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노동집약적 산업이 퇴락하기 전 나름 부유한 동네에서 소비문화가 정점을 이루던 곳이기도 합니다.. 내수경제의 기간산업의 주축이 되었던 수출자유지역이라는 명칭과 국가산업단지로서 계획도시로 발돋움한 지역적 기반이 나라의 중심 도시와 천길만길 떨어져있어도 그닥 서울이 부럽지 않은 동네였죠, 부산이라는 국내 두번째 도시의 영역에 속해있으면서도 메트로폴리탄이라는 울타리에 포함되지않고 나름의 지역내 주체적 역할을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명칭과 특생게 맞춰 시를 이룬 곳을 하나로 뭉쳐서 또다른 광역적 확대를 계획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젠 과거라고 할 정도로 눈에 띄게 무너져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여전히 노동이 우선적인 공장지대를 담고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노동의 요구와 그 수요가 대칭을 이루지못하고 조금씩 하향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심도시에서는 노동집약적인 공장지대와 산단의 이주를 지역과 외국으로 돌린 지 오래이니 정보화를 내세운 3차 산업혁명의 적응기와 더불어 이제는 바이오테크널리지의 관심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린 인력시장에서 간당간당한 일용직 노임에 의존하는 건설시장의 불경기를 탓하며 조선업계의 불황속에서 끊임없이 나자빠지는 지역경제에 불안을 떨고 살아갑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한 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은 구조조정을 거쳐 명퇴를 종용하고 강제 휴업을 강행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가장 철가방이라 자부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말입니다..


    2. 지역을 그렇습니다.. 사회경제의 중심지에서 벗어날 수록 더욱 심합니다.. 지역의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단지와 산업의 틀이 무너지기 시작하지만 그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터져나오는 물에 손가락부터해서 막아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실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발전하고 세상은 변하고 이 속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권력을 가진 이는 여전히 권력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살길을 찾아 자신의 이속만 챙기기에 급급하고 이렇게 기득권의 영역을 변함없이 굳건합니다.. 그러니 기득권에 기생하고 그들의 영역속에 포함되고자 또다른 누군가는 헤매고 혼란스러워하는 대다수의 대중을 바보로 만들어갑니다.. 알면서도, 바보가 될 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대중은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그들의 비밀의 울타리를 자처하기 마련인거죠, 그렇게 이들은 기득권과 사회적 권력의 호위병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에 동조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일이 여젼히 우리의 주변에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런 세상이라고, 힘이 없으면 항상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며 자조하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픈 삶속에 당신은, 혹은 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콘크리트"라는 작품도 흔한 쇠락한 지역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인간이 가진 아픔과 악랄함을 파헤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하승민 작가의 "콘크리트"입니다..


    3. 안덕은 한동안 잘나가던 지역의 산업단지들이 즐비했으나 이제는 쇠락하여 지역 경제가 무너진 곳입니다.. 여전히 과거의 기억을 잊지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지역민의 이야기속에 그들이 간직한 비밀과 인간의 내면속에 풍겨나는 악취를 만나게 됩니다.. 안덕은 좁은 동네입니다.. 장정호는 이런 안덕에서 나름 유지로 지역의 대소사에 관여하며 그를 통해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장정호를 중심으로 많은 인물들이 지역내 토호로서 기득권을 가지고 살아가죠, 윤정두도 그런 인물입니다.. 장정호와 함께 지역내에서 나름 이름값을 하는 인물로 대형마트의 사장입니다.. 하지망 이런 빌어먹을 인간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타인을 깔아뭉개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그런 인물이죠, 많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의 임금을 체불하고선 반성은 커녕 오히려 협박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노동청의 고발로 상황이 반전되면서 장정호를 찾아가 해결을 요청하죠, 장정호는 자신의 조카뻘인 조세휘라는 여성을 변호사로 마트사장 윤정두를 만나게 힙나다.. 세휘는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서울에서 검사로 있다가 남편과의 이혼소송후 고향인 안덕으로 내려와 변호사 개업을 하였으나 지역특성상 딱히 살아갈 일이 막막하던 차에 지역의 유지인 장정호의 부탁을 받게 된거죠, 심지어 장정호는 세휘를 정계에까지 진출하고자하는 의도를 내비칩니다.. 세휘는 못마땅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수민의 양육권을 보호(세휘는 알콜중독증상이 있어 양육권을 포기해야될 지도 모를 상황)하고 치매에 걸린 엄마의 치료비등을 이유로 장정호를 돕기로 합니다.. 하지만 세휘가 윤정두의 마트를 찾아가는 날 윤정두의 마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윤정두는 실종됩니다.. 그리고 화재 현장에 절단된 손가락이 발견되죠, 장정호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위해 세휘를 이용하려 합니다.. 하지만 단서는 전혀 없고, 얼마지나지않아 횟집을 하던 장정호의 또다른 동생 김영남이 실종되면서 횟집이 화재에 휩싸입니다.. 연쇄범죄가 발생하면서 세휘는 혼란에 빠져드는데.....


    4.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휘라는 여성은 전직 검사이지만 어떤 능력이나 주체적 역할이 없는 인물입니다.. 항상 자신의 박약한 의지를 보여지기나 하고 술에 의지하면서 중심으로 나서질 못하죠, 그와 다르게 장정호는 세상의 중심인물처럼 안덕의 모든 것에 자신의 손을 거치게 만든 지역의 구심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중심의 틀은 하나씩 무너져내리면서 안덕의 현모습처럼 퇴락의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휘는 여전히 비루한 모습으로 사건의 영역에서 헤어나질 못하죠, 뭐랄까요, 여느 장르소설답지는 않아요, 느와르적 측면과 함께 전형적인 서사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역적 감성을 아주 세세하게 드러내기때문에 감성적 까칠함이 읽는내내 사라지질 않습니다.. 소설의 문장이나 배경이나 상황들이 하나같이 힘이 빠져보입니다.. 악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인물들도 한순간에 나자빠져버리고 사건 수사의 주체인 주인공은 술에서 헤어나지도 못하고 심지어 사건의 중심에는 그 스스로보다는 범좌자의 의도에 의해 상황속에 밀려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반부를 거쳐 드러나는 범죄자와 관련된 상황적 연결은 무척이나 단조롭지만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집니다.. 꼬아서 반전으로 활용할 것 처럼 느껴지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의 상황속에서 대단히 자연스럽게 연결시켜버리죠, 전형적인 꼬임과 암시와 복선에 대한 에측이 오바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게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설마 야가 그랬겠어, 조금은 더 생각한 반전이 있곘지했지만 처음 느낀 그 느낌이 지금 니가 느낀 느낌 그대로야라고 하는 것만 같더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의 충격은 참나,


    5. 쇠락해가는 지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내면과 그들의 삶의 이면을 다룬 이 작품은 솔직히 다 읽고 나면 찝찝합니다.. 설정이나 내용면에서 보면 한때 유행헀던 윤태호 작가의 웹툰인 '이끼'가 연상되기도 하더라구요, 차근차근 인물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속에 챕텨별 부제 역시 지역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의 직종과 그 이야기속에 담긴 비열하고 잔인한 인간의 이중성을 그대로 담고 있죠, 서사에 있어서도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아주 전형적이고 흔한 이야기속에서 진행되지만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한 특유의 개성이 담겨 있습니다.. 인물도 그러하거니와 서사와 구성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역할론이 아주 색다릅니다.. 단순할 정도로 표면적이죠, 하지만 이 단순함속에 숨겨진 충격적 반전은 이 작품을 덮고 난 후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는 꿈에서도 나타나더군요, 소설의 서평적 관점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반전이고 상황적 미스디렉션이지만 독후감적 관점에서는 아주 찝찝하고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선은 아마 이 작품을 읽어보셔야지만 알 수 있으리라 여겨지구요, 사실 좀 단점을 논하고 싶으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모든 것이 충격적 반전과 연관이 되기에 그러려니하고 너무 많은 것은 바라지말자라고 하면서도 태풍과 함께 몰아닥치는 소용돌이의 흥분이 좀 오바이긴 했습니다.. 태풍이 주는 감성적 긴박감이 너무 길었어, 아님말고, 또한 주인공의 매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멋진 장르소설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6. 국내 장르소설 그중에서도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감성들의 대다수의 조금은 메마르고 비열한 인간의 이중성과 거치른 느와르적 감성을 드러내곤 합니다.. 물론 외국이라고 다르지는 않겠습니다만 유독 제가 읽는 국내소설에서는 이러한 감성들이 두드러지게 느껴집디다.. 일종의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봐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큰 재미를 못느껴요, 작품마다 잔재미와 그 설정이나 인물이 주는 매력정도에 만족하곤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설정도 그래, 배경도 그래, 감성도 그래, 특히 주인공은 더 그래, 전혀 색다를게 없는 작품이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매력적인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전형적 독후감의 느낌외에 이 작품속에서는 그저 그래했던 모든 부분들에 세세하고 꼼꼼하고 농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죠, 단순한 설정속에 담긴 촘촘한 구성의 묘미가 그러했고, 흔한 쇠락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메마른 배경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내면을 그려내는 것이 그러했고 모지리같이 하는 것도 없고 주체적 의지도 부족하고 입체적 묘미도 없는 세휘라는 여성의 이미지속에서도 그녀가 겪는 상황적 혼란이 주는 매력이 나쁘지않았으니까요, 희안하죠, 그리고 마지막 결론의 반전이 주는 충격은 그 의도가 옳든 그르든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여느 국내 장르소설이 주는 매력보다는 더 나은 즐거움을 가진 작품이 아닌가 싶더군요, 분명 호불호가 있을법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호거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가독성도 좋은 작품입니다..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