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참 어리석은 생각이긴 하지만 간혹 조금 아프길 바라던 적이 있어요, 특히 학교 다닐때에는 학교 가기싫어 병원에 입원하는 친구보면 막 부럽기도 하고 그랬죠, 지금도 그래요, 막 회사가기 싫고 몸이 지치고 힘들때면 나이롱환자라도 좀 입원이라도해서 푹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안한다면 고짓말, 근데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아이가 어릴때에는 좀 그랬죠, 그렇다보니 덩달아 생전 병원에 입원이라곤 안해본 저로서도 본의 아니게 아이와 함께 입원같은 일이 생기곤 합디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중 누구 하나가 아프면 다른 아이들도 자기도 아팠으면 좋겠다곤 했죠, 마냥 놀고 항상 엄마나 아빠가 옆에서 붙어있고 누가 챙겨주는 모습이 아프지 않은 아이들의 눈에는 부러운 모냥이었던겝니다.. 근데 사실 당사자는 그렇지않죠, 몸이 아픈거는 둘쨰치고 항상 부담스럽고 힘빠지고 눈치보이는 일이니까요, 누군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니까요, 그러니 간호사 선생님의 행복한 말 한마디, 평온한 미소, 따뜻한 손길에 아픈 이들은 위로를 받곤 합니다.. 그 대상이 의사선생님이 되면 더욱 신뢰가 발생하기도 하죠, 쉽지 않지만 간혹 회진을 돌면서 아주 친근하고 구체적인 몸상태를 설명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고맙죠, 하지만 많은 경우는 시간에 쫓겨 무정하게시리  알 수 없는 용어로 빠르게 쭉 나열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병원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한 적이 있다보니 종합병원의 특성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서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일반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죠, 사실 요즘 유행했던 모 드라마의 슬기로운 의사의 따사로운 행동은 그렇게 현실적이진 않습니다.. 제가 볼때는요,


    2. 한참 유행했던 스릴러소설의 장르중에 메디컬 스릴러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로빈 쿡 작가의 작품은 아주 대단한 베스트셀러였죠, 저 역시 스릴러라는 대중소설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손이 갔던 작품들중의 하나죠, 아주 재미집니다.. 더군다나 병원 관련 업무에 도움도 되고 이해도가 빠르니 많이 읽게 되더군요, 이후 마이클 파머의 작품들을 보면서 쿡쌤의 의학적 음모나 배신적 연결에 대한 미스터리한 의학적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줄거움도 느껴보구요, 테스 게리첸 여사의 작품에서 진정한 의사의 감각을 스릴감있게 공감해보기도 했습니다.. 저한테 딱입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메디컬 소설은 그렇게 많질 않습니다..영화나 드라마속의 이야기는 즐겁고 흥미롭긴한데 얼마나 현실적인진 몰라요, 그냥 영화같은 이야기의 드라마틱한 서스펜스나 긴박감등은 느끼는 대중적 매력이 다죠, 국내의 의학적 스릴이나 닥터스들의 조직적 영역속에 들어가는걸로는 부족했습니다.. 과거 수많은 국내 의학드라마들을 떠오렬볼때면 의사의 개인적 정의와 생명과 관련된 불의에 맞서 생명에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전형적인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나 나오는 숭고한 의사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앞서 말씀드린 멋지구리하고 드라마틱하긴 한데 현실적인 의사들 세계속의  이야기는아니죠, 그러던중 만났습니다.. 힘겹게 대입으로 전국 1% 상위권의 능력자들이 의대를 지원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을 합니다.. 이후 전공의라 불리우는 인턴생활과 레지던트생활을 거처 전문의가 되면 그때부터는 조직의 일원으로 펠로우의 인생이 시작되죠, 그렇게 의대를 입학 후 길게는 20년 가까이 지나야 제대로 칼 한번 휘둘어본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되기까지는 찌들고 비루하고 외로운 것이 대학병원 의사의 삶이다라며 라떼를 외치던 어느 외과의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런 공감을 간만에 만나볼 수 있는 의학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읽었습니다.. 박상민 작가의 "차가운 숨결"입니다..


    3. 한 아이가 엄마에게 한번만 강아지랑 산책을 해달라고 애원합니다.. 엄마는 끝내 허락을 하죠, 그리고 산책을 하던중 강아지 줄을 놓친 아이는 큰 사고를 만나게 됩니다.. 이 아이의 이야기는 각 챕터의 첫 시작점에 마지막까지 나옵니다.. 누군가의 과거의 일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아마도 이 아이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것이겠죠, 그리고 현실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죠, 급하게 울리는 벨소리를 듣고 샤워중이던 강나리 선생은 급하게 병동으로 올라갑니다.. 한 남성이 쓰러진 체 발견된거죠, 그리고 이 남성은 사망을 하게 됩니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은 남겨진 부인과 딸인 수아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수아는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던 아빠의 죽음이 엄마의 사주라고 생각하죠, 그러던 와중에 수아는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그제서야 이 소설의 주인공 현우와 조우하게 됩니다.. 앞서 주인공 현우는 인턴을 거치고 레지던트 일년차의 생활을 막 시작한 의국의 새내기입죠, 온갖 구박과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겪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늘 잠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는 의사의 나날입죠, 그의 담당교수인 김태주는 그런 현우를 탐탁하지 않게 보죠, 그러나 그에게도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나름의 정을 나누곤 합니다.. 의술을 우선시하고 의학에 기대어 환자의 감성을 외면하는 의사와는 다른 일면이죠, 그러던중 현우와 수아는 만납니다.. 갓 대학에 입학한 수아가 엄마에게 대하는 잔인한 행동들을 보면서 현우는 이유를 궁금해하죠, 그리고 수아로부터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병원과 엄마와의 음모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수아의 요청으로 아빠인 한재훈의 사망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보기로 하죠, 벌써 사망한 지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진실을 알아내기란 쉽지않지만 진료차트에서 의문을 발견한 현우는 조금씩 단서를 찾아나서는데,,,,,,, 생가지도 못한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4. 다들 한마디씩 똑같이 하시리라 여겨지지만 작가님이 현직 의사슨생님이시랍니다.. 그렇다보니 이 작품속의 모든 설정과 이야기와 상황이 주는 현실감은 아주 대단합니다.. 특히나 대학병원이라는 시스템내에서 벌어지는 관행과 조직의 연결고리와 상관관계들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쉽게 말하면 이 소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속의 의사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의사생활을 하곤 있는 사람들입니다.. 현실적으로 대학병원의 주임교수가 되기까지의 의사생활은 단순한 슬기로움만으로는 되질 않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연줄과 정치와 아부와 가식과 불의가 가장 우선시되는 능력과 실력과 의사의 숭고한 정신과 더불어 잘 버무려져야 성공의 사다리에 첫발이나마 올려놓을 수 있다는거겠지요, 이 소설은 그런 약육강식의 포식자들 사이에서 가장 최하위의 부류인 레지던트 1년차가 주인공인게지요, 그렇다보니 아주 리얼한 의사생활이 그려집니다.. 힘겹고 고통스럽고 분노가 치밀고 모든 것을 거부당하는 자신의 최소한의 의사적 의지마저 외면당하는 그런 인물 말입니다.. 조직의 체계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인물에게는 의지할 누구도 없게 되죠, 그런 존재감 없는 주인공이 그들의 삶의 터전인 병원 세상속의 불의를 파헤치고 진실을 찾다니 인물적 설정만으로도 상당히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이죠, 현실속의 대학병원내 거대 시스템이 그대로 소설속에 투영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읽은 재미가 솔솔합니다.. 의사들간의 위계와 간호사들과의 협업, 무엇보다 환자들의 상황이나 상태들을 의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공감가는 부분은 칭찬해 마땅해 고마해


    5. 아주 사실적인 국내 의료체계와 병원 시스템을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존엄한 죽음을 가장 큰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 주는 진중함이 큽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하고 개연적 연결을 구성한 서사에 있어서 조금은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단은 미스터리 측면의 숨겨진 진실찾기에 대한 비중이 느무 높습니다.. 아주 중요한 설정이고 장르적 감성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충분히 의도한 부분이겠으나 그렇기에 허술한 부분이 제법 눈에 띕니다.. 사실 의학적인 전문용어로 상황을 조금은 고급지고 현실적 의학의 영역에 끌어들일려는 노력은 가상하나 거기까지, 사실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를 해소하는 부분은 상당히 아마추어적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작품의 전체의 대부분을 할애한 추리와 논리적 해결의 의도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죠, 마지막 결론으로 다다르면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주는 반전은 딱 밝혀진 진실까지였습니다.. 이후로 벌어지는 상황들이 주는 극악함과 장르적 오버스러움은 조금 이 작품의 애초의 의도와 맞지 않아보이기도 하구요, 작가가 연결시킨 전반적 구성의 개연성에 있어서 수긍은 하되 의학스릴러가 주는 조금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해결과 그 스릴감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기는 듯 싶더라구요.. 뭐 그동안 잘나가는 외국 의학스릴러 작가들의 작품만 읽어서 비교대상이 보다 높은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여하튼 힘겹게 쌓은 모래성의 꼭대기에 깃발을 꽂는 순간 허물어져버리는 느낌같았어요, 그리고 최종 결말의 방향성은 뭐랄까요, 굳이 그렇게까지 열어놓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로서는 군더더기같았습니다.. 조금은 억지스러울지언정 충격은 충격으로 마무리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님 말고


    6. '하얀 거탑'이라는 뛰어난 의료시스템을 드러낸 작품이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대단한 매력을 남긴 작품입죠, 원래는 일본의 원작을 국내의 스토리로 만든 작품입니다만 그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병원내의 조직적 관행과 의사들의 정치적 술수와 음모와 의사로서의 가장 숭고한 의지와 능력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러하구요, 그러다 이 작품 '차가운 숨결'을 만났습니다.. 사실 그렇게 거창하고 진중하면서도 사회적 의료체계의 딜레마와 의사적 심리를 고급지게 그려냈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앞선 말씀처럼 여태껏 읽어보고 시청한 소설과 드라마에서 느꼈던 감성들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너무 높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박상민 작가의 메디컬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이전의 작가의 작품은 알 지 못하지만 이 작품속에 담아내고자한 작가만의 장르적 개성에 무한한 노력이 느껴집디다.. 쉽지않은 상황적 연결들도 현실속에서 이끌어내는 배경들이 워낙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중심을 잡아주기 떄문에 충분히 수긍하고 즐기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잘은 모르겠으나 작가적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이야기를 전제로 두자면 조금은 더 고급진 전문적 영역의 메디컬 스토리를 시간에 쫓기지않고 이어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구요, 장르에 구애를 갖지 마시고 애써 드라마틱한 상황으로 타결책을 만들어야된다는 것보다는 소설속에 구현된 인물적 연결고리와 의사적 내부의 인간적 욕망과 딜레마를 조금 더 농밀하게 다루어주셔도 독자로서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지않은 시간에 이렇게 작품을 선보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해,라고 가식적 멘트를 날리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좀 고생하시고 고민하시고 선보여주세요, 그렇다고 이 작품이 전혀 고생이나 고민없이 집필됐다고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자로서 그냥 더 좋은 작품들에 대한 기대를 가진다고 봐주셈, 싫음말고, 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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