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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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을 사는 목적이 뭘까라고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기 시작하면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사실은 담배를 태우기 시작한 이유도 제 인생에 대한 일종의 우울감과 회의감과 허탈감에 대한 개인적 욕망이 작용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요, 당연히 건강을 생각하거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금연은 이어가는게 맞고 그래야함에도 굳이 남들 태우는 담배 한개비 정도 태운다고 죽을 걱정을 할 것 까지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하루에 한개비로 한정한 흡연을 시작했습니다.. 간혹 한개비 이상을 태울때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기준을 지켜나가고는 있습니다.. 아마 10년이 넘게 제 블로그를 봐오신 몇몇분은 제 금연의 이유와 기간을 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의 금연의 이유는 저의 건강보다는 아이들의 건강과 가족에게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영향을 없애고자 했던 것이 큽니다.. 다른건 몰라도 담배만큼은 굳이 끊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저에게 가장 큰 결단의 이유였죠, 그렇게 십년이 흐르고 아이들은 어느정도 자랐습니다.. 다시 흡연을 시작하고 아이들이 꾸중을 합니다.. 매일같이 아빠의 담배연기가 자신이 아닌 아빠를 죽이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럴때마다 아빠는 하루에 딱(!) 한 개비만 태울꺼야.. 그렇게 큰 건강상 문제는 없을것 같아라고 변명을 하지만 아이들은 듣질 않습니다.. 애초 저보다는 아이들의 건강과 삶을 이유로 금연을 했던 저이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아빠의 건강과 삶을 이유로 금연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고민입니다.. 다시 태우게 된 담배의 독한 연기의 매력을 다시 지우기가 쉽진 않으니까요, 하루 비록 한 개비일지라도,


    2.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요, 저에게 있어서는 가족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입죠, 대다수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와 중년의 어른들의 삶이 그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보다는 자신의 가족과 아이의 인생을 더 중시 여기는 것이죠, 동료들과 친구들은 그러지말라고 합니다.. 여태껏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데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되지않고 그동안 자신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 지 우울해질꺼라고 하길래 최소한의 자기 만족을 위해 끊었던 담배를 다시 이어붙였지요, 어떻게보면 참 바보같은 일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큰 욕망덩어리를 제거한 느낌도 큽니다.. 물론 이제는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서의 아빠의 골치덩어리가 하나 생긴 셈이지만요, 이렇듯 우리는 가족이라는 테두리내에서 삶의 행복과 아픔과 고통과 사랑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장 중요한 인간의 존재의 이유이죠, 그런 의미에서 생존이나 종족의 보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은 당연한 것일겝니다.. 어린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감정은 태초부터 가슴속 깊은 곳에서 생성되어 온 것들이니까요, 가족과 자식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혼란과 불안과 공포와 아픔과 슬픔과 상실과 부활과 공존이라는 의도로 집필된 야마시로 아사코의 단편소설집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은 매우 공감가는 감성적 호러의 세상으로 독자들을 인도하는 것 같습니다..


    3.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짧고 굵고 간단하게 각각의 단편을 쭈욱 넘겨봅시다.. 1편은 '세상에서 가장 짦은 소설'이라는 작품입니다.. 어느날 집에서 유령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부부의 이야기이죠, 갑자기 나타난 유령의 실체와 그 이유를 파헤치는 부부의 진실찾기 정도로 파악하시면 되시겠습니다.. 2편은 '머리 없는 닭, 밤을 헤매다'라는 작풍입니다.. 어린 초등학생의 아픈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 아이가 시골로 전학을 가고 그곳에서 알게된 여학생이 가정폭력과 왕따를 당하는 것을 알게되고 여학생이 키우는 머리 없는 닭과 함께 행복을 알게되지만, 언듯 우리나라의 '소나기'가 떠오르더군요, 마음이 마이 아파, 3편은 '곤드레만드레 SF'라는 작품입니다.. 말그대로 술 취한 사이언스픽션정도로 생각하면 되시겠습니다.. 한 남성이 우연히 발견된 초능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야기죠, 누군가가 술에 취해 꽐라가 되어 막 쏟아놓은 이야기속에 미래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것이죠, 그 미래가 그리 멀지 않은 이유로 벌어지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생각외의 반전이 보이고 나름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4편은 '이불 속의 우주'라는 작품입니다..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무명의 작가가 오롭게 홀로 살게 되어 우연히 얻게 된 중고 이불을 통해 또다른 차원의 촉감과 실체를 느끼게 되면서 작가로서 그 감각을 표현하여 뛰어난 문장력을 보여주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과 감각을 글로 표현해기 위해 이불속에서의 색다른 우주의 감각속으로 빠져드는 작가의 이야기이죠, 나쁘지 않습니다.. 일종의 기묘한 이야기의 한 에피소드 정도의 느낌,


    4. 5편은 '아이의 얼굴'이라는 작품입니다.. 호러미스터리감성스릴러의 설정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단편집 전체를 통틀어 가장 호러스러우면서도 감성적 느낌이 강한 작품이기도 하죠, 한 여성이 과거를 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과거 자신이 알던 친구들의 아이들이 연이어 죽거나 죽음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죠, 그리고 그들중 한명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옵니다.. 그렇게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다시 소환됩니다.. 아직 아이가 없는 그녀에게 그들과 같은 아픔과 고통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죠, 언제나 삶은 그 댓가를 원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6편인 '무전기'는 후쿠시마 지진과 원전 사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작품입니다.. 가슴 시린 상처와 고통의 상실을 다룬 작품입니다.. 흔한 소재와 설정이지만 무전기를 통해 죽은 자와 산 자의 소통과 아련한 그리움의 근원적 슬픔을 다룬 작품이죠, 읽는 내내 가슴이 뻐근해지는 묵직함이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한 남자의 애잔함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라서 좋았습니다.. 7편은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이라는 작품의 대표제목이기도 한 작품이죠, 그러니만큼 작품적 매력이 상당합니다.. 이중적 인격을 가진 한 남성의 가족으로서 아내가 당하는 고통과 혼란과 슬픔과 허탈감을 다룬 작품이고 이를 힘겹게 이겨나가는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단편집의 표제작으로 다룰 정도의 묵직함이 있는 좋은 단편이라꼬 전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아이들아, 잘 자요'라는 작품인데요, 아무래도 이 작품은 우리의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고는 안되는 그런 작품입니다.. 작품의 느낌은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동원된 뭐랄까요, 상당히 편안하면서도 뭉클한 감동과 행복이 담긴 작품입니다만 내용이나 벌어지는 상황들이 주는 묵직함은 끊임없이 세월호의 아픔과 상실과 슬픔을 떠올리게 합디다.. 단편집의 좋은 마무리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5. '아마시로 아사코'라는 작가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읽고 나서 '오쓰이치'를 이야기하더군요, 야, 그러니까 얘가 쟤였던겁니다.. 제가 아는 '오쓰이치'는 섬뜩한 감성적 호러와 스릴러의 장르적 문체가 뛰어난 작가였죠, 읽다보면 좀 마이 찝찝한 문장이나 표현적 감성들이 있었죠, 그런 작가가 이 작품에서 보여준 느낌은 조금 다릅니다.. 전반적인 감성적 성향은 '오쓰이치'의 강한 섬뜩함이 줄어든 반면 가족이나 인간의 삶과 관련된 근원적인 감성에 대한 가치적 영역을 아주 공감가게 이끌어내는 느낌이 다분하죠, 특히나 이 작품은 우리의 일상과 주변의 이야기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이웃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비현실의 이야기입죠, 특히나 상실이라는 아픔과 슬픔을 전제로 한 소재들의 설정은 무척이나 감성적인 애잔함을 동반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습니다.. 억지로 이끌어내는 강한 자극성을 배제하고 어쩔 수 없이 누르고 감추고 숨기고 감내할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슬픔을 담담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려내는 인물들의 묘사가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흔한 설정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작가는 이러한 흔한 현실을 잔잔하게 오랫동안 감성적 여운을 남기고자한 듯 싶습니다.. 몇몇 작품은 그랬습니다..


    6. 편안하지만 애틋하고 슬프지만 행복한 우리네 인생의 한 단면을 바라보는 듯한 공감가는 단편집이라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죠, 전체적으로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가족과 인간이 태생적으로 타고난 존재에 대한 사랑이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의 본능을 상실한 아픔을 대단히 매력적인 설정과 흔한 주제로 다루고 있으니 독자로서는 그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지 않습니다.. 언제나 이별과 상실이 주는 인간적 슬픔은 항상 공감하기 마련이니까요,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로 만들어졌습니다.. 각각의 단편들이 주는 매력은 흔하고 대중적이지만 그 내면의 우리네 인생의 한 단면을 그려낸 감성적 애잔함에 대한 표현과 문체만큼은 상당히 뛰어나다꼬 전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가족은 중요한 삶의 목적이고 이유이기 때문이죠, 작가 '야미시로 아사코'는 이러한 인간의 내면적 슬픔을 잘 이용해서 좋은 단편집을 만들어낸 듯 싶습니다.. 또다른 작가의 자아인 '오쓰이치'의 느낌과는 다른 감성의 편안함을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그 의도에 대한 충격적 매력까지는 느껴보질 못했습니다.. 향후 또 다시 '야마시로 아사코'의 필명으로 작품이 이어진다면 챙겨봐야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애진한 현실적 두려움과 몽환적 비현실의 세상을 잘 표현해는 좋은 단편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예전부터 보아오던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에피소드를 벗어나질 못할 뿐이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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