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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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재의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인 거대 재벌이 국가의 경제를 거의 독식하는 나라도 드물겝니다.. 사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이러한 형태의 경제기반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형태가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재벌 독식의 경제구조는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제개혁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지향점을 찾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는 좀 예외였습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적 상황들속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들은 절대 틀어지지 않을 매듭처럼 꼬이고 꼬인 체 이어져왔으니까요, 그러다가 IMF가 터지고 재벌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그 내면에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이들은 기득권자들에게서 내쳐진 깨어져버린 유리지갑에 베여버린 상처에서 터져나오는 핏자국을 휴지로 닦아내며 눈물짓는 우리 서민들이었죠, 그리고 세월이 2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경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이제는 우리나라가 잘산다는 소리까지 듣는 이 현실속에서도 우린 여전히 유리지갑에 손이 베이지 않을까, 아니면 한쪽 모서리가 깨어져버린 지갑에 늘 베인체 상처투성이로 밴드를 발라가며 그나마 남은 유리지갑이라도 산산조각나지 않을려고 조심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배부른 소리라며 어른들은 이 시대의 비정규직과 계약직과 일용직의 파업과 그들의 부르짖음을 나라가 어려운데 지 살길만 찾으면 어떻게 하냐고 욕을 해댑니다.. 그나마 일자리를 주는 것만으로로 감지덕지하고 저 기업이 없으면, 저 기업이 해외로 나가면, 저 기업이 망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거냐고 반발합니다.. 그들이 있기에 그나마 우리가 밥이라도 먹고 살고 있다고 항변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2. 지방 소도시에서 수십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좁은 지역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직면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흔한 뉴스의 상황과는 별개로 지역은 그 나름의 자체적 경제활동이 이루어져야만 나름의 자립적 경제기반을 이끌어나가서 지역민의 생활적 터전을 만들어나갈 수 있죠, 모든 것을 국가에서 조율하던 과거의 시대의 흐름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보니 유수의 지역 경제를 위한 사업을 유치하고자 노력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낙후되고 소멸해져가는 지역의 공간을 새롭게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지역 경제의 변화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져야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우리 지역의 3대부자를 농담처럼 떠들던 기억이 납니다.. 무학소주, 몽고간장, 시민극장, 그리고 잘나가던 코아양과였죠, 하지만 지금 이 부자들은 어떨까요, 심지어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수출의 중심에 있었던 자유지역은 한때 영화에까지 나왔지만 이제는 쇠락의 길에 들어선 지 오래입니다.. 이렇게 세상은 변화되고 기업도 이러한 세상의 흐름속에서 과거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속에서 갱생을 위한 새로운 변혁으로 노력중이긴 합니다만, 우린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무학소주가 잘나갈때에도 그들의 술로 덧난 상처를 달래왔고 시민극장이 모든 약속의 중심지가 되었지만 사라진 후 새로운 멀티플렉스에서 그시절의 쥐포냄새와 담배냄새없이 비싼 팝콘을 쩝쩝거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견딜만하니까요, 하지만 아무렇게나 내쳐지고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대기업의 횡포속에서 갑질하는 그들이 밀쳐내면 넘어져 뒷주머니에 꽂은 유리지갑이 깨져버리면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자는 망해도 삼년은 끼니걱정은 안할겝니다.. 하지만 우리는요, 당장 다음달에 애들 급식비는 우짜라고, 이런 흥분했습니다.. 쓸데없이 길었습니다.. 줄거리로 넘어가셔 이야기합시다..


    3. 이번 작품은 데이비드 발다치의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4번째 작품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입니다.. 미국의 현실속 경제적 양극화를 대변하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게다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가 그들의 도시속으로 들어갔으니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듯 보입니다.. 사실 전 전작인 '죽음을 선택한 남자'를 아직 못 읽어서 걱정이 좀 되었는데 전혀 문제없더군요,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파트너인 데커와 재미슨은 휴가를 얻어 재미슨의 언니집으로 휴가를 옵니다.. 그들이 도착한 도시인 펜실베니아주의 배런빌이라는 소도시는 과거 존 배런이라는 기업가로 인해 석탄산업과 광산업으로 흥한 곳이었지만 이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있는 고통받는 곳이죠, 그리고 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신들의 삶의 기반을 잃고 방황하며 마약과 불법이 난무하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트려버린 배런가를 증오합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새로운 경제사업의 유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대규모의 물류센터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죠, 이 물류센터의 관리자로서 재미슨의 언니의 남편이 전근을 해오면서 새로운 보금자리에 데커와 휴가를 오게 된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도착한 곳에서 하루를 편안하게 정리하는 데커에게 이웃집에서 발생하는 작은 누전현상을 확인하고 번개가 치고 폭풍이 몰려오기 시작하자 그곳에 문제가 생겨 화재가 발생할 우려를 걱정해 그곳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살해당한 두명의 시체였습니다.. 하지만 이 범죄현장에서 확인된 부분은 일반적인 사건현장과 다를뿐 아니라 심지어 경찰제복을 입고 있었죠, 그렇게 휴가를 온 곳에서 다시금 범죄사건속으로 들어간 데커는 이들과 연관된 또다른 범죄사건도 확인하게 되는데,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로서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죽음의 기운은 어떻게....


    4. 아시죠, 일단 이 작품은 캐릭터의 설정부터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점, 에이머스 데커라는 인물이 주는 입체감은 아주 대단합니다.. 단순한 스릴러소설의 감성외에 그가 풀어나가는 미스터리적 논리의 범죄적 단서에 대한 추론적 방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아주 즐거운 가독성과 집중도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죠, 게다가 발다치라는 뛰어난 대중적 스릴러의 감성을 조율하는 작가라면 이 시리즈가 주는 매력은 이제는 더이상 꺼내지않다도 될 법합니다.. 이번 작품은 지역의 쇠락하는 한 도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닌 지역적 광범위한 상황적 문제를 끌여들여 범죄적 구성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미스터리적 측면에 대한 부각이 두드러집니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6명의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이어지죠, 그리고 전작들에서 데커의 능력에 집중된 부분에서 사건의 단서가 가닥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조금 양상이 다릅니다.. 이전에는 완벽한 두뇌적 기억으로 깔끔한 흐름을 주시했던 데커가 이번에는 어려움을 겪고 그런 혼란이 작품속에서 오히려 추리적 호기심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그리고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사실들이 상황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는 매력도 나쁘지 않구요, 사실 이번 작품은 범죄와 사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지역과 배경과 상황이 주는 사회적 이슈에 눈을 돌리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리고 전작들에서는 데커의 그의 범죄적 능력에 치중한 반면 이번에는 그가 보여주는 감정적 변화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에 집중합니다.. 조금 더 데커의 복잡다단한 심리적 섬세함과 그 변화적 의도에 집중한면이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5. 머리가 나빠서 이전 작품의 내용들이 잘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여하튼 아주 재미졌던 범죄적 스릴러의 전형과 미스터리적 즐거움이 가득한 반면 이번에는 사회적 이슈와 지역적 딜레마에 집중하는 작가의 의도로 인해 새로운 느낌이 많이 와닿았던 것이죠, 단순한 대중적 즐거움외 현실적 문제까지 적절하게 묶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초반부터 이어지는 미스터리적 혼란은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크게 그 단서가 두드러지는 부분이 없어 조금 지리한 면이 없지않습니다.. 또한 범죄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의 흐름과 그 구성도 작가가 의도한 확장된 배경속의 개연성으로 인해 크게 눈에 띄게 보여지진 않죠, 그렇다보니 데커를 제외한 모든 주변인물의 역할이 상당히 초라해진 경향이 짙습니다.. 그 와중에도 재미슨의 조카 조이만 유일하게 존재감을 보일 정도이니 작품의 스토리적 측면과 그 이야기의 흐름은 개인적으로 좀 지지부진하게 다가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지역의 유지이자 지역을 만들어낸 한 인물에 대한 상황적 개연성이 나쁘진 않지만 그 의도와 매듭을 풀어나가는 방법과 그 결과의 연관관계가 조금은 어색하고 삐긋거리는 느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중간중간 쇄신하는 반전과 함께 후반부의 결말적 해결의 카타르시스는 데커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죠, 그것만으로도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즐거움은 반은 회복했다고 전 생각했습니다..


    6. 에이머스 데커시리즈는 대중스릴러소설이 주는 많은 즐거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아주 재미집니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입체적 캐릭터인 데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로서 행복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런 그의 감성과 변화되는 상황들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작품이라서 매력적입니다.. 또한 범죄적 영역속에서의 집중과 함께 지역적 사회문제를 대단히 적절하게 끌어들이는 방법이 나쁘지 않아 오히려 기억에 남는 부분이 더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회경제에 대한 공부도 좀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 시리즈와 캐릭터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느끼는 애정으로다가 한 말씀을 드리자면, 물론 작가가 이 독후감을 읽을리는 만무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에이머스 데커가 보여주는 캐릭터성은 아주 뛰어나지만 시리즈가 이어지고 그가 독자들에게 감정적으로나 공감적으로 다가오는 감성적 페이소스는 여전히 부족하지않나싶은 생각이 듭니다.. 캐릭터의 외부적 이미지는 아주 강력하긴합니다만 독자들이 공감하고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아서 기억할만큼의 인물적 페이소스의 존재감은 조금 더 필요하지 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아주 뛰어난 대중스릴러소설이지만 무게감은 아직 그 유명한 해리들에게까지는 다가서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어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이번 작품 "폴른"처럼 조금씩 감정적 변화의 존재적 이유를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득 이런 문구가 생각납니다.. 한번도 안읽어본 사람은 있을지라도 한번만 읽어본 사람은 없을겝니다.. 아님 말구,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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