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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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떠한 경우라도 본인과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이야기의 진실은 모르는 것이죠, 하나의 범죄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쌍방의 객관적 판단을 가지는 경우 그 진실의 시작과 끝은 사실과 증거에 근거한 수많은 정황과 심증들이 톱니바퀴처럼 들어맞아야 그 틀을 들고 당사자에게 진실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진실을 외면할 경우에는 법에 근거한 최소한의 기준에 맞는 진실의 아귀를 맞춰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실이 호도되고 꾸며져서는 안되는 일이죠, 악랄한 살인자가 그들이 저지른 범죄를 확증할 수 있는 모든 사실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은 끝까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보여지는 정황증거와 사실에 근거한 자료들로 죄인을 취급받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범죄를 다루는 판단의 중심이 되는 이들의 결정은 엄청난 권력과 권한과 의무를 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판단으로 인해 감춰진 악마의 진실을 밝혀낼 수도, 선한 인간에게 악을 덧씌울 수도 있는 것이죠, 사회의 시스템속에서 우린 그들에게 그러한 힘과 권한과 권력과 의무를 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개인이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사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규범이라는 틀속에서 그 울타리를 단속하고 관리하고 보호하는 이들에게 준 것이죠,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역할이 어느순간 권력으로 돌변하고 아집으로 변질되어버리면 누군가는 피해를 입게 마련입니다.. 아니 몇몇의 이러한 문제를 가진 이들만 있다면 뭔 문제겠습니까, 이러한 인간들이 자신들이 꾸준히 만들어놓은 권력과 아집의 결정체를 놓치지 않으려고 기득권이라는 이름으로 울타리속에 그들만의 또다른 성을 만들어버리는 것이 문제죠,


    2. 자연은 언제나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태생적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도 이러한 태생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모든 것이 균형과 틀이 무너지면 누군가는 어떤 것에서는 문제와 피해가 발생하고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니까요, 일개의 개인부터 시작해서 가정과 사회와 나라와 지구의 모든 것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잘난것도 아는 것도 없는 놈이 너무 확장해서 멀리 가지맙시다.. 나와 가정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이슈와 범죄와 세상의 삶만 바라봅시다.. 전혀 상관없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부대끼고 마주치고 스쳐가고 이제는 익명과 가려진 선을 통해 소통하는 세상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우리의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살아가긴 어려운 부분입죠, 저 역시 이러한 독후감 한 편이(물론 몇분 읽으시지도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거부감을, 또 누군가에게는 동질성을 줄 수 있을겝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소통과 부대낌과 함께함이 있을 지라도 진실의 끝에는 언제나 본인이 있죠, 보여지는 사실의 이야기 역시 가려진 진실의 끝인 숨겨진 본인에게 그 진실의 토로가 이어져야 합니다.. 허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린 수많은 거짓과 익명과 감춤으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그래야함 했다고, 누구나 그런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거라고,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똑같이 했을거라고, 그리고 한쪽은 무너집니다.. 균형을 잃죠, 사회는 세상은 자연은 균형을 맞추려고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주는 이중성은 쉽게 자연스럽게 그 균형을 만들어내질 못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스스로에 대한 항상성을 가지니까요,, 그게 아주 악랄하고 극악한 범죄이든, 스스로의 진실을 끝까지 지켜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3. 말을 하다가 이상한대로 샛네요, 아니 처음부터 그럴려고 작정하고 샛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우리의 현실속의 사회의 모습이 15년전이나 지금이나 기득권이라는 성속에 꼭꼭 숨은 체 끝없이 만족해오던 족속들이 변함없이 그 행우지를 하는걸 보느라니 참 힘듭니다.. 여전히 일부는 수긍하고 누군가는 거부하고 누군가는 외면하고 살아가는 이 현실에 대한 환멸도 느껴지구요, 뭐 그러타는 이야깁니다.. 길게 하면 끝없는 주절거림이 될 터이니 작품 이야기를 해야되는데...... 이 작품은 니시자와 야스히코라는 일본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론 다양한 소재와 설정으로 만난 작가님이신데 이번에는 본격 추리의 설정을 들고 오셨군요, 제목은 "끝없는 살인"입니다.. 한 여성에 대한 살인 미수 사건과 관련하여 벌어진 범죄사실을 토대로 추리를 다루는 한 모임의 역할론이 지배적으로 이루어지는 작품입니다.. 바로 줄거리를 봅시다, '이치로이 고지에'라는 여성은 퇴근 후 현관문을 여는 순간 뒤에서 습격한 한 남성으로 인해 죽음을 당할 위기에 봉착합니다.. 그가 휘두른 덤벨에 머리를 다치고 그가 비닐 끈으로 목을 조르면서 바라보는 증오가 가득한 눈동자로 인해 자신의 죽음과 직면하죠, 하지만 우연히 자신의 옆에 놓인 덤벨을 들어 가해자를 치고 벗어나 급하게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그리곤 정신을 잃죠, 범인은 범행 과정에서 흘린 학생수첩을 그대로 둔 체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도착한 경찰들은 의식을 잃은 체 누워있는 고지에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수거한 수첩에서 뜻밖의 진실이 드러나죠, 여성을 살해하려던 남성은 이전에 세건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살인마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고지에의 몽타쥬와  밝혀진 신상으로도 살인마를 잡지 못한 체 시간은 흐릅니다.. 그렇게 미결로 4년이 흐른 후 고지에는 살인마가 누구인 지, 자신을 살해하고자한 동기만이라도 알고 싶어서 담당 형사였던 나루토모에게 부탁을 하고 나루토모는 이 사건을 공식적이 아닌 추리와 미스터리에 정통한 작가들의 모임인 연미회에 의뢰를 해 새해가 다가오는 마지막날 그들의 모임에 고지에를 초대하여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그 살인마에 대한 추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추론한 정황과 추리적 연결들이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4. 단순한 설정과 이야기입니다.. 어떠한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고 그 미수에서 살아남은 주인공과 증거로 가해자가 연쇄살인마임을 알게되고 그 살인마는 오랫동안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사건은 미결로 남겨지고 답답한 마음에 담당형사가 추리를 전문적으로 토의하고 취미로 탐정 역할론을 벌이는 모임에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진실에 조금 다가가보자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건을 두고 모임의 회원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면서 억측과 추측과 가정이 난무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죠,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의 사실과 근거에 줄기를 두고 각각의 가설을 주장하는 바가 큽니다.. 사실을 토대로 자신만의 가정을 진실을 만들어나가보려는 의도가 짙은 작품입니다.. 여는 탐정소설과는 다른 역할론과 의도가 이루어진 작품입죠, 본 작품속의 탐정 역할을 하는 모든 이들은 흔한 일반적 추론과 다를 바 없는 진행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하고 경찰조차 밝혀내지 못한 사실과 근거와 증거적 정황들이 들어나고 숨겨진 이야기의 이면을 조금씩 끌어내게 되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성이고 설정이고 방법론입니다.. 작가은 애초부터 마지막의 결론에 대한 스토리의 진행을 고민하고 결말에 연계된 반전의 진행방향을 고려하고 서사를 이어나갔겠지만 저로는 정황에 따른 가정과 추측이 난무하고 극단적인 상황적 증거의 반전들이 들어나는 것이 억지스러웠습니다.. 밝혀진 사실들을 토대로 자기만의 추리를 이어나가기 위한 다양한 상황적 논거들이 인물의 이어짐에 따라 드러났다 사그러지고 또 반전을 거듭하며 후반부에 이르게 되지만 솔직히 답답하고 어줍잖은 상황의 연결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구마 몇천개의 추리적 역할론으로 인해 밝혀지는 결말의 진실의 충격을 아주 상당합니다.. 사실 이러한 결말의 반전적 충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끝없는 고구마의 살인이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더군요,


    5. 어렵지 않는 범죄 사실의 근거가 상황과 정황과 추측과 가정으로 얼마나 다양한 진실의 틀로 이끌어내어지는 지 우린 이 작품을 통해 보게 됩니다.. 이러한 억지와 주장이 예를 들어 법을 집행하는 이들의 판단과 잣대와 그들만의 권한으로 누군가를 옥죄여온다면 그 끝을 어떻게 확정할 수 있을 지, 두려움마저 듭디다..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단순한 일반 모임이기에 망정이지 이러한 그들만의 가정과 추측들이 주는 거짓된 진실의 무게감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 지 제대로 알게된 작품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미스터리적 역할론으로 인해 밝혀지는 결론의 진실의 반전은 아주 큰 반향을 줍니다.. 짧은 순간 반전에 대한 또다른 반전의 끝맺음을 이 작품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그러니 이 작품은 마지막이 살린 것이지요, 본격 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한번쯤을 즐겨보셔도 좋을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굳이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너무 짜맞춰진 미스터리의 설정과 구성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반전이 주는 충격 이면에 인간으로서 그리고 공감이라는 대중적 판단의 이유로서도 이 작품은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받아들여지는 우리의 현실과 상황들이 주는 세상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주는 감성적 측면에서는 조금 칭찬해주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작품들의 독창적 세계관과 특수한 설정과 관계를 그런 전작들이 조금 더 생각나더군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반전과 또다른 반전의 마지막을 두고두고 추천해도 될 만큼 좋다는 점 하나는 끝없이 말씀드립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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