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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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득 운전중에 아침에 들고 나온 귤이 보입니다.. 한개 까먹습니다.. 맛나네요, 하나 더 까먹습니다.. 그리곤 정체된 앞에 음주운전 단속중인가봅니다.. 저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음주측정기같은 검은 사각의 기계를 들이밉니다.. 후욱 불어보라는 말에 붑니다.. 더더더더더라고하니 끝없이 불어댑니다... 그리곤 차를 한쪽 옆으로 대라고 말합니다... 귤 때문인가 봅니다..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차를 그들의 요구에 맞춰 한쪽으로 가서 댑니다.. 하차를 요구한 경찰이 문 손잡이를 잡고 엽니다.. 따라 내리죠, 그러면서 귤 까먹은 이야기를 합니다.. 껍질도 보여줍니다.. 허나 들은 척 만척 단속경찰은 비웃듯이 한마디 합니다..."네,네, 알겠습니다.. 다 그러세요... 자자 이쪽으로 오세요" 어아해하는 저의 등을 떠밀며 한쪽에 주차된 승합차로 향합니다.. 안에는 몇명의 나이가 많아보이는 노령의 경찰들이 앉아서 저를 노려봅니다.. 이제부터는 기억나는 그들이 저에게 던진 말들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자, 올라오세요, 밖에서 보면 선생님한테 좋은 모양새가 아닙니다.. 타세요, 술 많이 드셨나봐요, 어떻게, 지금 다시 불어보시겠어요, 아님 물 한잔 마시고 부시겠어요, 얼굴도 그렇고 냄새도 많이 나는데 굳이 안불어도 확인 가능할 것 같은데,,,,," 그렇죠, 황당합니다.. 웃으며 그들을 노려봅니다.. 그리곤 한마디합니다.. 만약 당신들 말대로 내가 불어서 알콜 수치 0이면 어떻게 하겠냐고, 그리고 이렇게 내 차에서 이유없이 끌어내려서 승합차에 태우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한 적도 없을 뿐더러 당사자의 말 한마디 제대로 듣지도 않고 이유없이 당신들 판단으로 죄를 지은 범죄자 취급하는거 후회안할 자신 있냐고, 그리고 아차하는 눈치가 엿보이더니 금새 표정을 바꾸고 강압적으로 나옵니다..


    2. 자신들은 지금 필요한 절차에 따라서 요청을 하고 있으며 이에 불응할 경우에는 고지와 함께 연행까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불응, 내가, 언제, 그렇게 단답형으로 답을 하니 그제사 그들이 부드럽게 협상을 합니다.. "술을 안드셨어면 그냥 부시고 확인하시고 집에 가시면 됩니다.. 까칠하게 저희들에게 대들게 아니고 문제가 없으면 그냥 확인만 하시고 가세요," 그리곤 승합차 밖으로 내보냅니다.. 보내드리라면서, 불지도 않고 확인도 않고 해명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짜증섞인 말투와 표정으로 다시 내몰고 보내드리라고 하면서 승합차 문을 쾅 닫습니다.. 저를 데리고 온 단속순경도 머슥한 지, 집에 가셔도 된다고 하면서 일체의 사과의 말이나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설명을 하지 않고 단지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되지 않으니 이젠 놓아주겠다는 의도가 내비칩니다.. 뭐죠, 다퉈봐야 좋을 일 없다는 생각은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살아오면서 그들이 보여준 억압적 권력과 강압적 합리화에 충분히 당해봤으니까요, 일개 서민이자 별볼일 없는 사회적 약자인 저로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만의 합리적 억압에서 이길 수가 없더군요, 그들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치안과 범죄의 세상에서 서민을 보호하는 조직이라하더라도 말이죠, 늘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섭리처럼 조직은 그렇습니다.. 마이클 코넬리도 그의 모든 작품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와 범죄적 세상속의 우리의 삶을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이죠, 경찰을 다루는 해리 보슈시리즈와는 달리 미키 할러 시리즈는 법이라는 테두리속에서 회색의 공간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의 삶과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도 사회적 어둠속에서 살아가지만 억울한 누명으로 진실을 찾길 바라는 한 피고인에 대한 이야기속에서 숨겨진 과거의 연결고리와 음모가 드러나죠,


    3. 다섯 번째 미키 할러 시리즈인 "배심원단"은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질때로 떨어져 그냥저냥 변호사로의 생활속에서 활기를 잃고, 딸의 사랑과 신뢰도 잃고 살아가는 할러의 생활을 먼저 보여줍니다.. 전작에서 검찰청장 선거에서 떨어지고 자신이 변호한 음주운전을 한 의뢰인이 다시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딸과도 가까운 지인인 모녀를 살해한 후 우울과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미키 할러, 그럼에도 변호사로서 자신의 삶을 놓지는 않죠, 그런 와중에 살인사건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고 그 사건의 피의자인 안드레 라 코세가 자신을 지명한 것이죠, 그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코세는 자신이 누명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살해된 성매매여성인 지젤 댈링거가 미키를 소개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살해된 여성이 누군질 몰랐던 미키는 코세가 그녀의 인터넷 성매매사이트를 관리해주는 디지털 포주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녀를 파악하게됩니다.. 그리고 살해된 지젤이라는 여성이 과거 그가 변호했던 사건의 의뢰인이자 그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글로리아 데이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리고 그녀의 죽음이 있던 시간의 상황속에서 또다른 음모가 존재함을 확인하고 안드레 라 코세의 의뢰를 받아들입니다.. 과거 자신이 알던 글로리아의 죽음에 대한 진실 역시 그에게는 중요한 것이었죠, 그녀가 미키에게 자신의 삶과 근황을 숨기고 멀어졌던 이유와 또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안드레에게 미키가 도와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한 의도를 꺠달은 미키 할러는 이 사건의 이면과 과거의 진실사이에서 충격적인 현실을 알게되고 그 진실의 파괴력을 이끌어내어야만 안드레 라 코세의 억울한 누명과 법적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거죠, 그 진실의 잣대와 판결은 재판정에서 단죄를 내리는 신을 어떻게 설득하고 합리적인 진실을 보여주느냐에 달린겁니다....

 

    4. 해리 보슈는 미키 할러의 이복형입니다.. 해리는 변호사가 싫어하는 형사이고 미키는 형사가 싫어하는 변호사죠, 해리는 대단히 정의로운 독특한 캐릭터의 독불장군같은 인물입니다.. 한마리의 외로운 코요테처럼 버려지고 숨겨지고 찢어진체 감춰진 사회적 정의를 찾아 헤매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미키 할러는 부유한 가정에서 속물적인 사회적 관심과 욕심이 가득한 자기 만족형의 여우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보슈의 동생은 맞나봅니다.. 그 역시 사회적 불의와 협잡과 음모와 배신은 용납을 못하는 성격입죠, 독자로서, 대중으로서는 오히려 보슈라는 캐릭터보다 더 현실적으로 공감이 가는 인물은 미키 할러입니다.. 미국의 흔한 변호사의 모습과 이야기죠, 돈이 궁하고 돈을 위해서 무엇보다 기본적인 삶을 위해서 현실적인 변호를 하는 인물입니다.. 물론 그 변호를 하는 인물들이 대중이 원하고 사회가 원하는 사회적 공익과 정의에 부합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걸림돌이기도 하고 소설속에서도 미키 할러는 이로 인해 주변의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변호사이기 때문에 항상 좌절하고 우울하고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변호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설속에서 그의 멘토이기도 한 아버지의 파트너였던 리걸 시걸의 이야기속에서도 우린 충분히 미키에게 당면한 상황적 딜레마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있습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스릴러는 대단히 미국스럽습니다.. 서양식 사고방식과 서양식 사회의 시스템으로 드러난 미국의 문제를 아주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스릴러작가이죠, 언듯 동양적 사고방식과 동양식 사회의 인간적 내면과 관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배경과 상황들이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섬세하고 꼼꼼한 심리적 공감은 동서양과는 별개의 인간적 공통성이라는 주제에 침착된 매력이 다분합니다..

 

    5. 어떻게보면 캐릭터의 입체감은 해리 보슈에 비해서 서너배 더 매력적이라고 봐도 될 듯 싶습니다.. 보슈만큼의 페이소스가 가득한 감정적 공허감보다는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잘 표현해낸 뛰어난 인물의 구성이라고 봐야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키 할러라는 인물을 애초부터 하나의 설정으로 굳혀진 인물이 아니라 시간과 상황의 흐름에 맞춰 자신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성장형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구요,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조금씩 사회속에서의 자신의 목적과 의도를 알아나가는 인물로서 작가가 성장시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조금은 밉쌍스러운 현실성을 담보로 그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정의를 가슴으로 느껴나가는 미키를 볼수록 그의 매력과 상황속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에서 단점이나 불편한 점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제 스스로가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에 대한 주체못할 애정도 있거니와 읽어보신 분들이시라면 느끼시겠지만 그의 작품에서 소설적 재미의 모든 방향성을 느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단지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을 독후감으로 내놓던 초반기에 항상 하던 말들중 동양적 사회의 인간내음에 적응되신 분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서양의 감성이라 지겨움을 느끼시고 작가이기 이전에 기자로서의 르포적 서사와 그 흐름의 딱딱함을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더이상 할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전형적이고 영혼없는 멘트같은 이야기지만 사실 마이클 코넬리를 한번도 안 읽으신 분들이나 한번만 읽으신 분들은 계실지 몰라도 두번 읽으신 분들중에 모든 작품에 관심을 안가지신 분들은 없으실겝니다..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까지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가 국내에 16권인가 나왔고, 잭 매커보이 시리즈도 두세권 나왔고 이 작품 미키 할러 시리즈는 5편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단행본도 서너권 나왔죠, 산수를 해보면 약26권 정도 나왔을겝니다.. 국내 번역작중 이정도면 가장 많은 시리즈의 출간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겝니다.. 그만큼 국내의 인지도가 적지않다는 것이겠지요, 만고 제생각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스릴러소설을 즐기신다하시면 다른건 몰라도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정도는 읽어주시는게 가장 행복한 독서의 기본이 아닐까하는 최애작가에 대한 나름의 애정입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정주행 나쁘지 않아요, 책값이 걱정이시면 중고서적도 제법 쌉디다, 잘 찾아보면.. 좋은 작품 읽으려면 그정도 노력은 해야지, 싫음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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