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H 고스
오츠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잠든 아이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세상 이쁜 모습이죠, 큰아이부터 막내까지 가만히 하나씩 다가앉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랫동안 바라봅니다.. 이 아이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세상 아무런 근심이 없이 행복한 잠을 청하며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편안하게 입을 쩝쩝거리며 살포시 고개를 젓는 아이의 모습으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잠드는 순간까지 하루죙일 뭔지도 모를 자신만의 중요한 뭔가를 온갖 수선을 떨며 해대다 팔베개로 순삭 잠이 들어버린 어린 막내들의 모습속에서는 여전히 세상은 즐겁고 노는게 행복하기만 한데, 이제 중학생이 되어버린 큰 아이들은 또 말없이 살짝 들여다보는 그 모습의 이면에는 어떤 힘듬과 아픔이 있을 지, 아니면 아직까지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동생들처럼 여전히 잠든 세상이 달콤하고 행복하기만 한 지, 자신의 인생과 자아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부모가, 그리고 아빠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내면이 있지는 않을까, 드러내지는 않지만 알아주길 원하는 아이의 수동적인 눈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어설픈 아빠는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이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서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는 아이의 편안한 잠자리의 모습속에서 부모는 오늘도 내가 해주지 못한 뭔가가 있어서 아이가 힘들지는 않을까 살짝 고민해 봅니다...


    2. 제가 그 정도의 나이에서 생각하고 기억하고 살았던 느낌을 되살려봅니다.. 이때 나는 어땠지, 어떤 고민과 아픔과 질풍노도의 내면의 혼돈이 있었을까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큰딸은 중2를 가까스로 넘긴 3학년이 되어버렸고, 아들은 이제 중딩으로 발돋움을 해서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나가는 중입니다.. 이제 그때의 자신만의 세상이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시기들이고 자신이 누구인 지, 또 어떠한 사람인 지에 대한 고민과 나름의 자아적 주체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기입죠, 확정적이진 않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야, 아님 이런 사람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어, 아님 이런 사람처엄 될 수는 없을까하는 자아적 내면에 대한 혼란적 고민이 많은 시기죠, 부모로서 그런 아이들의 혼란적 사춘기의 고민들은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편안함과 행복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그걸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과격하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설정적 인물을 마주할때면 혹시나 내가 아이들의 삶과 정신적 울타리에 도움이 되고는 있는가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보게 됩니다.. 역시나 뒤늦게 읽은 작품입니다.. 아주 유명한 작품입죠, 일본 장르소설의 유명인사인 오츠이지라는 작가의 "GOTH"입니다.. 여기서 GOTH란 의미는 영어의 고딕이라는 단어의 어원에서 나온 듯 합니다.. 일종의 날카롭고 뽀족한 첨탑양식을 뜻하는 원어에서 19세기경 기괴하거나 뭔가 공포스러움과 어둠, 죽음, 악을 상징하는 고딕풍의 스타일적 감성에서 따온 제목같아요, 제목처럼 주인공의 설정적 성향이 대단히 음습하고 사이코패스의 무감각한 이상심리를 가진 고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은 연작 단편의 형식을 취하는군요, 나만 모르고 다 아실 듯..


    3. 소설속의 나는 일반적인 감성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걸 모릅니다.. 그리고 난 나 자신을 일반인처럼 보이게끔 만드는 재주도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감정이 없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인 사이코패스의 죽음에 심취해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난 고등학생입니다.. 하지만 같은 반의 모리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입니다.. 그녀 또한 삶에 있어 무감각한 일종의 고딕한 감성으로 악과 죽음과 범죄와 관련된 것에 빠져있는 부류죠, 특히 모리노는 주변인과 거의 관계를 만들지 않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자신의 감성에 빠져있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리노가 바라보는 동종의 감성소유자인 나는 유일하게 그녀가 말을 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난 그녀와는 다르게 태생부터 살인과 죽음과 범죄와 악에서 비롯된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주변인물들은 대단히 일반적인 인물로 알고 있죠, 그 점에 있어서 나는 탁월한 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로 내면이 들여다보이는 모리노와 외면과 내면이 극단적으로 다른 나는 그렇게 만났습니다.. 그리고 모리노는 어느날 살인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수첩을 줍게 되죠, 그리고 그 수첩에는 현재 뉴스에서 밝혀진 극악한 살인수법이 담긴 내용들이 담겨있죠, 뉴스나 수사상황에서 드러나지 않은 아주 자세한 살인수법이 담긴 수첩입니다.. 게다가 그 수첩에는 아직 밝혀지지않은 살인사건까지 기술되어 있죠, 모리노와 나는 그 수첩에 기재된 장소와 인물에 대해 찾아나섭니다.. 누군가에게 알릴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그런 상황을 즐깁니다.. 그리고 모리노는 그런 상황에 심취해 있죠, 수첩에 기재된 장소에 도착한 나와 모리노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살인사건의 현장에서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고 언젠가는 드러날 현장을 뒤로 한 체 일상으로 돌아오죠, 그리고 모리노는 살해당한 아이의 행색을 그대로 따라하며 범죄사건에 심취하게 되고 그런 그녀가 어느날 사라지게 됩니다....


    4. 이렇게 시작된 연작단편집은 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모리노라는 여자아이와 함께 고등학교 시절의 1년여 동안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과거의 나와 모리노와 설정된 주변의 이상심리 범죄자의 삶까지 담고 있죠, 총6편의 단편들이 나라는 인물의 이야기속에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공감 가능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회적 부적응자의 파멸적 이미지가 주가 되는 대단히 파격적인 인물들이죠, 이들은 범죄자들이고 살인자들이고 악한 인물들입니다.. 주인공 마저 어느 한 부분 공감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따르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 우린 이들의 이야기에 동조하게 됩니다.. 특히나 주인공인 나 스스로 범죄자가 되지는 않지만 범죄자의 내면과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며 그들의 삶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은 변형적인 우리의 주변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 합니다.. 이상심리와 아직까지는 드러나지않고 칼을 벼리 듯 내면속에 감춰진 살인자의 감성이 끝없이 펼쳐지는 작품입죠, 게다가 그는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위치한 인물입니다.. 우리 주변에 흔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실체가 드러니자 않은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죠, 이런 감성이 오히려 다 날카롭고 예민한 공감적 현실감을 자아냅니다..


    5. 사실 전 이 작가를 잘 몰라요, 워낙 유명한 작가인지라 몇권을 사놓고 이번에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GOTH"를 펼쳐봤으니 일본미스터리에 문외한이라는 것이 제대로 들통난 것이죠, 이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때 언제나 보여지는 문구는 천재성이더라구요, 그렇다하니 그런갑따하고 작품을 읽기 시작하니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창의적인 설정의 예외적 인물들의 심리와 이야기를 펼쳐내는 장점은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디다.. 장르소설에서 이러한 이상 심리자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예는 상당히 많으나 이 소설의 인물들처럼 뭔가 공감가능한 현실적 인물들이 드러난 경우는 좀 드물지 않나 싶었습니다.. 물론 범죄자들이고 악한 인물들이기에 누구나에게 굳이 선보일 필요가 없는 그런 족속들이긴 하죠, 심지어 미성년이 주인공인지라 이 작품은 19세 미만은 읽게되면 잡혀갑니다.. 라고 떡하니 붙어있어요, 그렇다고 안 볼 아이들도 없긴 하지만, 그래서 솔직히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누군가는 또는 어떤 아이들은 실제로 이러한 이야기에 스스로 대입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우려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일종의 거부감이죠, 하지만 이 거부감마저 작품의 스토리속에서는 대중적인 미스터리와 드라마틱한 인물의 과거와 삶에 희석되어버리는 듯 하니 참, 뭐라고 말해야될 지,,,


    6. 그래서 읽으면 신선하고 창의적이고 장르적 취향저격이 되는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혹시라도 어린 아이들이 이 작품을 읽게 되는 것은 걱정이 심히 되는, 그래서 19세 미만의 아이들은 혹시라도 이 작품을 접하게 된다면 굳이 이 작품을 읽지 말고 야동으로 관심을 돌렸으면 하는 그런 악하고 음습한 죽음의 현실적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 하지만 전 조만간 반백년을 살게 되는 어른중에서도 좀 고학년으로 접어드는 연식이라서 단순한 작품적 재미와 창의적 인물의 설정과 미스터리적 매력에 대한 부분만 논하도록 하죠, 장편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보다 이 작품은 연작이라는 구성의 단편적 내용으로 이어지는 방식이 적효하게 들어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장편으로 이상심리적 인물이 길게 이어지는 상황적 줄거리에 지리하게 자신의 역할을 독자들에게 주입시키고자 했다면 좀 그 느낌이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의 연작의 이야기는 각 단편들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스토리에 주인공의 역할을 일종의 탐정의 방식으로 미스터리한 상황에 걸맞게 맞추어된 작가의 설정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구요, 각 단편들마다 일종의 반전적 서술 트릭과도 같은 상황적 연결고리가 아주 즐겁고 재미졌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단편에서 드러나는 하나의 진실의 상황들은 작품의 전체의 감성에 걸맞는 단순한 색다른 감성의 작품뿐만 아니라 일본 추리소설의 장르적 즐거움까지 충족시켜주는 그런 매력이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영화는 영화이고 허구는 허구이고 이야기는 이야기에 그치면 되는데 괜히 이 작품은 이런 작품이 많이 나오면 사회 교육적으로다가 별로 좋은 영향은 끼치지 않을 듯한 꼰대적 불안감이 자꾸 드는 아주 멋진 소설이라는 것이죠, 민증 나오는 나이 아니면 읽지마,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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