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달걀 머리가 깨져버리면 속에 든 노른자는 어떻게 되는거야, 아빠..하고 묻는 아이에게 어떤 답을 해줘야될까요, 개인적으로는 말문이 막혔더랍니다... 험프티 덤프티가 담벼락에서 떨어져 깨져버린 머리에 대한 동요를 듣고 보고 처음으로 아이가 의문을 제시한 이야기입죠, 이 에피소드는 유아용 동요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더구스의 이야기중 하나입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엄빠들에게는 공감되는 작품입니다.. 조금 돈이 되는 집은 책에 꼭하고 연필모냥나는걸로 터치를 하면 멜로디가 막 흘러나오는 책을 사기도 했을겝니다.. 여하튼 아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흔하게 기억되는 영어동요집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이 아마도 마더구스 동요집이 아닌가 싶을 정도죠, 근데 이 머더구스의 이야기가 실제로는 순수하고 밝고 희망찬 아이들의 깨끗한 마음을 빗댄 그런 동요가 아니라는 것이 뒤늦게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그래서 전 머더구스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저였지만 그럼에도 동요의 멜로디와 그 담긴 내먁의 뜻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니까요, 알고보니 마더구스가 저의 네이티버식 발음으로 머더구스라고 읽었던 것이 틀린 것이 아니었더군요, 아님 말


    2. 그러니까 이 마더구스의 전래 동요가 영미쪽에서는 거의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속에 녹아난 작품이라는거죠, 오랜기간동안 영국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이야기와 전래된 상황들은 구전처럼 전해져 멜로디가 입혀지다보니 영어권의 나라들을 비롯한 유럽의 지역들은 대체적으로 마더구스에 대한 공유가 되었다고봐야죠, 근데 이런 전래동요 자체가 오랫기간동안 전해줘오다보니 멜로디와 내용의 문장들속에 담겨진 의미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암시와 숨겨진 의미가 많다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차용한 많은 추리문학들이 마더구스의 동요를 숭배한 모냥입니다.. 그러니 이거슨 머더구스나 마다구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거겠지만 좋은 설정적 소재가 되는건 맞잖아, 그래서 우리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기시노 게이고 슨생께서도 데뷔를 하시고 바로 본격추리소설에 이러한 마더구스의 문장과 암호적 형태를 차용하신것 같습니다.. 일단 니뽄에서는 추리소설가로서 등단한다면 밀실추리 한권정도는 보여줘야지 내가 추리작가입네 하는것 같은데, 아님 역시 말구요, 그래서 게이고 슨생의 초기작중에서 가장 반전에 반전을 뽑아낸 작품중의 하나가 이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국내에서는 제법 오래전에 '백마산장 살인사건'으로 출시된 적이 있으니 이번에 재간입니다.. 초기작들이 꾸준히 재간되어 나오는 모양새가 워낙 작품이 많다보니 앞으로도 그 추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은 게이고슨상입니다..


    3. 누군가 땅을 파고 있습니다.. 뭔가를 숨기기 위해 삽으로 구덩이를 판 남자는 그 속에 어떤 상자를 숨기죠,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이로 인해 땅을 파던 남자는 추락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집니다.. 산장인듯한 곳에서 모인 손님들이 게임을 하던 중 누군가를 데리러갑니다.. 험프티 덤프티라 불리우는 방에 숙박한 청년을 데리러간거였죠, 하지만 방문은 잠겨있고 인기척은 없습니다.. 잠든 줄 알았던 청년은 밀실의 방안에서 죽은 체 발견되었죠, 그리괴 일년이 지난 시점 자신의 오빠의 자살에 대해 의심을 하던 하라 나오코는 자신의 친구인 마코토와 함께 오빠인 하라 고이치가 자살을 한 펜션으로 진실을 찾기 위해 떠납니다.. 그 산장의 이름은 하쿠바에 위치한 '마더구스 펜션'이었죠, 왜 1년이 지난 시점에 진실을 찾고자하는 지는 매년 동일한 시점에 펜션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작년 오빠의 죽음 당시 다시 모여들기 때문이죠, 그렇게 작년의 멤버들이 다시 모이는 시간에 나오코 일행도 하쿠바에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빠가 죽기전 고민하고 찾고 있던 암호의 답을 이들 역시 찾으려고 하죠, 오빠의 죽음과의 단서를 얻기 위해 말입니다.. 그렇게 머더구스의 각 방마다 지정된 이름과 의미와 동요의 뜻들에 대해서 고민하던 나오코와 마코토는 펜션의 사장에게도 과거 이 산장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마더구스의 이야기가 내포한 암호와 그 의도를 더욱 확신하게 되죠, 오빠의 죽음이 분명 연관되어 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모든 손님이 모인 날 파티를 여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언제나 미궁으로,,,,,, 늘 혼란속으로...... 줄거리의 끝은 변함없이 미로인듯, 아님 말고


    4. 이 작품은 게이고 슨생의 완전 초기작입니다... 밀실 트릭을 이용한 본격추리물입죠, 일반적인 사건에서 조금 비틀어 시작점부터 두가지의 사건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모든 사건은 마더구스 산장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오지만 이 두가지 죽음과 관련된 단서는 그렇게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사건의 단서를 찾으면서 또다른 사건이 등장하면서 총 세건의 사건이 마더구스 산장에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죠, 하지만 이 추리를 맞춰나가는 당사자는 자살로 여겨지는 나오코의 오빠의 살인사건에서 비롯됩니다.. 추리 역시 오빠의 죽음을 파헤치는 나오코와 마코토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대다수의 일본 본격추리물의 전형처럼보이는 하나의 건물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의 방법은 매우 독특합니다.. 흔한 밀실적 구성에서 확장된 암호같은 상황들이 설정에 드러납니다.. 마더구스의 동요에서 비롯된 암시와 복선의 내용들이 산장의 비밀을 감싸고 있죠, 주인공인 두명의 여성 파트너는 이러한 단서들의 답을 찾아나가며 숨겨진 산장의 비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니 대단한 추리적 묘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이나 방법들은 흔한 일본식의 본격추리의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만 이 작품이 게이고라는 작가의 성향을 덧붙이면 보다 인간적인 내면과 사회적 문제들을 작품의 의도속에 녹여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도는 작품의 후반부와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드러나는 최후의 진실속에서 확연하게 보여집니다.. 단순한 추리적 논리와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즐거움외에 그가 보여주고자하는 인간의 내면과 그 상황적 절실함은 경험할 수 있는 것이죠,


    5. 마더구스를 이용한 설정을 중심으로 하쿠바 산장에 묻어둔 비밀을 푸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영어의 의미와 마더구스라는 동요와 얽힌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를 하고 있지 않다면 상당히 고민스러운 진행이라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마더구스라는 동요가 전래되는 이야기를 대강 알고 있었던 저로서도 주인공이 풀어나가는 비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쉽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과학적인 단서와 논리적인 추론보다는 후반부에 드러나는 마더구스와 관련된 설정의 추리적 무게는 그렇게 크게 와닿진 않습니다.. 어떻게보면 주인공이 찾고자한 답에 대한 설정은 대부분의 작품의 내용에 부합되지만 큰 반전의 효과를 얻진 못하죠, 오히려 설정에서 주어진 나오코의 오빠의 죽음의 진실보다는 이와 함께 연결된 부수적인 인물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주는 반전이 더 와닿는 것은 소설에서 보여주고자 한 추리적 의도와는 다른 인간의 삶과 사회적 소외에서 비롯된 인간적 공감이 더 크게 남는 것은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본격추리로서 전반적인 흐름속에서 작가가 제시한 수많은 단서와 암시와 암호의 향연은 나오코의 추리와 오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찾기와 관련해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여지니까요, 물론 이러한 단서찾기가 개연성을 중심으로 산장의 역사와 그 내막과 관련된 부분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소설의 이야기는 나오코의 진실찾기가 중심이었으니 완전하게 즐기지는 못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드러나는 진실에 대해 중심인물이 아닌 경찰이 내놓은 진실이라는 것이 추정과 몰아가기식 방식의 해결방식이기에 허전함마저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긴 합니다.. 물론 최후의 문장까지 주는 반전의 효과때문에 그렇게 폄하할 수는 없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난 그렇더라구


    6. 사실 그렇게 긴 소설은 아님에도 읽는 동안 이런저런 단서에 대한 고민과 나름의 독자적 고찰을 하느라 읽는 속도가 느려진기도 하지만 흔한 본격추리의 맛에다 조금은 매력적인 단서찾기의 설정이 있다보니 제법 즐기면서 읽었습니다.. 여느 밀실트릭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탐정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크흠, 흠하면서 혼자서 머리속에서 답을 굴리고 오그리고 펼치고 연결시키는 것은 독자들은 뭘까하면서 호기심과 의구심을 가지면서 나름의 추리를 해나가면서 한순간에 확 펼쳐지는 답속에서 아차, 헉, 뭐래,하면서 내가 틀렸어하는 그런 전형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 작품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아무런 단서도 없는 주인공과 함께 그 단서의 의미와 답을 공유하며 찾아나가는 잔재미가 제법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어서 플롯을 중심으로 작가가 배치해놓은 장치적 설정에 즐거움을 찾을 수있습니다.. 게다가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진실에 또다른 진실이 연이서 반전처럼 훅하니 다가서는 것 또한 아무렇게나 넘길 부분은 아니겠죠, 게다가 최후의 한 문장이 주는 여운은 이 작품의 설정인 마더구스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가 작품속에 녹여놓은 인간의 상황적 절박함과 슬픔의 끝이 얼마나 많은 아픔을 남겨놓는 지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법 여운이 남죠, 수많은 게이고 슨생의 작품이 선보여졌지만 초창기 그중에서도 가장 앞선 그의 초기작인점은 이 작품 "하쿠바(백마)산장 살인사건"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40년이 다되가는 작품인데도 전혀 시대적 촌시러븜이 없는 좋은 작품이긴합니다.. 이런걸 클라식이라하드만, 하기시름 말고,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