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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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백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여즉 친구로 남아서 만날때마다 한말 또하고 대화의 반은 욕에다가 병신처럼 웃다 술에 취해 즐거워 몸둘 바를 모르며 행복해하는 친구들은 고딩 친구들입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고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편한 주변인은 그때 그 친구들입니다.. 제 안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입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달이 만나도 우린 그때 그시절의 삶과 인생으로 돌아갑니다.. 독후감에서도 이야기한 듯 싶긴한데,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죠, 저라는 사람이 만들어지고 그 중심을 잡는 시간의 모든 것을 함께 한 존재들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 인생에서 만난 시간으로는 짧은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친구는 기껏해야 고3 일년동안만 만났으니까요, 그런 점에서는 대학시절 수년동안 함께 동거동락한 친구와 더 많은 소통과 추억이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시절 그 순간의 기억은 고딩때에 멈춰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중딩때의 친구, 대학때의 친구,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소통과 삶의 추억이 가득한 이도 있겠으나 저로서는 응답해야할 1988년의 시절을 잊지를 못하겠습니다.. 고2, 제가 살아온 세상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불안했던 시절속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했던 시절의 추억을 말이죠,


    2. 참 선생이 싫었습니다.. 인간적인 슨생들이 별로 없었어요,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학생들을 패대기치고 체벌이라는 이유로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때리고 모욕과 비교를 스스럼없이 해대는 비열한 인간들이 슨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학생의 입장과 권리를 챙겨주시고 소통을 해주시는 슨생님들이 계셔서 우리는 나름 학교라는 공간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폭력과 경쟁과 비교와 불통의 세상이었지만 결국 이해와 포용과 양보와 공감의 세상이기도 한 시간속에서 우린 기성세대의 세상이 응답해주길 바라던 시절의 갓 태어난 정신적 미성숙아의 시절이였습니다.. 이제 알기 시작한 세상의 의도와 나의 주체적 존재의 가치가 인정받고 고속에서 적응하고 살아가기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깨우치려고 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우리가 배우고 익히고 교육받은 세상과 현실의 괴리와 부조리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던 시간속에서 가장 나를 나로 인정하고 지켜주는 존재가 바로 그 시절의 친구였습니다.. 그렇기에 수십년이 흘러 그때 슨생들의 나이보다 훨씬 지나버린 지금에도 우린 여전히 만나면 그때 그 슨생을 그때의 나로서 욕을하고 진저리를 칩니다.. 이 친구란 놈들은 술값은 안아까워해도 책 한권 사는거는 드럽게 아까워합디다.. 제가 가진 소설 몇권 던져주면 웃음꽃이 활짝 피더이다..그래서 잘 읽히고 재미진 작품을 찾다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참 많습니다.. 그만큼 게이고 슨생은 뛰어난 작가인게지요,, 그런 작가의 초기작들은 무척 재미지고 느낌도 좋습니다.. 이번에 읽은 "동급생"도 그런 작품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나 다를 바 없는 고딩들의 성장통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기도 합니다..


    3. 하루미라는 여동생의 병과 관련된 서장에서 나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동생 하루미는 심징질환을 앓고 힘겹게 이겨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시간은 흘려 몇번의 수술을 거쳐 이제 어느정도 세상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하루미때문에 가족의 모든 중심은 하루미에게 집중되어 있죠, 하지만 하루미는 그런 자신의 병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명랑하게 말하지만 난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를 못합니다.. 하루미의 병은 우연히 벌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나는 하루미를 아프게 만든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 꼭 복수하겠다라고 다짐합니다.. 그들은 누구인 지, 그리고 난 어떻게 그들에게 복수를 할 것인 지, 모르지만 소설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시작과 함께 유키코라는 여학생이 죽은 것을 알게 됩니다.. 나는 니시하라 소이치, 학교 야구부의 주장, 그리고 죽은 아이는 미야마에 유키코라는 야구부에서 매니져 관리를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충격과 함께 유키코의 교통사고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문을 갔다가 집으로 향하는 니시하라에게 동급생인 미즈무라 히로코가 유키코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던져주죠, 유키코가 임신을 한 체 사고로 죽음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니시하라는 그 임신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알게 되죠, 그로 인해 유키코는 죽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도 또다시 유키의 죽음에는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다름아닌 학교의 학생 지도교사인 미사키라는 여선생의 감시와 미행이 유키코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사실을 알게된 니시하라는 자신의 책임을 떠올리며 유키코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 학교측과 맞서는데........


    4. 이 작품은 무척 재미진 학창시절의 성장통을 다룬 미스터리소설입니다.. 소년이 아닌 성인으로서의 경계적 위치에서 자신의 자아를 확립하고 세상의 삶을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죠, 하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어른들의 세계는 그들의 눈에는 부조리와 거짓이 가득찬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선생이라는 존재는 통제와 감시와 압박의 대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 어른들의 세상속에서 만들어진 강박적 시스템속에 가두고 그속에 아이들의 자유를 구속하며 소통과 이해의 역할이 아니라 그들의 잣대에 맞춘 옳고 그름의 기준속에서 학생들을 미리 단죄하고 잘잘못을 가려 우월을 가르치기에 급급한 사람들입죠, 물론 요즘하고는 다릅니다.. 예전에는 그런 슨생들이 많았습니다.. 일본도 그런 모냥입니다.. 그런 공간을 중심으로 게이고 슨생은 아주 매력적인 인물적 캐릭터를 구성했습니다.. 니시하라라는 고3의 남학생의 주체적 활약은 아주 좋습니다.. 흔한 수동적 학생의 모습이 아니죠, 옳고 그름의 판단에 있어서 자신의 잘못과 주변에 벌어지는 상황적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따져나가는 모습과 함께 어른이 어른답지 못함을 니시하라는 있는 그대로 까발리면서 학교의 부조리와 세상의 어른들이 만들어낸 시스템의 사회적 불의를 순수하면서도 강력하게 끄집어냅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에 자신들을 꾸역꾸역 밀어넣기 위해 슨생들이 만들고 열어놓은 문을 향해 들어가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과 몇몇 아이들은 그 문 외에도 또다른 길을 찾고자 합니다.. 이 작품은 강력한 사회파 소설이라고 전 봤습니다..


    5. 학창시절에서는 가장 큰 사건이기도 하죠,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과 그 중심에 놓은 인물의 이야기는 만약 내가 저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그리고 남녀의 감정등이 만들어낸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도 엿보입니다.. 남녀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입니다.. 사랑에 대한 책임, 관계에 대한 책임, 서로에 대한 책임을 기본적으로 가져야만하죠, 다시 말하면 이것은 배려이기도 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마음이죠, 상처를 주지 말아야한다는 배려, 그리고 책임이 사랑에 대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소설은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고자한 의도가 짙습니다.. 단순한 어린 학생들의 불장난이 초래한 죽음이라는 악몽같은 시간이 그들의 삶과 인생에 어떻나 반향과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의 문제를 다루는 어른들의 시선과 그들만의 잣대속에 갇혀버린 아이들의 통제적 세상의 억압들을 다루고 있죠, 하지만 원칙적으로 이 작품은 미스터리입니다.. 유키코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함께 학교에서 발생한 선생의 죽음의 진실을 찾는 이야기죠, 니시하라는 이 모든 죽음의 중심에 선 인물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그와 관련이 있죠, 그리고 그 죽음의 진실을 니시하라는 제대로 찾아내려고 하죠, 감추기에 급급한 학교의 슨생과 어른들, 그리고 그들의 방법에 적응한 아이들의 행동들, 하지만 니시하라를 비롯한 몇몇의 아이들은 그들만의 세상의 정의를 자유롭게 만들어나갑니다.. 그리고 순수하지만 아픈 사랑과 공감과 공유를 나누죠, 친구는 그런 존재입니다.. 이 작품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흔한 학창시절의 드라마틱한 극적 구성으로 그려졌지만 탄탄하고 꼼꼼하게 그려낸 이야기와 인물들의 매력은 아주 뛰어납니다.. 특히나 고등학생이라는 그 시절의 고민이 가득한 혼란스러운 심리적 문제를 대단히 섬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6. 게이고 슨생은 아시다시피 많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가독성이 좋습니다.. 스토리의 구성이나 인물들의 대중적 투영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공감도 잘되죠, 그렇기에 나쁘게 받아들여지는 작품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보통 재미는 있는데 예전보다는 못해라는 독후감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게이고의 초창기의 작품들은 무척이나 좋습니다.. 설정이나 소재나 주제적 측면에서도 이후에 집필된 다양한 작품의 의도보다는 보다 질적 접근이 잘 이루어진 경향이 짙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동급생"은 작가가 만들어낸 학창시절을 다룬 얼마되지 않은 작품중에서도 아주 재미지고 찰진 내용을 가진 작품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흔한 스토리의 극적 전개이긴 하지만 가볍진 않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들어나는 진실속에서 보여주는 사회파적 관심은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의 화두는 지금 우리의 삶과 현실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아이들의 눈과 시선속에서 기성세대가 만들어놓고 만들어가는 세상의 모습은 여전히 혼란스럽게 부조리한 것이라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그리고 그런 잘못된 세상의 모습을 어른들은 여전히 가르치고 그들처럼 만드는 것이 아이들이 잘 되는 것이라고 최면을 걸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도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이시대의 어른이지만 지금의 저의 여유를 찾기 힘들고 경제적으로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저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 억압되고 통제되어서라도 스스로 경쟁에서 이기고 남들보다 우위가 되어 이미 만들어진 기득권의 세상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맞을겁니다.. 그게 조금 힘들더라도 나중의 아이의 삶을 위해 어른이 해줘야되는 책임일지도 모르죠, 정말 과연 그럴까요, 이미 세상속에서 비교되어버린 어른들의 시선이 아니라 이제 세상속으로 나아가는 비교되지 않은 아이들의 시선속에서 그들의 요구와 요청을 들어줄 순 없을까 한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뭐야 이거 느무 꼰대적으로 마무리되는거 아냐, 끝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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