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미녀들 2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이은선 외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1.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주변인들과의 공감과 소통은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중에 하나이죠, 특히나 소통이 되질 않은 사람과는 함께 하기가 힘듭니다.. 소통이 어렵다는말은 상호 공감이나 배려나 양보 또는 포용과 수용의 의도가 삐걱거리는거라고 봐야겠죠, 특히나 세대의 차이나 성별의 차이가 주는 이런 삐걱댐은 제법 큽니다.. 사회의 확장성과 정보의 다양성으로 인한 세대간의 격차는 줄어드는 반면 성별이 주는 상호간의 차별이나 시선이나 판단은 에나 지금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곧 선거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와중에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강력한 바이러스로 재난을 겪고 있습니다.. 공포가 세계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죠, 주변과 관계의 거리두기와 두려움이 무엇보다 우리의 내면을 예민하게 만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와중에 천인공노할 사건이 터졌죠, 어느날 우연히 이전에는 없었던 범죄가 갑자기 벌어진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경험하고 누구가 그러려니하고 누구나 알지만 무관심했던 사회적 암덩어리가 심각한 전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죠, 무통과 증상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사회속의 성문화에 만연되어온 우리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건이었습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을겝니다.. 남성으로서, 그리고 시대의 중심세대로서 그동안 스스로조차 관행처럼 인식하고 여겨온 이러한 성동영상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의 주변에서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상하는 상황을 방관한 동조자였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모 국회의원 후보의 말처럼 호기심에서 가입했다가 이건 아니다싶어 빠져나온 분들은 거 범죄적 판단이 과해서는 안된다고 한 말을 그대로 적용하면 있는 그대로 이 분의 말이 이 시대의 어른들과 저를 비롯한 남성의 일반적인 시선일겝니다.. 그 문제의 심각성과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죠, 우린 그렇게 경험하고 살아왔고 살고 있습니다.. 아주 잘못된 인식이자 사회적 차별의 근원적 시선이죠, 이러한 남성적 시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긍하는 한 우리의 아이들은 더욱더 심각한 사회적 차별과 피해를 비롯한 가해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을겝니다.. 그렇지 않나요,


    2.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얼마전 터져나온 미투운동에서 어느정도 사회적 인식이 대두된 말이죠, 성별이 다른 존재간의 시각과 인식적 판단에 따른 차별과 불균형 그리고 무엇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민감한 성적 문제에 대한 감성적 민감성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지껏 이러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적 토대조차 마련되어 있지 못한 곳입니다.. 오랫동안 돈데크만 주전자를 통해 돈데기리 주문을 읊을 필요도 없이 조금만 과거로 가보아도 아실겝니다.. 심각한 미투운동으로 오랫동안 성폭력과 성희롱에 영혼까지 탈탈 털린 여성분들의 남성 위주 사회의 권력적 성문화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드러내는 사건이 잠시, 아주 잠깐, 일부 있었습니다.. 언론이고 미디어고 사회적 이슈로 다루기도 했죠, 하지만 어떠했습니까, 제대로 이에 대한 처벌과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울타리가 마련이 제대로 되었나요, 조금만 더 현실로 넘어와봅시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모 연예인들의 여성 성관계 동영상의 유포와 여성을 상대로한 비이성적인 남성적 시선속의 여성의 모습들, 아무렇게나 자기들의 목적대로 휘둘려지고 미디어적 폭력속에 내버려진 여성들, 이러한 빌어먹을 인간들의 처벌과 함께 보호되어져야할 여성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사회적 관심에 따른 불평등과 차별적 문제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 남성들이, 그리고 권력자들이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있었는 지, 법무부 차관까지 내정되었던 국가 권력자의 여성 성폭력 행위와 비도덕적 범죄행위에 대한 법을 다루고 법을 집행하는 위선적 사회 기득권자들의 내주변 감싸기로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무마하고 넘어가는 그따위의 비열한 사회적 관행과 인식탓으로 돌리는 행위들, 이 모든 것들이 만들어낸 지금 이순간의 우리의 민낯과 현실과 무엇보다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할 피해자 여성들의 지옥과도 같은 고통,


    3. 이것은 내 아이, 내 딸, 내 가족의 문제가 아니면 무시하고 무관심하게 내비둬야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인지 감수성의 기본적인 인식조차 가지지 못한 수많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과 권력자들과 기득권을 가진 인간들의 기본적인 사회적 인식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할 것이죠, 왜 여성이 남성이라는 존재에게 있어서 차별적 방식으로 보여져야하는가, 너는 다리가 길어서 이뼈, 그래서 짧은 치마가 잘 어울려, 그러니 앞으로도 회사에 출근할때 그렇게 입고와라는 이런 되먹지도 않은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그따위의 세상은 이제는 좀 버립시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어느순간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잠들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앞서 읽었던 스티븐 킹과 오언 킹 부자의 "잠자는 미녀들"의 1편에서 어떠한 이유로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잠들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가족과 아이와 주변의 여성들이 하나둘 고치가 뒤덮힌 체 잠들어버렸죠, 그리고 이런 와중에서도 이비 블랙이라고 지칭한 여성은 잠들지 않고 여전히 둘링 교도소에서 잠들고 깨어나곤 합니다.. 1편에서 클린트와 라일라 부부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우린 읽었습니다.. 끝내 라일라 보안관은 잠들어버리고 둘링시는 대다수의 여성이 사라진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여성 수감 교도소인 둘링 교도서에서도 대다수의 재감자들도 잠들어 버리고 몇몇만 남았죠, 하지만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는 이비에 대한 소문이 남겨진 남성들에게 들여오고 자신의 아이의 삶을 되돌리기 위해 프랭크는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이비에게서 그 답을 얻어내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교도소의 관리를 맡게 된 클린트는 이비의 초현실적인 행동과 독심술에 대한 신비한 경험으로 무엇인가 그녀가 이 사태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을거라 짐작하고 그녀를 보호하고 그녀를 지키려고 합니다.. 이렇게 이비를 중심으로 심각한 상황이 조금씩 둘링에 퍼져나가기 시작하면서 킹쌤의 지옥도가 살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한편 수면속으로 빠진 여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라일라를 비롯한 둘링의 여인들은 또다른 공간의 둘링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그들만의 시간들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어느순간 함께하던 여성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기 시작하고.....


    4. 2편은 1편에서 발생한 사건과 그 내막에 대해서 조금씩 진실을 밝혀내고 또 극적 갈등으로 치닫는 상황이 아주 매력적으로 펼쳐집니다.. 더욱더 박진감 넘치고 상황적 호기심과 흥미로움이 가득한 가독성이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잠들어버린 시점에 남겨진 여성들의 활약과 함께 무엇보다 1편에서 등장한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 수 있는 미지의 인물 이비 블랙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동안 입체적이지 못하게 그냥 뭔가 있는 듯한 느낌의 이비 블랙이라는 존재가 2편에서는 보다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이미지로 다가오죠, 물론 이비의 모든 면면은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행동적 영역속에서 할약을 펼칩니다만 보다 두드러진 인물적 공감을 보여주는 것이 참 매력적입니다.. 참고로 이비는 세상의 창조와 함께 끊임없이 인간의 역사속에 존재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신적인 존재라는 것이죠, 하지만 보다 인간적이고 보다 현실적인 대중적 이미지로 소설적 세상을 이끌어갑니다.. 이러한 존재를 지키기 위한 남겨진 남성들과 몇몇 여성들의 싸움이 2편의 주된 서사입니다.. 그러니 보다 농밀하고 극단적이면서도 얼토당토않은 남성적 세계관과 아집과 고집과 이기적 욕망과 터무니없는 방법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비이성적 행동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 소설의 후반부를 장식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핏빛 지옥이 펼쳐지는 것이죠, 인간의 본성, 그중에서도 남성들이 세상속에서 여태껏 가져오고 경험하고 대수롭지 않게 자신들만의 오만과 이기적 욕망으로 여성들에게 행한 모든 행위들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어두운 시선들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모든 남성이 그렇진 않죠, 일단 킹부자가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 그중에 저를 비롯한 몇몇의 남성들은 나름 좋은 부류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


    5. 아따, 여기까지 오는데 느무 말이 많았군요, 쓰고 있는 저도 부담되는데 읽는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죄송하구요, 여하튼 그런 전반적인 사회적 불균형과 성적 차별과 관련된 인식적 문제를 극단적이면서 자신만의 문체와 감성으로 엮어낸 킹샘 특유의 매력적인 초자연적 대중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판타지한 현실적 상황들이 어떻게 전개되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 것인지 어느정도 독자로서 자연스럽게 드라마틱한 파괴적 상황속으로 즐겁게 빠져들죠, 그리고 후반부를 거쳐 결말로 이어지고 또다른 에필로그식의 마무리를 보게되면 보다 현실적이고 대중적이고 일반적이 우리네 모습에 대한 또다른 허탈함과 안도와 평화로움과 더불어 아픔과 슬픔과 외로움을 맛보게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마무리의 방법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쉬운 부분은 1편에서 조금씩 존재의 인식을 보여주기 시작하던 이비 블랙이라는 존재의 이미지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그럼 2편에서는 이비로 인해 어떠한 세상의 문제가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해결의 단서가 된다고 친다면 존재적 입체감이 보다 전반적인 서사를 이끌어나가야되는 것 같은데 조금은 남성들의 근원적 본성과 파괴적 감성 및 이기적 행위에 집착을 하신 것 같아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너무 1편에서 펼쳐낸 서론이 길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2편에서는 속도감이 장난아니게 빨라지지만 이로 인해 놓치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세상속의 라일라를 비롯한 여성들의 모험과 상황들을 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넘치게 현실속 이야기와 함께 교차시켜 이끌어내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긴 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만 덧붙이자만 번역이 너무 아쉽습니다.. 중간중간 인물명이나 상황속의 오타와 오역들이 제법 눈에 띱니다.. 원서의 문장을 보지않았는데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줍잖게 내용을 더 질질 끌지않고 마무리를 재미지게 그리고 진짜 깔끔하고 확실하게 끝낸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6. 스티븐 킹 특유의 대중적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고 즐거움을 주는 대중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재미져요, 게다가 앞서 주저리 끄적거린 이 시국의 우리의 현실속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는 점도 마찬가지구요, 아마 예전에도 그 시절의 현실과의 대비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겝니다.. 언제나 남녀의 성별에 따른 불평등과 차별은 변함없이 사회속에서 만연되어온 모습이니까 말입니다.. 이제는 바껴야죠, 킹쌤도 그러길 바래서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겠죠, 쉽진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인식적 변화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을 이끌어내보려는 것일겝니다.. 그것도 흔한 대중소설을 통해서 말이죠,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속에서 우리에게 드러난 민낯들이죠, 게다가 속도감 넘치는 스릴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장르적 즐거움까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러한 모든 감성적 기운이 우리의 머리속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남성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차별과 폭력과 범죄적 가해자로 살아왔는 지 누구보다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잖아요, 여성분들의 사회적 주체성과 중심자로서의 역할과 영역을 보면서 대다수의 기득권을 가진 이시대의 남성 꼰대들과 심지어 이성적이고 배웠다고 자부하는 이중적인 남성적 시선의 민낯을 우린 알자나요, 이런 우리의 민낯속에서 자라고 배운 또다른 세상속으로 나아가는 남성들이 얼마나 많은 여성을 상대로하는 범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고 그 잘못을 제대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지 우리 모두 알잖아요, 순삭하듯 잊혀지는 대중소설일지언정 이 작품속의 이야기속에서 잠시나마 남성이 보여주고 가지고 온 사회적 차별의 시선과 잘못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변화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조금씩 변화되어가면 어떨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여성분들이 마구마구 좋아할만한 작품은 또 아니라는거.. 참 아이러니컬하죠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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