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사랑법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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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어른들은 자기들의 생각과 판단이 다 옳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왜 부모님들은 자식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요, 조금은 철없어 보이고 조금은 미숙하고 조금은 모르는게 많다고 생각하는 어른들, 부모님들의 생각은 과연 옳은건가요, 저 역시 부모이고 어른이고 또 누군가의 자식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려주고 그들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끝없이 들어줄 여유가 없는 기성세대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내기위해 수많은 군더더기와 시덥잖은 곁다리적 말들을 가져다 붙입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마지막의 요점은 어이없게도 제일 처음 던져놓은 이야기의 시작점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부모들은 그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시작과 함께 다 알아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어른들과 부모들은 아이들을 인식하고 그렇게 끊임없이 철없는 생각과 판단을 가진 존재로 치부하고 가르치려고 들고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들이 알고 배우고 익히고 경험한 모든 삶의 지혜와 학습들을 말이죠, 그리고 이 모든 학습속에는 어쩔 수 없이 터득한 관행과 관습과 거짓된 진실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그들의 삶에 녹아난 세상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하나의 진실로 세뇌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아이지만 또 어린 아이들의 부모이기에 이러한 어설픈 철없음과 맹목적 과신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온갖 혼란과 복잡다단한 삶의 울타리속 풀숲을 제낄때마다 튀어나오는 벌레와 곤충을 발로 밟고 없애면서 눈에 보이는 이 풀밭은 깨끗하고 무해한 공간이라고 자평하는 것이죠, 그러나 쉽게 이 풀밭에 자유롭게 몸을 뉘이고 맨몸으로 뒹굴지는 않죠, 자평한 무해한 공간에서 벌레에게 물리길 원치는 않을테니까요, 그렇게 나의 눈에 띄지 않은 벌레들의 역습은 없을거라고 확신하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2. 솔직히 세상에는 지랄맞은 인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온갖 악한 인간들이며, 자식들의 아이들과 가족을 내팽개치거나 학대를 저지르는 정신나간 어른들이며 이 시대의 올바른 세상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국민을 대변하고 사회를 이끄는 정치인들이나 정말 정말 지랄맞은 족속들이 흔하디 흔합니다.. 좀 과한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시대를 살아내는 저같은 한낱 월급쟁이 민초들의 삶과 울타리속에선 맨발로조차 풀밭을 쉽게 거닐질 못하니까요, 그럴러면 버물리나 물파스 정도는 구비해야지만 최소한 양말이라도 벗고 풀밭을 거닐 수 있을겝니다.. 애초부터 적응되지 못한 자연의 풀밭속의 삶에 대한 거부반응이겠죠, 인간의 사회라는게 그런 것 같습니다.. 온갖 해로운 족속들로 가득찬 위험한 삶이 공존하는 곳이죠, 누구나 벗어나고 싶지만 어느누구도 헤어나오질 못하는 생명의 미로와 같은 공간의 세상입죠, 그렇기에 우린 조금이라도 어리고 연악하고 목소리가 작고 힘이 없는 이웃과 아이들과 철없어보이는 어설픈 누군 가의 말 한마디조차 귀 기울여 들어본다면 조금은 나은 세상의 풀밭에서 최소한 반바지만이라도 입고 앉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 사회의 범죄적 불안과 공포에 대한 대단히 대중적인 문장과 자연스러움으로 집필된 영미스릴러 한권을 읽었습니다.. 흔한 범죄스릴러소설이고 더 흔한 FBI수사관과 프로파일링 범죄심리학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마이크 오머의 조이 벤틀리 시리즈의 첫 작품 "살인자의 사랑법"입니다.. 원제는 '어 킬러스 마인드'라꼬  뭐 살인자의 심리, 정신, 마음 뭐 이런거 아니게씀꽈,,, 원제와는 좀 안어울리죠, 뜬금없이 사랑법이라니...


    3. 제목은 소설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연쇄살인자와 관련된 이야기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여기에서 사랑법이라는 개념은 살인마가 여성을 살해해서 방부처리해서 시신을 폐기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내용이라고 보셔도 무방하겠습니다.. 하지만 제목만으로 판단컨데, 아 이 부분은 뒤에 말합시다.. 여하튼 이 소설은 한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기 전 벌어지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이 남성은 여성을 살해한 뒤 방부처리를 하여 시신을 호숫가로 옮겨놓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점의 버지니아에서는 조이 벤틀리라는 한 여성의 삶이 다루어지죠, 이 여성은 버지니아주의 FBI에 근무하는 범죄심리학자입니다.. 그녀는 과거 자신에게 발생했던 사건으로 인해 나름의 트라우마로 인해 잠 못드는 밤을 보내는 여성이자 프로파일러입죠, 그리고 또다른 한명의 FBI수사관이 이곳을 발령받아 옵니다.. 테이텀 그레이는 발령과 함께 시카고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에 대한 자문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덥잖은 범죄심리학자를 만난 테이텀은 자신이 본 조이 밴틀리를 자문에 참여시키죠, 이렇게 이 파트너는 일련의 연쇄살인과 관련된 진실찾기를 해 나갑니다.. 이것과 함께 트라우마로 이어지는 조이 밴틀리의 과거의 이야기가 등장하죠, 어린시절 조이가 살던 소도시에서 발생한 여성 성폭력 연쇄살인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조이가 경험한 이야기가 동시에 이어집니다.. 현재의 조이 밴틀리의 모습을 어느정도 유추해볼 수 있는 과거의 이야기입죠, 그렇게 현재와 과거와 연결되며 시카고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에 대한 단서를 찾던 중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는데......


    4. 뭐랄까요, 이 작품은 대단히 잘 읽히는 대중스릴러소설입니다.. 문장이 주는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자연스럽고 일반적이고 유머러스한 대화와 인물들의 파트너십적 대중적 공감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뭔가 독자가 원하는 서사와 집중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꼬 전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이고 전형적이고 대중적인 캐릭터와 사건의 상황적 정황이나 흐름들이 주는 호기심도 나쁘지 않았구요, 중간중간 이어지는 주인공의 과거의 이야기에 대한 또다른 매력과 이와 함께 인물과 함께 엮여지는 입체적 이미지도 매우 훈륭했습니다.. 조금은 의도적이고 억지스러운 두명의 캐릭터간의 조합이 보여주는 캐미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상황을 이어가는 방법들이 자연스러워서 가독성 하나는 아주 뛰어나다는 칭찬을 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이자 서사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조이 밴틀리라는 여성의 시선속에서 범죄라는 상황이 주는 불안과 공포와 두려움이 독자들에게 또다른 공감적 측면을 부여하는 부분도 칭찬해야겠습니다.. 과거의 조이와 현재의 조이를 연결하며 연쇄살인과 범죄의 세상속에 놓인 여성들의 삶이 겪는 두려움을 그녀로 인해 자연스럽게 투영하고 또한 이를 목적으로 정신나간 범죄를 저지르고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의 심리를 프로파일링하는 전문적인 목적과 개인적 목적을 교차시켜가며 독자들의 흥분을 일으키는 방법론은 이 작품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해야겠습니다.. 특히나 후반부에 들어서서 이어지는 살인자의 행위나 상황적인 반전이 주는 공포스러움은 대단했습니다.. 연쇄살인마, 사이코패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살인의 행위를 확장시켜 나가며 범죄를 일으킬때 독자로서 받아들이는 충격은 제법 묵직했습니다.. 전 그랬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단순한 이유로 범죄가 확장되어버리는 상황을 의도한 작가의 서사에 깜짝 놀랬구요, 무엇보다 마지막 한줄의 이어질 작품의 이야기에 대한 충격적 반전은 흔한 밑밥이 아니라 낚시줄에 대왕 오징어 한마리로 고래만한 참치하나 던져줄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쉬운 점이 제법 눈에 띕니다.. 일단 앞서 말씀드리려다 만 제목과 관련한 부분입죠, "살인자의 사랑법"이라니요, 사랑법이라함은 일종의 로맨스가 느껴지죠, 내용속에 분명 제목과 연관된 연쇄살인마의 정신질환적 집착적 살인이 벌어지긴 하지만 애초의 제목에서 연상된 의도와는 다르죠, 그럴려면 살인자의 앞에 연쇄라라고 덧붙여야함이 온당하나 원제가에서 시리얼이라는 단어가 없었기에 본 제목이 되었겠지만 또 그럴러면 오히려 원제를 그대로 사용하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원제를 그대로 차용하기가 쉽진 않죠, 참 고민이 많으실 부분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제목이 주는 미스디렉션은 개인적으로는 미스테이크라꼬 아쉬움을 하나 남기면서 또다른 아쉬움은 문장들이 주는 자연스러운 연결로 인해 몰입감과 이야기의 흡입력은 대단히 뛰어남에도 사실 범죄적 상황이나 흐름이 주는 즐거움은 조금 빈약합니다.. 잘근잘근 씹어주는 서스펜스나 긴박감은 느껴지지 않죠, 물론 생각의 차이에 따라 이러한 즐거움을 가지신 분들도 없진 않으실테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방법론의 연쇄살인마를 대하는 흔한 범죄 프로파일링소설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스토리에서 저로서는 하나의 상황이 등장함과 동시에 아니 얘네, 하고 어설프게 답을 내려버렸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저의 판단이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로 이어져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제법 아쉽습니다.. 하기사 이러한 제 추측은 저한테만 국한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 사실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하나의 장면이 도출되자마자 의견을 제시했다가 그 의견이 결말의 진실과 동일하기에 큰 재미를 못 느낀 일인이기도 하니까요, 보지도 않고 제시한 추리로 오히려 스포일러를 남발하는 나쁜놈이 되어버린 찝찝한 기억이....


    6. 자, 다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주 매력적인 영미스릴러 대중소설입니다..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뛰어난 대중적 문장의 흐름이 주는 가독성과 흡입력은 아주 즐거움을 안겨주는 재미라고 봐야합니다.. 저 역시 숨도 쉬지않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읽는동안 다른 생각 안하고 행복하게 즐겼으니까요, 만족스러운 스릴러소설인데다가 마지막이 주는 충격적 결말의 이어짐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강렬한지라 다음 작품이 어서 등장하여 독자들에게 선보여지기를 바라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 작품은 과거의 여느 남성 위주의 파트너적 관계를 탈피해서 전적으로 여성의 시선과 시점을 중심으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과 주변의 범죄적 세상에 대한 정의로운 영향력을 선보이는 여성적 장점이 가득한 작품임을 명심합시다.. 물론 매력적인 테이텀 그레이라는 인물이 조이 밴틀리의 모든 것을 거들고 조화를 이루는 즐거움이 큰 작품임에도 조이라는 한 범죄심리학자의 개인적 삶와 그녀의 디테일한 심리와 전문적 프로파일링이 이 작품 시리즈의 중심이라는 점이 가장 큰 중심이죠, 또한 작가가 보여주는 살인마에 대한 무정하고 객관적이고 사이코패스적 무감정적 이해에 따른 상황의 연결과 그들의 심리를 그려낸 표현력은 뒤이어 벌어진 대결에서 더욱 찰지고 끈끈하게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매우 큽니다.. 올해는 좋은 영미스릴러소설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연초부터 즐거운 독서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게다가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기도 해요, 이 작품이 보여주는 기성세대들의 아집과 그들의 이기적 잣대와 이들의 관행적 판단들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시키는가에 대해, 제 스스로도 나름 반성을 해봅니다.. 지나가는 말로 아이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 봉준호감독이 왜 미국에서 상 받은게 그렇게 대단해, 우리나라에서 더 좋은 상 받으면 되지....." 이걸 단순히 니가 틀렸어, 미국에서 주는 상이 최고야라고 한다면,,,, 아이들 말에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진실을 그대로 투과하는 순수함, 그죠,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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