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영혼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1. 이제 어느듯 나이가 반백살이 되어가는 중년의 배불뚝이 아저씨다보니 죽음이라는 것에 조금 더 다가서는 그런 느낌을 가질때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와 삶의 끝자락이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기 시작하는 것이죠,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미디어와 매체의 부고를 보면서 어느순간 항상 그대로일 것 같았던 사람들이 순간순간 이 세상을 떠나버린 것을 느낄때와 함께 생활하던 주변의 친지나 가족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과 관련된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시기가 된 것이죠, 나이가 더 들면 더욱 죽는다는 것이 어떠한 두려움으로 다가올 지는 모리지만 아직까지는 죽는다는 생각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습니다.. 단지 혹시라도 갑자기 또는 어떤 상황에 직면한 죽음의 결론이 난다면 남겨둔 가족과 그들이 겪어야할 이별의 상처가 두려울 뿐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아프지않고 죽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봐요, 사실은 올해는 아니지만 작년 새해 소원을 빌때.. 그러니까 2017년 신년이었군요, 그때는 이상하게 작년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직까지 그 느낌이 잊혀지질 않아요, 새해가 밝아오고 해돋이를 보진 못했지만 그때 기억에 내가 없더라도 우리 아이들, 그리고 아내, 무엇보다 혹시라도 내가 먼저 떠날 경우에 아파하실 부모님에 대한 소원을 빌었던 것 같아요, 참 '얼척'없죠, 아직 건강하신 부모님도 계신데 왜 그런 생각을 했던 걸까요,


    2. 그리고 한해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났습니다.. 벌써 올해도 보름이 남지 않았죠, 17년을 그렇게 보내고 18년에는 좀 더 활기차게 살자라고 소원을 했던 것 같아요, 아마 19년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그러한 제 스스로 부정적인 한해를 시작했던 기억이 대단히 오랫동안 머리속에서 인식되어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감정은 수시로 문득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슬프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이 있겠습니까만, 언젠가 어디선가 어떻게 죽음이라는 운명이 닥치더라도 나보다는 남겨진 사람들이 아프지말고 힘들지 말고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그런 죽음이 왔으면 좋겠다, 말같은 말이지만 예쁜 죽음이 있다면 그렇게 죽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범죄와 악이 세상속에서, 우리의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더러운 입김을 내뿜는 우리네 인생에서 편안하고 누군가에게 아픔이 덜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문득 이 작품을 보면서 들었습니다.. 역시나 출간된 지 십여년이 지난 지금 펼친 막심 샤탕의 데뷔작 "악의 영혼"입니다.. 이후에 조슈아 브롤린 시리즈로 악의 3부작이 탄생하게 되죠, 이어지는 작품은 국내 번역의 기준으로 '악의 심연', '악의 주술'이 있죠, 이후에 전현 다른 색체의 작품이긴 하지만 같이 묻어가는 목적으로 '악의 유희'라는 작품도 국내에 출시가 되었습니다.. 제가 스릴러에 관심을 많이 가질 때 샀던 작품인데 이제서야 봅니다..


    3. 프롤로그에서는 한 남자아이가 실종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실종된 아이의 이름은 조시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리건주의 포틀랜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죠, 이 소설의 주인공은 조슈아 브롤린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조쉬는 FBI에서 프로파일러 교육을 받고 범죄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우수한 요원중 하나죠, 그런 그가 그런 교육과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고향인 포틀랜드로 젊은 나이에 부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은 팀장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드러내죠, 연쇄 살인의 가능성이나 살인의 내막과 관련된 근원적인 범죄적 진실을 파헤치는데 조쉬는 뛰어난 능력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강에서 발견한 여인의 사체에서 비슷한 연쇄살인의 징후를 밝혀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줄리에트라는 심리학 전공의 대학생이죠, 그녀는 채팅으로 알게된 익명의 누군가와 소통을 하곤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하죠, 자신의 친구집에서 집으로 향하던 중 줄리에트는 납치를 당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납치한 인물이 자신과 채팅을 하던 남성임을 알게되죠, 그리고 그 남성은 그녀에게 사이코패스의 징후를 들러냅니다.. 악이 그녀를 먹어치울 그 순간 조슈아 브롤린은 앞선 사건의 여인의 사체에서 발견된 증거로 주변을 탐색하던 중 엄청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되죠, 시작과 함께 드러나는 진실과 이후에 이어지는 사건의 흐름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과연 브롤린과 줄리에트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4. 사실 이 막심 샤탕의 악의 3부작은 국내에서 제법 유명한 스릴러소설 소문이 나 있었더랬죠, 스릴러를 즐겨읽기 시작하면서 우선적으로 이 작품들은 꼭 읽어봐야하는 것처럼 느껴집디다.. 그런 와중에 우선적으로 저는 샤탕의 후속작인 "악의 유희"라는 작품은 먼저 읽었더랬습니다.. 대단히 스피디하고 입체적 감성이 가득한 스릴러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이 악의 3부작의 조슈아 브롤린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더군요, 사실 프랑스의 신예작가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거의 영미스릴러의 느낌으로 작품을 집필했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해지긴 합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때 작품을 읽질 못하고 이렇게 십수년이 흘러서 이렇게 펼쳤습니다.. 흠, 예상대로 이 작품은 아주 대단한 스릴러의 감성과 프로파일러와 경찰조직의 과학적 수사기법등이 대단히 현실적이면서 적나라하게 펼쳐진 스릴러작품이었습니다.. 특히나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속에 등장하는 사건의 단서와 관련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사방법은 작가가 이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 지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년간의 경찰 경력을 가진 인물이 자신이 집필하더라도 이처럼 전문적이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리얼한 범죄와 수사의 경계선을 다루더군요, 또한 경찰의 개인적 심리와 그 상황적 중압감과 딜레마조차도 아주 섬세하게 다루어내고 있습니다.. 영미쪽 배경이지만 프랑스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문장력은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주게 됩디다..


    5. 이 소설이 집필된 시점에서는 많은 프로파일러 소설이나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이 나왔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얼마전 저 개인적으로 읽었던 토니 힐 시리즈의 출간 시점도 90년 중반 이후이니 이 작품이 출시된 시점인 2002년경에는 아직까지 이러한 프로파일러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가 상당히 낮았을 거라는 예상하에 이 작품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범죄수사기법은 칭찬할만 합니다.. 그리고 과거부터 있어왔던 연쇄살인범들의 전문적 자료들과 함께 펼쳐내는 속도감 넘치는 스토리의 흐름은 스릴러소설이 주는 매력이 한껏 담겨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어색한 부분이 많이 느껴지더군요, 흐름과 상황이 주는 전문적인 냄새에서도 아직은 스토리에 적절하게 섞이지 못하고 다듬어지지않은 문장의 부자연스러움이 있었던 것 같구요, 무엇보다 작가가 그려내려는 현실적인 수사기법과 프로파일러에 대한 지식이 중요했던 모양인 지 스토리와 이야기의 중심은 조금 약해보였습니다.. 그러니 읽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사상황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더군요, 이러한 작가의 사족은 아무래도 작가가 이런저런 고증과 사실조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짙어서 그러하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독자는 굳이 즐기기 위한 대중스릴러소설에서 범죄수사기법의 리얼한 과정에 대한 참고서로서의 지식 습득은 그렇게 원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초반의 대단히 충격적인 시작점을 넘어서서 이후에 펼쳐지는 범죄의 양상과 스토리는 뭐랄까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그런 이야기라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혹시나하는 부분이 역시나가 되면 아쉬움이 많이 남죠,


    6. 76년생이 2002년도 데뷔작이니 몇살인가요, 갓 26세의 어린 작가의 데뷔작이니만큼 이러한 부분은 감안할짝시면 작품 자체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히 중후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어지는 3부작의 후속작에서 충분히 만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어린 나이라고 믿어지기 어려울 정도의 수사기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그 표현 방법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은 무시 못할 일입죠, 게다가 우리가 편견적이든 선입견이든 프랑스 작품이라면 느껴지는 그 고고하고 지루하고 잘난척하는 문장력은 이 작품이 추구하는 영미스릴러의 입체적 장르의 감성으로 상당부분 상쇄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막심 샤탕이라는 작가가 보유한 지식적 전문성과 스릴러적 감성이 후속작에서는 어떠한 방향성으로 이어지는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3부작 시리즈의 출간 이후에 나왔던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읽어버렸던 독자로서 이 악의 3부작이 뒤로 갈수록 너무 광범위하고 과한 상황적 오바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모르겠어요, 제가 읽었던 샤탕 작가의 시리즈 이후의 작품은 뭔가 너무 거대한 상황적 음모와 창의적 상상력이 발휘되는 그런 작품에다가 파괴적 공상이 짙어지는 확장된 세계관으로 넓혀진 느낌을 받았던 지라, 걱정되긴해요, 그냥 전 스릴러는 그저 스릴러로서의 속도감과 심리적 매력이 극한까지 밀어부치는 그런 작품이 좋은데, 어떨 지, 이름부터 달짝지근한 막심 샤탕의 다음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이 함께 하는 그의 데뷔작이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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