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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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일 배송, 로켓 배송, 새벽 배송, 뭐 이제는 굳이 나서지 않고서도 필요한 것들을 모두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아이 쇼핑의 시대가 자연스럽게 삶의 중심에 자리를 잡은거죠, 뭐든 사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몇번의 클릭질과 몇번의 눈팅으로만으로도 실물을 접하지 않고도 그 제품의 활용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자판을 열고 임대를 주고 상품을 판매하던 잡화상들은 어느덧 자취를 감추어버렸죠, 대규모의 저가 상품들을 최소한의 마진으로 쇼핑몰마냥 광범위하게 판매하면서 마진을 남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뭉치고 하나되고 합쳐져서 대중의 입맛을 다양각색으로 맞춰줍니다.. 그렇게 건건이 주변에서 필요할때마다 찾던 세상은 이제는 안녕, 현실을 살아가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나쁘지는 않습니다.. 팍팍한 유리지갑 인생에 조금이라도 덜 주고 사는 생필품의 가격들이 주는 장점은 굳이 떠들 필요조차 없는거니까요, 그리고 즉각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물품을 앉은 자리에서 구매가 가능한 신속한 세상의 법칙이 더 빨라지면 빨라졌지 더뎌갈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급격한 인터넷 몰의 확장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채 20년이 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인터넷 쇼핑몰이 없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인간에 필요한 모든 것이 0과 1이라는 단순한 숫자 모음의 세상속에 우주만큼 광활하게 펼쳐져있는거죠, 그속에 나쁜놈들에게 필요한 범죄도구를 판매하는 인간들이 없다고는 말 못하죠, 우리가 굳이 찾아보지 않을 뿐이지, 안그래요?


    2. 미국에서는 마트에서 총을 판답디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아이가 듣고서는 깜딱 놀래는거죠, 홈런볼 사러가서 그럼 총도 살 수 있는거야라는 아이의 물음에 있는 그대로 자격만 갖춰지면 살 수 있을거라고 답해주었습니다.. 그럼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총도 합법적으로 인터넷으로 판매가 되는건가요, 그냥 궁금해서요, 아님 말고, 하지만 총기가 반입이 되지도 않고 총기를 신고하지않고 개인이 소유하지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두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우리 나라의 대중영화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총기가 등장하고 사회속에서 따따따따 그리며 쏴대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봅니다.. 우린 미국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말인즉슨 불법이든, 비밀스럽든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불법 총기류가 범죄자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겠죠, 그렇다면 이런 범죄도구를 판매하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굳이 총기류를 제외하더라도 살인과 폭력과 온갖 범죄를 위해 사용되는 비일반적인 도구를 말이죠, 우리가 익히 아는 인터넷 공간속에서도 아무나 알 수 없는 구석탱이의 숨겨진 공간속의 딥웹속에서 그들만의 쇼핑몰이 절찬리에 구매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을 지도 모르죠, 우린 인간이니까요, 정말 못하고 안하고 하기 싫은것이 없는 완벽한 비이성적 본성을 가진 혐오덩어리들에게 있어선 말이죠, 이 작품은 그런 사회적 이면의 범죄적 세상속에 펼쳐지는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언제나 장르적 감성과 인물들의 입체감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강지영 작가의 작품입죠, "살인자의 쇼핑몰"입니다..


    3. 작중의 화자와 이야기의 시선은 한 여대생의 시점으로 그려집니다.. 그녀는 어린시절 삼촌과 함께 살아온 정지안이라는 여성이죠, 삼촌인 정진만은 어려서부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존재였습니다.. 중학교때부터 도박을 알고 혼자 일을 펼치는 그런 존재였죠, 성인이 되기도 전에 삼촌은 자신이 해야될 일을 알았나봅니다.. 그리고 집을 나선 그가 돌아왔을때 지안이에게는 모든 것이 변해버렸습니다..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장례식날 부모님마저 자살을 택하신거죠, 그렇게 오롯이 혼자가 되어버린 지안이에게는 이제 삼촌밖에 없습니다.. 그런 지안이를 삼촌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시골의 한적한 곳에 삼촌은 창고를 짓고 자신만의 쇼핑몰을 만들어 잡화를 판매하면서 지안이를 키웁니다.. 그리고 지안이가 홀로 설 수 있게끔 그가 알려줄 수 있는 조언을 마다하지 않죠,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느덧 지안이는 대학생이 되었지만 갑자기 삼촌이 자살을 했다는 비보를 전해듣고 지안이는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의 친구였던 초등학교 동창 정민을 만나서 삼촌의 장례에 도움을 받죠, 그리고 화장을 한 후 삼촌과 자신이 살던 창고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때 삼촌이 남긴 휴대폰으로 누군가의 문자를 확인하고선 소규모의 잡화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금액을 의아해하는 지안이게 새로운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4. 강지영의 "살인자의 쇼핑몰"은 중편정도의 분량으로 상당히 짧습니다.. 한번 훅하니 강렬하게 전달해주고는 깔끔하게 빠집니다.. 삼촌과 조카라는 개연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단순하게 펼쳐지는 재미진 장르스릴러소설이라고 봐야겠습니다.. 게다가 살인자들을 위한 쇼핑몰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무척이나 매력적인 상황을 이끌어내죠, 비유를 하자면 한국판 가이 리치의 범죄영화같은 뭐 그런 한순간에 상황들이 몰아치지만 그 내막과 상황들이 끈끈하게 연결되어있는 연결적 구성들로 인한 즐거움이 가득한 그런 느낌, 알죠?.. 모릅니까, 그럼 이 책을 보시면 아시겠네요, 느낌도 대단히 파괴적이고 장르적이지만 그 감성이 나쁘지 않고 유쾌하고 흥미진진함을 탑재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가볍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연속성도 아주 짧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한공간에서 한순간에 연쇄적으로 펼쳐지는 것이죠, 충격적 상황과 연이어 벌어지는 반전의 연결고리는 매우 재미집니다.. 고민하고 생각하고 연결을 위한 단서를 찾을 필요조차 없이 이어지는 상황속에서 그 이미지만 충실히 머리에 각인시키면 내용과 즐거움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런 구조입니다.. 게다가 짧다니까요,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심리와 사회적 존재로서의 가치관과 인성등을 드러내는 정의로운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큰 매력입니다.. 딱히 인간다운 인간들이 없습니다..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인간적 내면의 도덕성이 부재인 존재들이죠, 죽이는 자나 죽지 않으려는 자나 죽이길 요구하는 자나 죽음을 관조하는 자들 모두 그러합니다.. 이 작품속의 세상속의 이야기는 너무 비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장르적 감성과 매력이 가득한 것이죠, 작가는 애초부터 사회적 문제나 딜레마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을 거둬내고 그냥 이 소설은 즐거운 장르스릴러소설로만 짜맞춘거라고 보여집니다.. 사람이 생각이 깊어지면 쉽게 답을 못내리는것처럼요,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합니다.. 죽지 않고 살아남기,


    5. 그런데 위의 매력과 즐거움과 장점이 어떤 면에서는 모두 단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너무 짧죠, 이야기의 서사가 아주 단순합니다.. 그렇다보니 인물들이 보여주는 상황적 매력과 속도감이 인물들의 입체감을 깍아먹기도 합니다.. 훅하니 펼쳐지는 소동의 주변에 존재하는 인간군상들의 면면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구구절절하게 하지 않기 위한 방편이었겠지만 독자로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조금만 더 이어나가주셨더라면, 상황이 주는 매력과 스릴감과 서스펜스의 묘사가 그려졌더라면, 특히나 개연성과 상황 연출의 전조들과 반전들에 대한 이야기에 살을 찌워주셨더라면,하는 뭐 그런 아쉬움입니다.. 너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끝나버려서 그런거지요, 또한 작가의 의도이기는 하지만 중심 인물인 정지안이라는 여성에게만이라도 보다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간의 면모와 감성과 심리를 부여해주셨더라면 조금 더 독자로서 공감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주변의 인물들이야 뭐, 하지만 모든 것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정지안이라는 캐릭터의 다양한 입체감이 부족한 면에 대한 그런 안타까움입죠, 그렇게 이리저리해서 이 작품은 너무 급격하게 상황을 정리해나갑니다.. 또 비유를 하자면 작가가 집필과정에 소설의 상황이 잘 그려져서 막 타닥타닥 문장이 이루어지는 와중에 꾸역꾸역 조금씩 배가 아파오기 시작하고  화장실을 머리속에서 떠올리기 시작하면서 이 장면만 마무리하고, 이 상황만 정리하고, 이 반전만 해결하고... 그렇게 볼일을 미루다보니 조바심이 들기 시작해 소설의 서사를 빨리 끝내려한 것 처럼 말이죠, 조금 더 편안한 상황과 자연스러운 이어짐이 주어졌더라면 더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결국 재미진 작품 조금 더 읽고 싶은 독자적 요구라고 생각하심 될 듯,


    6. 장르적 독창성과 상상력은 아주 칭찬해, 인물들이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는 상황적 즐거움 또한 칭찬해, 단순하지만 속도감과 그 스릴감의 감성을 잃지않고 독자들에게 짧지만 굻고 강한 충격으로 전달해주는 이 작품의 재미는 생각보다 작지 않습니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대중적 스릴러소설로서의 잔재미와 즐거움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죠, 여느 흔한 스릴러 작가나 국내 작가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어둠이라는 밑바닥 인생의 감성과 찌질함과는 궤를 달리하는 강지영표 캐릭터들의 다양성이 주는 즐거움은 뛰어나죠, 톡톡 튀는 인물적 다양성과 가벼움이 아주 좋습니다.. 그렇다고 인물이 가볍기만 한건 아닙니다.. 그 캐릭터성의 가벼움의 이면에 숨겨진 묵직한 울림은 읽는 내내 행간속에서 독자들의 머리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봐야죠, 짧고 단순한 스토리지만 그 상황과 인물이 주는 다양함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출퇴근길에 한손에 들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대중스릴러소설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는 그런 작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대중적 재미와 단순한 즐거움에 집중한 장르 스릴러소설입죠,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더 길게 이어졌더라면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이 얼매나 재미진 작품인가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이 인물들의 구성으로 시리즈로서의 영역으로 확장되면 좋겠다라는 뭐 그런 생각마저 들더군요, 대신 상황적 속도감도 좋지만 작가가 부여해놓은 각각의 다양한 인물의 내면과 심리와 이야기에 조금 더 입체감만 부여된다면 말이죠, 그만큼 인물들이 주는 즐거움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거슨 만고 내생각이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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