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구역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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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말, 이 의미의 중심에는 지구나 자연이나 과학적인 전제하에 세상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늘 하는 말인 종말의 중심에는 인간이 항상 존재합니다.. 과거에 인류가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을때에도 수많은 지구의 생명체는 자신들의 존재의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공룡은 그렇게 사라져버렸고 수많은 고생대의 생물들은 화석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시절부터 현재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는 생물들도 있죠, 지구는 인류가 살아온 세월의 수억배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종말을 겪지 않았습니다.. 물론 무엇인가의 진행이 끝이나고 마무리가 되는 것을 종말이라고 칭하긴 하지만 우린 보통 인간을 제외한 존재에 대해서는 소멸이나 멸종등과 같은 의미의 말을 쓰곤 하죠, 하지만 인류와 관계된 현실의 삶과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비극적 추측으로 인류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린 보통 '종말'이라고 칭합니다.. 이 종말의 의미에는 단순한 소멸이나 멸망의 의도와 함께 스스로 파괴되어 사라져버린다는 의미가 덧붙여져 있는 것이죠, 인간은, 우리 인류는 스스로 자신들의 소멸을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누구보다 위대한 존재감을 내세우는 인간이라는 존재들이 지구의 생명나이의 발가락의 때만치도 못한 역사를 가진 인간들이 스스로 얼매나 대단한 족속들인냥 종말이라고 떠들어대며 인간이 사라지면 지구종말이 다가올 것이라고 외치죠, 어데다 지구를 갖다대, 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물들도 이러한 자기 위주의 외침이 가능하면 인간을 얼매나 같잖게 비웃겠습니까, 하지만 인간은 자신들이 저지르고 살아가는 짓을 압니다.. 우리가 얼마나 지구를 힘들게하고 병들게 하는 지 압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유리보다 연약한 멘탈을 유지하고자 종교를 들이밀고 어설픈 의지를 이끌어내기위해 종말론을 끌어내려고 하는 것이겠죠,


    2. 일종의 경각심이겠죠,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 잘못되고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짓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인간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생각이 있고 머리가 있고 빤히 보이는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하는 누군가들은 종말이라는 개념을 끄집어내어 그나마 인간답게 살아남을려면 조금은 걱정하고 살자라고 외쳐대는 것이죠, 그나마 다행입니다.. 누군가는 그나마 인류의 미래가 어떨 지, 나름 고민하고 생각하고 걱정하고 미친듯이 달려가는 종말적 파괴의 세상에서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하니 말입니다.. 그 하나가 되든 둘이 되든 여럿이 되든 그들은 나름의 종말의 세상속에서 인류의 바른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 큼직한 몸만큼 머리가 크지 못한 공룡의 소멸처럼 사라지지는 않겠죠, 기껏해야 인류가 머리를 쓰고 시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인식하고 나름의 머리를 굴려가며 공동체의 삶을 살아온 기술된 역사가 1만년도 채 되지 않는데, 수십만년도 넘게 살았던 공룡의 소멸 역사보다 빠르게 종말에 접근하고 있다니, 참 대단한 존재이기는 합니다.. 그러니 우린 끊임없이 생각하고 인식하고 가르치고 떠들어대는 종말론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요, 딴엔 좀 똑똑하다고 인간들이 끄적대는 종말론 관련 서적은 좀 있어 보입니다.. 철학적인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까지 들먹이고 하면 좀더 젠체할 수도 있죠, 그러면서도 인간들이 혹하는 비극적 미래를 담고 있으니 매력도 있습니다.. 여기 그런 작품을 한편 만났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랍디다.. 그외에 다른 상도 마이 받았다니 좀 있어보이는 작가임에는 틀림엄꼬, 콜슨 화이트헤드라는 이름인데 성이 좀 예명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작가의 종말후의 세상의 황폐함을 다룬 작품 "제1구역"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2011년도에 집필되었고 풀리쳐상 수상작인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작품은 2016년도 작품이랍니다..


    3. 최후의 밤은 아무런 기미도 없이 닥쳤습니다.. 일상의 반복과 변함없은 주변의 세상속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파괴적인 전염병은 한순간에 인간에게 다가왔고 그렇게 순식간에 세상은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전염된 인류는 좀비처럼 살아남은 슬픈 인류의 살을 물어뜯고 내장을 파헤치며 의미없은 죽음후의 삶을 살아가거나 붙박이 망령은 그렇게 전염이 된 체 시간이 멈춰진 듯 세상속에서 버려졌습니다.. 인류의 대부분은 그렇게 지구에서 버려지고 삶의 이유를 잊어먹었죠, 하지만 그런 세상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간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이유를 확인하고 생명을 지키기위해 스스로를 지켜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인류가 그들만의 안전지대를 마련하게 되죠, 과거 뉴욕이었던 맨하턴의 한 지역에 그들만의 "제1구역"을 장벽을 설치하고 보다 안전한 장소로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맨하턴의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좀비들과 같은 해골들을 수색하고 처리하고 붙박이망령들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이 팀의 일원인 오매가대원들중 마크 스피츠라 불리우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세상의 사회가 소멸되고 종말을 겪은 후 살아남은 변화의 시기에 마크 스피츠는 스스로 견뎌내고 안전한 장벽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속에서 새로운 삶이 가능할 지를 고민하며 맨하턴의 대다수인 전염된 인간들을 제거해나가고 있죠, 3일간의 수색동안 자신의 이야기와 주변의 삶과 과거로의 회귀를 끄집어내며 마크 스피츠는 과연 인간에게 종말전과 후의 삶에 있어서 어떤 가능성이 있을 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누군가는 과거에 어떠했고 누구는 그렇게 살아남아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와 종말과 현재를 견뎌내지 못한 체 대다수의 살아남은 인류는 고통받고 상처받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죠,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미래의 삶은 과연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4. 단락단락 끊기는 맛은 없는 작품입니다.. 하나의 상황에서 펼쳐나가는 확장성이 아주 대단한 작품입니다.. 일종의 장광설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차분하게 문장의 내용에 집중하게 되면 그 자체의 이야기들이 주는 매력이 한껏 감정속으로 스며듭니다.. 마크 스피츠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주인공의 시선속에서 주변의 상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찬찬하게 끄집어내는 방식은 이 작품의 성향과 감성과 배경과 주제가 주는 대중적 성향과 배치되는 느낌도 다분합니다.. 상당한 긴장감과 상황적 몰입감이 주어져야한 좀비들과의 대치상황에서 뜬금없이 과거와 각각의 인생의 중심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방식은 초반에는 쉽게 적응하기 힘들기도 하죠, 하지만 말 그대로 찬찬히 그 내면을 들여다볼짝시면(중학교 졸업하신 분들이라면 대체적으로 그 내면이 다 보일 듯) 작가가 의도한 메타포적 은유의 이야기가 자못 와닿지 않을까 싶습니다..소설의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붙박이 망령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신박하죠, 흔한 좀비적 성향의 해골들의 공격성이 아니라 이들은 전염이 된 후 자신이 살아가던 공간속에서 자신의 삶의 행동속에서 영원히 갇힌 존재들이니까요, 소설속에서 이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존재의 의미가 없는 소멸시켜도 무방한 흩날리는 재와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종말후의 세상속에 남겨진 대부분의 인류들인게죠, 살아남은 인간이 소멸시킨 죽은자들의 붙박이 망령의 재로 뒤덮인 도시는 회색빛입니다.. 하지만 이 회색빛속에 여전히 인간은 스스로를 지켜나가려고 애씁니다.. 그게 인간의 생명력이자 삶의 욕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렵다구요, 책도 어렵습니다.. 허나 재미집니다.. 진짜루,


    5. 챕터도 없고 상황적 단락도 없고 장광설처럼 이어지는 이야기가 맥락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 말씀드리지만 '찬찬히' 그렇다고 인상 찌그려트리며 난독증처럼 독서를 하지않아도 그 내용에 따라 눈길을 주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감성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작가의 능력이겠죠, 작가는 설정을 흔하디 흔한 좀비적 세상의 종말론을 끌여들였고 살아남은 인류의 끊임없는 존재적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안전구역을 만들고 그 속에 또다시 인간의 세상과 사회를 만들고 살아남은 인류의 삶속에서 그들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외치지만 사라진 과거의 기억속으로 회귀하는 살아남은 종말 이후의 인간들은 종말과 함께 다가온 끔찍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죠, 그래서 미래를 바라보는 인간은 끊임없이 과거를 되새기고 과거를 원하고 과거의 삶에 애착을 가집니다.. 그렇게 건너온 과거에서 종말을 겪은 누군가가 불사조로 현재와 미래의 인생이 과거의 세상이 다시금 만들어질 거라는 희망에 혹하는 것이죠, 하지만 주인공인 마크 스피츠라는 인물이 그려내는 세상의 황폐한 현실의 모습은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가는 그의 생각이 어떠한 미래적 상상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심리적 묘사로 작품속에서 반복되는 암시를 그려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종말을 우리가 다시금 희망으로 돌릴 수 있을까, 내가 겪은 종말의 최후의 밤에서의 기억을 없앨 수도 없고 또 지울 수도 없고 그렇게 존재가 사라져버린 대부분의 인류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소멸시키는 것이 새로운 세상, 새로운 희망의 살아남은 자들만의 안전한 세상이 될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놓습니다.. 어렵다구요, 내용도 어렵습니다.. 허나 재미집니다.. 정말루,


    6. 솔직히 대중적 흥미를 돋우는 설정과 배경이기 때문에 상황이 주는 재미가 만만찮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똑똑한 모냥인 지 작가는 나름의 똑똑한 척하는 장광설을 끄집어내어 작품이 대중들에게 쉽게 읽히고 잊어먹게 만들지 않습니다.. 찬찬히 읽어보라고 권유하는 듯, 작가는 챕터의 상황과 구분과 시간적 의도를 무시한 체 이야기를 엮어나갑니다.. 그러니 '찬찬히' 소설의 문장에 집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그렇하고 난독증이 막 도지고 이야기의 주제나 줄거리나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가지는 않아요, 작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종말후의 세상의 도시속에 존재하는 살아남은 인간과 죽어버린 인간으로 대체적 은유적 표현을 하는 이유가 대강은 이해가 가는 것보니 그나마 작품의 즐거움은 있다고 봐야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있었지만 객관적으로는 작품속 이야기가 지리한 것도 사실이니 그러려니 합시다.. 서지정보에는 코맥 매카시의 '로드'에 비견되는 문학이라 했드만, 그건 좀 오바인 것 같고 그 작품에 영향을 받은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인것도 맞는 것 같구요, 초중반의 이야기와 내용과 은유와 산문들의 세상속에서 마지막의 결론으로 다가가면 이 작품이 제시하는 이야기의 의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마지막의 선택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사실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치고 이렇게 불쾌감이 없는 작품도 드물지 않을까, 여하튼 대중소설로서보다는 대중문학으로서의 작품성이 있어보이는 듯한 작품이라서 한번쯤은 읽어들보셈,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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