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독후감을 쓸때마다 끊임없이 제가 끼적대는 이야기중에 가장 많은 중심이 아이들입니다.. 저도 그렇거니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는 거 아닙니까, 물론 개개인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건 굳이 말 할 필요도 없겠죠, 하지만 그 개인이 만들어지는 울타리가 되는 것이 가족이고 부모이고 자식이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나로 바로 서기까지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서 스스로를 돌볼 시간까지 보살핌을 받고 살아가지 않으면 이 세상의 어느누구도 제대로 살아가기가 힘들죠, 특히 인간은 그렇습니다.. 진화론적 접근이니 생물학적 과학을 들먹이는 그런 어설픈 짓거리는 집어치우고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은 인간의 종을 호모 사피엔스라 지칭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여하튼 인간은 이러한 사회적 울타리속에서 자신들의 존재성을 키워 나갑니다.. 그 중심에는 가족이라는 최소의 울타리가 존재하는 것이죠, 지구상의 생명체중에서 인간만큼 부모의 손이 많이 가는 동물도 드물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그 아이가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배경을 만들어줄 부모로서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특히나 그렇습니다.. 스스로 말을 깨우치고 스스로 서서 걷고 스스로 생각을 하기까지 아이들은 부모을 비롯한 그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그 생을 살아내기가 힘든 존재일테니까요,


    2. 어떠한 도움이 없이 인간이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 지, 우리는 압니다.. 저 역시 저의 부모님의 울타리속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의 틀을 배우고 그 속에서 자라고 제대로된 존재적 가치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의 도움으로 저 역시 또다른 아이의 부모가 되었죠, 그리고 사회가 아이를 가르치고 교육을 시키기전에 부모로서 아이의 모든 것을 깨우쳐주려고 노력합니다.. 자신의 생명과 같은 아이들의 올바른 삶의 방법을 부모로서 자신이 배우고 자신이 깨달은 방법으로 사회의 틀속에서 제대로 삶을 살아가는 나름의 법칙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그 눈높이를 맞추고 살아가려고 하죠, 부모는 그런 존재여야만하고 그런 존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가족의 영역속에서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을 가장 우선시하는 개인적 욕구가 강한 존재이기에 자신의 욕망에 아이들이 외면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잘못된 것이지만 인간이기에 그렇겠죠, 그 자체를 제가 단죄를 하거나 평가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모로서 자신의 생명과 같은 아이를 외면하고 소외시키고 배제하고 그 아이의 삶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지 못하는 부모라면 아이 역시 자신의 존재성과 생각과 자아를 깨닫는 순간까지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롭고 비뚤어진 감성을 배울테고 그 역시 자신의 부모를 닮은 거울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자식은 부모와 같습니다.. 부모가 행하는 모든 것은 자식의 모든 것입니다.. 옳고 그름의 중심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눈높이가 주는 가족의 가치관은 비록 아이가 어떠한 삶의 생채기를 가졌더라도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진데, 어릴때부터 아이들이 부모의 눈높이에서 부모가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그들의 잣대로 아이가 자라주길 원하는 강요된 억압은 좀 그만합시다.. 이거뭐지, 하다보니 말이 샜군요, 뜬금없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슨생의 수많은 작품중에 한 편인 "호숫가의 살인 사건"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간결한 이야기가 그려진 작품이지만 그 와중에  독자에게 주는 임팩트는 상당히 강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함 봅시다..


    3. 이 작품의 설정은 아직 초딩들인 아이들을 명문 사립 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합숙교육을 시키는 호숫가의 별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미키 슌스케의 가족을 포함한 총 4가족의 아이들이 호숫가 별장에 모여서 학원강사가 알려주는 족집게 수업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모여서 며칠동안 함께 지내죠, 슌스케는 가족들이 모인 별장에 뒤늦게 참석을 합니다.. 하지만 슌스케는 자신의 부인인 미나코의 알들 쇼타의 친아버지가 아니죠, 그는 미나코와 재혼한 후 쇼타를 만났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를 아는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은 별장을 방문한 슌스케에 대한 어색함이 있죠, 그리고 그곳으로 한명의 여성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슌스케의 내연녀이지만 별장에 슌스케의 서류를 가져다준다는 핑계로 방문을 했습니다.. 그녀는 슌스케의 부하직원이지만 과거 흥신소를 다닌 전력으로 슌스케가 요청한 미나코의 불륜을 캐고 있었습니다.. 슌스케는 미나코가 아이들을 핑계로 이곳에 모인 누군가와 불륜을 저지러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딱히 애정이 없는 미나코의 불륜사실을 밝혀내고 이혼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그 조사를 슌스케의 내연녀인 다카시나 에리코에게 부탁을 했는데 별장을 방문한 에리코는 미나코의 방에서 죽음을 당합니다.. 그 시각 슌스케는 에리코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에 별장 근처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에리코가 오지않자 별장으로 돌아온 직후 실인사건의 내막을 듣게되죠, 그리고 그 살인현장을 어떻게 해야할 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듭니다.. 자신과는 무관한 살인사건이지만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살인사건과 자신의 부인이 가해자라는 사실,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많은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그 살인의 영역속에 있었던 가족들은 아무도 여기 온 것을 알지 못하는 에리코의 시체를 유기하려 합니다.. 과연 그들이 택한 방법이,,,,,


    4. 느그 아부지 머하시노 슨생의 작품은 항상 잘 읽힙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 '호숫가의 살인사건'은 아주 담백한 설정과 스토리로 이어진 깔끔한 추리소설인만큼 독자들이 편안하게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죠, 게이고 센세이의 수많은 작품들이 그 작품의 퀄리티와는 무관하게 잘 읽힌다는 장점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물론 이 작품은 대단히 단편적인 이야기적 구성이지만 그 내면에 담긴 사회적 고민은 아주 거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 제가 말이 새면서까지 끼적댄 이야기로 보근데 이 작품의 독후적 감성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이 작품의 큰 장점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작가는 여러가지 소재와 사회적 이슈와 인간적 감성의 내면을 대단히 현실적이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님이시라는 것은 게이고의 작품을 읽어보신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부분일겝니다.. 특히나 이 작품은 단순한 살인사건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개연성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주기에 후반부에 느껴지는 그 감성적 몰입은 아주 큽니다.. 부모와 자식과 부부의 이야기를 이렇게 현실적이면서도 공감 터지게 문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가 그렇게 흔치는 않을 듯 합니다.. 그것도 한순간도 그 집중적 재미를 잃지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게 만드는 능력 말이죠, 이 작품은 여느 추리소설처럼 하나의 공간속에서 순차적으로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그런 류의 작품이 아닙니다.. 게이고 슨생 특유의 문장력으로 그가 의도한 문제적 진실을 상황과 관계가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공감해가는 스토리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본격추리의 설정보다는 이런 현실적 공감이 지배적인 작품이 좋습니다.. 물론 잘 읽히기도 하구요,


    5. 히가시노 게이고는 엄청난 다작 작가이죠, 그렇다보니 그 많은 작품들이 다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합니다라고 막 띄워주기는 어렵습니다.. 워낙 작품이 많다보니 어느 작품이 초창기 작품인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여하튼 아주 뛰어난 추리적 기법과 사회파적 현실문제를 다룬 작품도 있는 반면 대중적 감성이 충만한 흔한 스릴러소설도 있습니다.. 아마 이 작품은 지금을 기준으로 그의 작품중 중간 정도에 위치한 작품이니만큼 제가 생각하는 초창기의 작품과 근래 등장했던 강렬한 느낌의 작품보다는 가벼운 느낌이 지배적으로 듭니다.. 작품의 내용과 간결한 스토리도 이러한 대중적 가벼움을 느끼게 하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어떻게보면 대단한 능력이지만 독자로서 그의 작품을 읽을때면 참 편안하게 써내려간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간결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 반면 가벼움 역시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의도한 후  그 설정을 두고 일필휘지같은 느낌으로 작가가 그려나가는 듯한 속도감을 느끼는 것이죠, 깔끔하고 간결한 느낌은 이 작품의 큰 장점이자 대중소설의 가벼움을 만드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허나 후반부와 마지막의 결말에서 보여주는 그 감성적 매력은 앞선 가벼움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디다.. 참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작가로서 다작이 그렇게 나쁜 것인가, 하나의 작품에 집중하고 온 집중을 끌어모아서 고민하고 다듬고 수정하고 퇴고의 퇴고를 거쳐서 잉태하는 작품이 최선인가, 그렇다면 조금은 더 대중적이고 가벼움을 목적으로 독자의 현실감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게이고의 작품은 인정받기에 부족한가, 아니겠죠, 그 많은 작품 면면을 독자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거 아니겠습니꽈, 아님 말고



    6. 가족으로서, 아이의 아빠로서, 부부의 남편으로서,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이 작품이 주는 현실적 공감에 충분히 감응하고 즐겼습니다.. 대단히 극악한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는 작품이지만 그 내면과 이면의 진실속에서 드러나는 현실적 문제는 아주 큰 고민과 공통적 물음을 던져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상당히 가벼워 보이고 간결한 작품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그 작품적 의도는 상당히 깊은 인식을 보여주려합니다.. 홍보적 멘트로 말씀드리자면 '호숫가 살인사건'은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가독성이 가득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긴장감이 돋보이는 대중소설이지만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와 자식과 가족이라는 틀이 담겨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고 동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아픔과 고민을 선사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호숫가 살인사건'이 새로 옷을 입고 다시금 독자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이전에 읽으셨던 분이이나 그 많은 작품속에서 유독 이 작품만 못 읽어보신 분들이시나 게이고를 알지만 어느 것부터 읽어봐야할 지 모르시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로서는 편안하면서도 좋은 독후적 감상을 안겨준 이 작품부터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가 그려내는 인간의 관계적 내면과 현실적 딜레마와 추리적 영역의 매력은 일본 미스터리소설의 가장 큰 선택가지중 하나라고 보셔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일본때문에 난리죠, 모르죠, 이제는 일본소설을 읽는다는 것 자체마처 욕들을 지도, 하지만 우린 과하게 행동하진 맙시다.. 몰아가지는 몰자는 이야깁니다.. 저 또한 쪽바리라 칭하고 무시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기득권들의 행우지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여기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일본국민의 이미지까지 바닥으로 내팽개치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또 말이 샜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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