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보리스 스탈링 지음, 윤철희 옮김 / 채움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종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 본 적은 없습니다.. 보통은 부모나 가족의 종교적 영향력내에 자식들은 포함되는 바로 어린시절부터 절이나 불교적 관심을 조금 더 가지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시점을 지나고 나니 그렇게 중요하지 않더군요, 뭐 사실 여행을 가거나 지역 드라이버를 하는 경우 한번씩 사찰을 방문하는 것 외에 굳이 찾아나서지 않으니까요, 그런가 하면 종교적으로 저와는 거의 무관한 듯 느껴지는 교회의 영향력은 제 주변의 삶속에서 언제나 있어왔던 것 같아요, 어린시절 동네에서 놀고 있으면 착하고 선한 모습을 한 깔끔한 형아나 누나들이 저희들을 데리고 교회가 가서 맛난 빵과 사탕을 주기도 하고 주말에 나오라며 교회를 구경시켜 주기도 했구요, 동네 성당에서는 그당시 흔하지 않았던 수영장이 작지만 있어서 동네 꼬맹이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어린시절 동네 골목의 안쪽 집에서는 천리교당이 있어서 항상 땅땅하는 은은한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국민학교 인근에는 원불교 지회가 있어서 대리석 계단에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도 나구요, 항시 제 주변에는 아니 우리의 삶 주변에는 종교적 영향력으로 생활과 함께 숨쉬는 믿음이라는 의미가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상관없이 말이죠, 하지만 그러한 신적 관념의 의지와 믿음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고 사회의 여러 불합리를 겪기 시작하면 조금씩 때를 묻히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종교의 지도자들이라는 신의 믿음과 말씀과 이치를 대신하는 인물들이 개인적 탐욕과 욕망과 권력을 중심으로 타인을 괴롭히고 속이고 심지어 살인과 죽음을 방조하고 외면하고 되려 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신을 대신할 수있다는 말도 안되는 권능을 가진 듯 순수한 믿음만 가진 여린 신자들에게 정신적 거세와 배척과 소외를 자행하는 것을 봅니다.. 어떤 종교건 상관없이 그러합니다.. 물론 대다수의 순수한 믿음과 그 의지 하나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악이죠, 하지만 그 악을 믿음속에서 걷어내지 못하는 것 또한 우리들입니다.. 그렇다보니 믿음이 없는 저로서는 뉴스나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고 악한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는 않는 것이죠, 불교가 그러하고 기독교가 그러하고 천주교가 그러합니다.. 굳이 여기서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타종교까지 끌여들이 필요조차 없을겁니다.. 종교와 신과 이념과 철학과 사상과 교리가 나쁘지는 않을겝니다.. 단지 그걸 다루는 인간의 잘못일테죠, 그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의 잘못일테죠, 그러합니다.. 그래서 우린 항상 이러한 소재를 스릴러나 추리적 차용을 하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대중소설은 우리의 모습이니까요,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러한 종교적 영향력속에 놓이 인간의 삶속에서 벌어지는 범죄, 연쇄살인과 관련된 작품입니다.. 역시 꽤 오래된 작품입죠, 보리스 스탈링의 "메시아"입니다.. 여기서 메시아는 구세주이자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한 음악의 어머니의 유명한 클라식이기도 하죠,, 예언과 탄생으로부터 시작하는 음악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 모르시는 분은 하알렐루야, 할렐루야~~ 하는 음악이라면 아실 듯, 모리모 말고,


    3. 레드 매커프라는 스코틀랜드 야드(런던 경찰국) 수사과 총경은 필립이라는 이름을 가진 급식업자인 한 남자의 목맨 체 살해된 사건을 담당하게 됩니다.. 죽은 자의 사체을 확인하던 중 레드는 그의 혀가 잘려져 나간 것을 발견하죠, 그리고 그 공간에 티스푼같은 은수저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것으로 직감한 레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른 사건을 보고받게 되죠, 제임스라는 이름을 가진 주교가 살해된 것이죠, 그 역시 온 몸의 옷은 벗겨진 체 팬티만 입고 혀는 잘리고 그 공간에 은수저가 들어있는 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몇시간의 틈을 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살인이 일어난 것이죠, 연쇄살인사건의 시초입니다.. 레드는 즉각 수사대를 꾸립니다.. 자신이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뛰어난 형사들을 중심으로 제즈, 케이트, 던컨이라는 각각의 수사능력을 가진 팀을 이뤄서 사건을 수사해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는 사건은 원점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되지만 그 역시 혀가 잘리고 은수저에 대한 단서와 이들이 모두 팬티만 걸친 체 죽음을 당한 것 외에는 아무런 단서를 얻지 못하죠, 수사팀은 동성애 코드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수개월의 격차를 두고 사건은 꾸준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사건의 중심 사이에 과거 레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레드가 경찰이 되기전의 모습입죠, 그의 동생 에릭은 우연히 한 여성을 살해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형에게 털어놓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길 요구하죠, 레드는 고민끝에 경찰에 진실을 밝히게 되죠, 에릭은 끝까지 믿었던 레드의 배신에 허무하게 투옥되죠, 그리고 그들의 부모는 에릭과 레드의 진실사이에서 갈등을 합니다.. 그런 이야기가 막간을 통해 꾸준히 등장하죠,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 지는 늘 그렇듯 후반부와 결말부로 가서야 밝혀지겠죠, 여하튼 연쇄살인자는 아무런 단서조차 남기지않고 자신이 행하려는 살인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나가지만 레드는 진실을 찾지못하고 사건속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체 자신을 계속 나락속에 가둬둡니다.. 조금씩 가설처럼 추론한 이야기가 생명력을 얻기 시작할 쯔음...


    4. 초중반에 걸쳐서 펼쳐지는 살인사건에 대한 미스터리의 매력은 아주 뛰어납니다.. 살인사건에 대한 단서가 처음에 주어진 것 외에 드러나는 것이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자들이나 수사를 하는 등장인물들이나 아무것도 모르긴 매한가지입니다.. 답답하지만 그속에서 조금씩 추론과 상황적 단서를 조합하면서 사건의 이야기를 한층 더 깊게 고민하게 만듭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그 상황적 살인에 대한 범행적 의도를 드러내는 시점은 중반을 넘어서서 조금씩 탄력을 붙여나가게 되죠, 그리고 그 단서는 소설의 제목과 의도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집결되고 그 장치적 설정은 보다 광범위하면도 집요하게 독자들과 동일한 입장에 놓인 주인공의 난간을 이끌어내게 되는 것이죠, 흔히 보여지는 단순한 사이코패스적 연쇄살인사건과는 조금은 아니 어떻게보면 아주 다른 양상의 구성으로 미스터리는 이어집니다.. 마지막까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그들이 만들어낸 추론적 단서로 하나씩 사건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상당히 뛰어난 미스터리 스릴러소설의 전형적 모습으로 봐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그 내막을 파헤치는 흐름에 독자들이 얼마나 깊게 집중하느냐가 관건이긴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이 작품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5. 불호와 관련해서 이 단락에서 보통 적죠,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인 '메시아'라는 의미에서 종교적 개념과 그 상황적 설정이 대강 눈치를 채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이 작품은 종교적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허나 단순하게 그러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진 않죠, 메인 스토리의 영역속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레드라는 총경의 과거와 그의 개인적 이야기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와 함께 이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오랜기간동안의 수사기간동안 그의 팀원들의 개인적 이야기와 그들의 모습도 아주 섬세하고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대단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상황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대중스릴러소설의 속도감과 긴박감의 감성에 쉽게 적응된 독자라면 상당히 지리하게 느껴지실 부분이기도 합니다.. 위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이 작품은 스릴러이기 이전에 미스터리 영역에서 그 호기심과 상황적 궁금증이 극에 달할만큼 많은 의문과 추론과 단서의 의미가 함축한 추리적 기법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추리속에 종교적 분야에서 상당히 전문적인 관심사와 작가의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 또한 종교와 무관하거나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하신 분이시거나 특정 종교에 대한 단순한 지식조차 부족한 저같은 독자라면 상당히 빠른 독서로 이어가긴 쉽지 않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설정과 스토리와 입체적 인물들이지만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엮어낸 작품의 의도에는 대중적 호감이 조금 줄어들 지도 모를 일입니다..


    6. 역시 출시된 지 십년이 넘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예 절판이 되어버린 스릴러의 수작이죠, 어느 정도의 호불호를 염두에 두고 스릴러의 감성도 중요하지만 미스터리적 측면의 추리적 기법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선호하시는 독자분이시라면 이 작품이 주는 매력이 아주 즐거우시리라 여겨집니다.. 어떻게보면 대단히 현실적인 살인사건의 해결방법처럼 보여지더라구요, 아주 뛰어난 능력으로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어 순식간에 활극과 함께 연쇄살인마의 정신세계와 그의 중심으로 다가가 서로 대척점을 이루는 여느 스릴러소설과는 다른 경향과 설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독자로서 조금은 진중하고 사건의 내막까지 들어가는 방법론과 추론의 의도가 대단히 꼼꼼하게 구성된 이 작품의 스토리에 집중하다보면 이 작품 "메시아"속에 그려낸 사건의 그림들이 얼마나 꼼꼼하고 교묘하게 과거와 현재와 앞과 뒤가 맞물려 나가는 지 아시리라 여겨집니다.. 사실 작가인 보리스 스탈링이 구성해놓은 설정이 무척이나 전문적이면서 깊은 고찰이 전제된 부분이 있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다면 꼭 다시한번 접해보고 싶은데 국내에서는 유일한 출시작이자 절판작이 되어버려서 대단히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언젠가 다시 그의 작품을 읽어볼 날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작가하고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주인공 클라리스 스탈링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겠지만 이름이 대단히 마음에 듭니다.. 예명인가, 그리고 제가 왠만하면 문구같은거는 잘 안적는데, 이 작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문구가 아주 강렬해서 마지막으로 함 옮겨봅니다.. '그 광기는 그를 파괴하겠지만, 다른 사람을 파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편이 훨씬 낫다.'.... 막 궁금해지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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