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진열장 1 펜더개스트 시리즈 1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1. 어린 시절 아부지는 뭔지도 모를 자질구레한 물건을 어디서 구하시는 지 집으로 들고 오셔서 진열을 해놓으시더라구요, 일종의 고물입죠, 나무도 있고 돌도 있고 쇠조각도 있고, 어무이는 집도 솔아서 엉망인데 왜 새것도 아니고 누가 쓰다 버린 지저분한 그런걸 주워다 오느냐 - 알고보면 비싼 돈주고 사오신 물건들이 더 많았습니다만 - 고 짜증을 내시곤 했습니다.. 언젠가는 놋쇠같은 쇠로 만든 듯한 아주 작은 화약총을 구해 오셔선 저에게 소중하게 간직하라고 주시더라구요, 묵직하니 어린 저로서는 멋진 서부의 총잡이마냥 흉내를 내곤 했죠, 그러시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 이런 물건들이 나중에는 큰 돈이 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귀가 얇으신 어무이도 싫지만 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두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결혼을 하고 집안 정리를 하면서 이것저것 지저분한 물건들을 다 내다 버렸죠, 그때도 아부지는 이건 아닌데, 놔두모 되는데, 라는 말씀을 백번도 넘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집에는 그때 아부지가 안버리시고 두신 잡동사니가 꽤 됩니다.. 아부지 말로는 수십만원을 주고 가져오신 오래된 나무 덩굴로 된 탁자도 있구요, 십장생을 그려넣은 통나무 탁자도 여전히 있습니다만 이제는 TV받침으로 사용하고 있죠, 그외에도 작은 수납장안에는 아직도 간직하고 계신 물건들이 몇개 있는데 평생 아들이라고 선물 하나 제대로 안사주신 아부지로서는 그 시절 선물했던 그 놋쇠 화약총이 그렇게나 소중하셨나봅니다.. 손주 녀석에게 주시면서 이게 느그 아빠가 어릴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라면서 그 화약총을 힘들게 구하셨다는 말씀도 변함없이 하시더군요,


    2. 아실지 모르지만 요즘 아이들 장난감 총은 실제처럼 나옵니다.. 물론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긴 하지만 크기나 모형이나 사용방법들이 실제와 거의 흡사하죠, 게다가 아이들은 예전에 저희들이 보던 서부영화는 뭔지도 잘 모릅니다.. 요즘은 거의 콜트 권총이 기본인거죠, 오데서 육연발짜리 권총을 허리춤에서 꺼내서 따꽁따꽁하겠습니까, 그러니 할부지가 주신 소중한 화약권총은 무심한 듯 받아서 소파위에 던져놓는 거죠, 그러니 한참 후에 할부지는 살째기 다시 그 권총을 자신의 수납장에 보관합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 쓸모도 없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의 보관소이지만 어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진열장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돈을 주고 받고 팔 수도 없는 뭐 그런 소중한 것들이 아닐까 싶은데 물론 기십만원이니 기백만원을 누가 준다면 기꺼이 바꾸시겠지만 말이죠,, 물론 이런 진열의 욕구는 일반인의 물건에 해당하지만 누군가 기묘하고 세상에서 희귀한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면 - 아마도 누구나 그런 욕구는 있지 싶습니다만 - 어떨까요, 그게 인간의 파괴적 본성과 맞닿아 있다면 말이죠, 과거 대단히 환상적인 현실적 몬스터 판타지의 이야기를 영화에서 마주한 적이 있던 "렐릭"이라는 영화의 원작자 콤비인 리처드 프레스턴과 링컬 차일드는 하나의 시리즈로 장르소설의 탑의 위치에 자리합니다.. 일명 펜더게스트 시리즈입죠, 여전히 국외에서는 그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은 양반들이지만 국내에서는 시들합니다.. 그래서 다시 펼쳐 들었습니다.. 국내에 첫 출시된 2010년에 나름 인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던 멋진 스릴러 소설 "살인자의 진열장"입니다.. 지금봐도 대단히 흥미진진합니다..


    3. 어딜가나 공사현장에 문화재가 나오면 공사를 시행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망하기 딱 좋습니다.. 큰일나죠, 땅 살때 땅속에 머시 들어있는 지 우찌 알겠습니까, 게다가 집 지을려고 비싼 돈주고 샀는데 그 속에 어마어마하지도 않은 과거 유물이 몇 점 나왔다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기 마련입죠, 물론 건설회사에서 녹을 먹고 있는 월급쟁이 입장입니다만, 여하튼 이런 일이 맨하튼의 한 공사현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아파트를 지을려고 지하를 파는 도중에 터널이 발견되죠, 그리고 그 공간속에서 수십구에 이르는 토막난 시체가 발견됩니다.. 130년전 시체다보니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발견된 즉시 자신이 FBI요원이라고 신분증을 제시한 펜더게스트라는 인물이 뉴욕자연사박물관의 고고학자 노라 켈리 박사를 찾아오죠, 그리고 현장으로 갑니다.. 그 곳에서 켈리 박사는 과거 죽음을 당한 어린 소년소녀의 유골에서 미스터리한 음모를 눈치채고 또 한 아이의 드레스의 안감에 숨겨진 종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사건의 이야기로 진행되죠, 하지만 펜더게스트는 뭔가사건의 내막에 대해 아는 눈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켈리박사의 진실 찾기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그 과거의 악마적 살인행각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이와 함께 지금 현실속에서도 동일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끝모를 공포속으로 빠져듭니다....


    4.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스릴러영화의 흐름이라서 큰 꼬임이나 어려운 단서찾기 뭐 이런건 없습니다.. 말그대로 대중스릴러소설의 장점만 적절하게 그려진 재미진 독서적 영상미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보시면 무방하겠습니다.. 상당히 스릴러틱하고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비롯한 박진감이 느껴지는 대중소설입죠, 그리고 이 공저자들의 성향적으로 꾸준히 이러한 설정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유는 흔하지만 색다른 상황적 묘미가 가득한 작품이고 한결같지만 식상하지 않다는 것이겠죠, 사실 펜더게스트 시리즈라는 명명하에 만들어진 첫작품인 '살인자의 진열장'은 펜더게스트라는 인물을 그렇게 많이 부각시키지는 않습니다.. 상황속에서 펜더게스트는 뒤쪽에서 포진한 체 상황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틀을 꿰맞추는 역할이 지배적입니다.. 그가 어떤 인물이냐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은 꼼꼼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 어떠한 설정으로 이끌어나가느냐는 어느정도 다루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작품에서 실질적인 주인공은 노라 켈리라는 여성 고고학자의 역할이 큽니다.. 그녀에게서 주어진 배역은 아마도 잘 기억나지 않은 과거 영화로 접했던 '렐릭'에서 본 적이 있는 여성 박사의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흔한 헐리우드식 성향의 단순한 판타지가 가미된 현실적 스릴러의 스토리로 끝맺지를 않는다는 것이죠,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시작점에서의 설정과는 조금씩 상황적인 구성을 달리하고 나아갑니다.. 후반부에서는 현실적인 미스터리적 스릴러의 영역이 매력적이죠, 그런 점이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흔한 B급 대중스릴러로 여겨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5. 장르적 영역속에서 펜더게스트 시리즈는 한 축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프레스턴과 차일드 공저가들의 설정적 영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히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스릴러나 미스터리와 맞닿아있으면서도 고고학적 역사와 과학적 영역도 아우러면서 미신과 과거의 자연적 토테미즘이난 샤머니즘의 세계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인간이 가지는 본능적인 미지에 대한 학습욕구에 대한 본성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끄집어내는 장점이 있는 작가입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설정에 기여하는 리처드 프레스턴이 이러한 자연적 세계관과 과학적 이면서 역사적 고고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여하튼 이런 설정의 스릴러작품들은 늘 재미집니다.. 에전 고 마이클 클라이턴 슨생의 작품들도 이러한 매력이 가득했죠, 하지만 펜더게스트는 보다 특이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유한 체 현재에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듯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펜더게스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확고한 구심점은 이 작품속에서 마련해놓지 못한 것 같아요, 그가 보여주는 그만의 매력이 아직까진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지 펜더게스트의 집안은 대단히 미스터리한 과거사를 지닌 부자집안이라는것과 통증을 잘 참아내고 그의 추리적 능력은 상황적 연상이미지를 초능력(?)스럽게 그려낸다는 것이죠, 재미는 있으되 확실한 인식적 즐거움을 주기에는 첫작품의 매력은 좀 가벼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6. 전 사실 이 작품은 과거에 한번 읽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리즈를 몇편 꾸준히 사서 읽을려는 노력만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모 지인께서 알려주신 절판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금 펼쳐본 것이죠, 그때 그 시절에 머라 적었는 지는 기억도 안나고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제 블로그에 있을겁니다.. 여하튼 그때 읽는 책임에도 전혀 처음 접하는 책같았습니다.. 휘발성 메모리의 용량이 3일을 넘기지 못하니 오죽하겠습니까만, 그러해서 더욱 새롭고 재미지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 독특한 공저가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매우 영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오컬트를 가미한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어지는 시리즈도 연이어 읽어볼 요량입니다만 무엇보다 이야기의 시작점과 같은 국내 첫 출시작인 "살인자의 진열장"에서부터 그들의 스릴러적 감성을 접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한 스릴러로서의 즐거움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움이 담긴 이들의 이야기에 영미스릴러에 대한 감성이 나쁘지 않으신 독자분들중에서 아직까지 펜데게스트를 접해보시지 못하신 분들이시라면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이어지는 "악마의 놀이"까지 한번 접해본 후 그 다음으로 이어진 디오게네스 삼부작까지 쭈욱 달려볼랍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작정하고 펼쳐내는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와 오컬트적 감성이 가득한 상황적 서스펜스가 수많은 영미스릴러중에서고 돋보이는 스토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 한가지, 일본 미스터리나 서양쪽 스릴러의 조금은 오바스러운 감성에 큰 재미를 느끼시지 못하시는 분들에게는 그저 그럴 수도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점입니다.. 또 한가지 펜더게스트의 매력은 복불복입니다.. 저도 아직 돈 많은거 빼고는 그닥 마음이 많이 가지는 않아요, 다음편에 함 봅시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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