩 망각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게 되는겁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나의 극도의 분노의 감정의 대가를 치뤄게 해준다면 어떨까요, 당장 세상의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분노의 회오리가 주변을 파괴할때 나 역시 그속에서 빨려들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요, C.J. 튜더 작가는 이러한 인간이 가지는 근원적인 분노와 이로인한 대가의 반향에 대한 이야기를 대단히 매력적인 스릴러로 그려냅니다.. "디 아더 피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 있지만 우리가 당해보지 않고는 알지 못하는 그런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 게이브는 월요일 오후 가능하면 퇴근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위해 고속도로에 오릅니다.. 하지만 차는 정체에서 벗어날줄 모르죠, 게이브에게 있어서 제니와 이지는 자신의 모든 것과 다름없습니다.. 조금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 게이브에게 이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여유가 필요하지만 바쁜 사회생활속에서 가족과의 시간이 줄어든 요즘 제니는 그런 게이브에 지쳐가기 시작하고 오늘은 꼭 가족과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사이가 소원해진 제니와의 관계 호전을 위해서라도 꼭 시간내에 집에 도착해야되지만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그는 방법을 찾질 못합니다.. 그러던 중 앞차의 지저분한 스터커를 보다가 우연히 스티커 사이에 보이는 한 여자아이를 봅니다.. 자신의 딸 이지와 닮은 아이가 나타난거죠, 지금 집에서 아내인 제니와 함께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이지가 왜,,,, 당황스러운 상황속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지만 누구도 받질 않습니다.. 그리고 정체가 풀리고 게이브는 급하게 차를 따라갑니다.. 속력을 높여 따라잡으려했지만 앞차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맙니다.. 자신의 딸이 아닐거라는, 아니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급하게 휴게소로 들어선 게이브는 집으로 전화를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전화를 받죠, 경찰이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전합니다.. 집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3년이 흐릅니다.. 그동안 게이브는 그날 월요일 오후의 고통속에서 벗어나질 못한 체 여전히 고속도로를 헤매고 있습니다.. 살인사건에서 아내와 딸의 시체가 발견되었지만 게이브는 여전히 그날 자신의 앞에서 달아난 자동차에서 자신의 딸을 봤다고 믿는거죠, 그가 본 아이가 과연 이지인 지,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자신을 도와주는 사마리아인이라 불리우는 인물로 인해 그때 자신이 봤던 자동차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진실이.........


    4. 대단한 속도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초반의 상황이 주는 몰입감은 아주 대단하죠, 중반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진실의 단서가 제대로 등장하지않음에도 독자들에게 주어지는 집중도는 매우 뛰어납니다.. 흐름에 따른 문장의 연결과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상황의 묘사들이 주는 긴박감이 즐겁습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와중에 제목과도 같은 미지의 인간들이 저지른 범죄의 잔재를 찾으면서 현실속에서 거짓된 진실이라 보여지는 상황들의 반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상황을 연결하는 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죠, 사실 이 작품에서 게이브가 찾아나선 이지라는 아이의 존재는 시작후 얼마지나지않아 독자에게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독자가 그 아이가 이 아이임을 짐작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한층 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심지어 이지를 데리고 있는 여성에 대한 짐작도 가능함에도 말이죠, 웬만한 미스터리스릴러소설에서 어떠한 진실을 찾고자하는 대상이 드러난 경우에는 소설의 속도감이나 몰입도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게이브의 관점에서 진행되던 이야기가 유괴의 주체인듯한 한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지면서 보여지는 미스터리한 궁금증이 독자로하여금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소설의 전제인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조차 초중반까지 제대로 등장하지 않음에도 말이죠, 후반부로 넘어가면 그동안 던져놓은 상황들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상황이 정리되면서 깔끔하게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러한 미스터리스릴러의 구성과 더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폴터가이스터와 같은 초자연현상의 영역은 덤으로 생각해도 될 듯 싶습니다..


    5. 설정이 좋죠,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방법론으로 이루어진 범죄적 소재이니 더욱더 섬짓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짱가가 나타나듯이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악마의 유혹은 언제나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고 그 대가가 죽음보다 무서운 굴레라면 또 생각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좋은 설정과 소재로 독자들에게 멋진 서스펜스의 감성으로 다가온 복수극은 상당히 즐겁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런 와중에도 좀 찜찜한 부분은 이런 거대하고 숨겨진 어둠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상황이나 인물의 관계적 측면들이 조금은 아기자기하다고해야될 지 아니면 약간은 억지스럽다고 해야될 지, 뭐 그런 우연과 필연의 연결고리가 아쉽기는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우연의 연속성이 하나의 개연적 연결로 이루어진 부분이 설명되기에 구체적으로 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달리보면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거대한 전제의 틀안에서 개인의 문제를 소소하게 해결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언제나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이러한 범죄집단의 실체는 찾아내기 어려운거라는걸 우린 수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 그러려하게 됩디다.. 그러니까 초반과 드러나지 않은 존재집단에 대한 음로론의 예감이 보다 액션스럽게 진행되면하는 남성적 흔하디흔한 전형적인 드라마틱한 구성에 매몰되어버린 중년 아저씨의 유치한 바람인것이죠, 오히려 그렇게 흐리지않은 것이 오히려 이 작품의 장점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 역시 듭니다..


    6.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이 줄 수 있는 많은 것이 이 작품 "디 아더 피플"속에 들어 있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재미와 긴박하게 흐르는 상황적 속도감과 무엇보다 묘사와 감성적 심리속에서 드러나는 서스펜스의 감성들이 있습니다.. 구구절절 킹쌤처럼 설명하는(이 부분때문에 킹쌤에 현혹되고 그를 최고로 칭송하기도 하지만) 지리함도 없고 상황마다 이어지는 흐름의 틀을 순간순간 전환하면서 독자들이 흐름속에서 끊임없이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서사적 문장력도 뛰어나구요, 솔직히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보질 않아서 그동안 칭찬이 자자했던 '초크맨'과 '애니가 돌아왔다'의 감성을 미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접한 작품이긴 하지만 왜 독자들이 튜더씨의 소설에 침이 마르도로 칭찬하는 지는 충분히 알겠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올해 출시된 따끈따근한 신작이라는 점도 무척이나 감동적이구요, 국내에서 이렇게 국외에서 나온 작품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쉽진 않은데 말이죠, 그만큼 신뢰받고 매력적인 작가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릴러를 살앙하시고 즐기시는 독자분들이라면 후회하지는 않을 작품이 아닐까싶습니다.. 저도 간만에 순삭하는 즐거움을 주는 재미진 작품을 읽어서 추적추적 습하게 내리는 장맛비의 꿉꿉함속에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능, 며칠동안의 이런저런 허탈함과 아쉬움과 현실적 딜레마로 조금 힘이 빠졌는데 아무생각없이 재미진 작품을 만나서 튜더씨의 '디 아더 피플' 칭찬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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