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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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경유착, 재벌과 삼오법칙, 법정과 휠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실입니다.. 어이없게도 우린 이순간도 이런 사회속의 불합리한 모순을 매일같이 목도하고 살아갑니다.. 촛불이 있었고 세상이 변화되었음을 알지만 그래도 우린 여전히 이러한 사회의 악한 관행을 끊임없이 지켜보고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죽했겠습니까, 80년대와 90년대를 살아온 저로서는 재벌과 있는 자들이 만들어낸 부정부패와 권력적 비리를 한순간도 머리속에서 지우지 못한 체 그러려니 하고 살아왔습니다.. 저보다 더 이전의 삶은 정치와 군벌에 재벌의 경제적 이점은 어느정도 묻혀져 있었는 지 모르지만 제가 살아온 응답하라 1988년의 세대속에서는 버젓이 정치와 경제는 하나의 공생관계처럼 서로를 돕고 살아가며 수많은 없는 자들의 아픔을 외면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관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전국민의 인식과 사회적 확장력을 키운 촛불세대의 눈부심이 있다손 치더라도 여전히 우린 권력이라는 욕망이 싸놓은 부조리와 부정부패와 악습의 똥덩어리를 제대로 치우지를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라도 갑질과 돈질과 권력질의 뉴스속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들은 당연한 듯 잠시의 사과와 고개 숙임으로 세상속에서 한발 떨어지고 나면 언젠가 다시 그들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모냥입니다.. 여론과 뉴스와 감정과 분노와 상황은 변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돈의 가치는 줄어들 지 않을테니까요, 늘 그렇듯 유전은 어느순간 무죄의 가치를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직까지의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2. 느무 제가 염세적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가요, 그렇진 않을겁니다.. 없는 살림, 뼈빠지게 벌어서 한달 근근이 먹고 살기고 급급한 우리 월급쟁이 인생에서 그들의 세상은 상상속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갓 초등3학년의 11세 아이가 자신을 테워주는 운전기사인 어른에게 스스럼없이 갑질과 욕설과 비도덕적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떠드는 세상은 현실적이지가 않죠, 부모가 자식을 잘못 가르쳤다며 사과하고 자신이 아이의 문제를 대체하는 것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는 몰라도 아이가 가진 기본적인 성향과 비도덕적이고 근원적인 심리적 불균형은 절대 바뀌지 않으리라 개인적으로는 확신합니다.. 그런 부류로 그런 삶과 그런 시선으로 하대하는 삶이 아주 자연스럽게 적응된 생활속에서 자라온 아이는 쉽게 변화되지 않죠, 세상도 그렇습니다.. 관성과 오래동안 이어져온 관행적 악습과 행위들은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특히나 한순간에 나라의 경제적 위치가 상승한 우리의 현대사속의 정치와 경제의 속성은 더욱 그러하기때문에 여전히 우린 부정부패와 부조리와 관행적 악습이라 불리우는 적폐의 똥덩어리을 뒤집어쓴 체 오랫동안 씻어나가야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의 삶과 자유롭고 개인적이지만 배려와 행복과 관심이 소통의 중심이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는데, 그나마 요즘은 그런 희망이 조금씩이나마 보여진다는 사실에 나름 위안을 삼고 살아가고 있긴 합니다만, 말이 많네요, 좋은 작품을 읽다보니 사회와 삶과 개인과 가족과 주변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근래 제가 읽은 중국작품이 주는 공감적 감성은 아주 뛰어납니다.. 특히나 우리의 얼마전의 세상속에서 견뎌낸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역사와 맞닿은 작품의 주제이라면 더욱 개인적으로 집중하게 되더군요, 처음 접하는 중국작가이지만 중국내에서는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로 칭송받는 분이신가 봅니다.. 쯔진천 작가의 "동트기 힘든 긴 밤"입니다.. 원제는 '長夜難明'입니다..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기나긴 밤을 뜻하나 봅니다.. 중국의 과거 또는 현재의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함 봅시다..


    3. 대단히 매력적인 시작부입니다.. 한 남성이 술에 취해 크나큰 트렁크를 끌고 자하철을 타러 옵니다.. 그는 술에 취해 두리번거리며 검색대에서 경찰에서 트렁크를 수색당할 위기입니다.. 하지만 남성은 도망을 치죠, 경찰들이 그를 잡으러 들고 남성은 경찰들에게 가방에 폭탄이 들었다고 외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뉴스거리가 됩니다.. 하지만 트렁크속에는 폭탄이 들어있지 않았죠, 대신 숨진 한 남자의 사체가 담겨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남성은 장차오라는 유능한 변호사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친 제자를 살해한 체 시체를 유기하려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이죠, 그는 술김에 살인을 저지르고 겁이나 시체를 유기하려 했다고 자백합니다.. 그렇게 사건은 일반적인 살인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지만 재판을 시작하자마자 피의자 장차오는 자신의 범죄를 번복하여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진술합니다.. 순순히 자백을 했던 장차오는 살인이 있었던 밤 현장에 있질 않았던 것이죠, 피해자가 살해된 시간에 장차오는 뻬이징으로 출장을 간 상태였습니다.. 그에게는 살인을 저지를 수 없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던 셈이죠, 경찰은 그런 사실을 모른체 단순한 자백과 피해자의 살인과 관련된 정황과 살인현장에 있었던 장차오의 지문등의 증거로 그를 피의자로 인식해버린 것이죠, 근데 왜, 장차오는 자신이 살해하지도 않은 한 남성의 시체를 유기하려고 했을까요, 그리고 그럼 그 남성은 도대체 누구에게 살해당한 것일까요, 죽은 남성인 장양과 장차오의 관계는 단순한 사제지간의 문제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살인의 모습과 알리바이가 대조적으로 드러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과거에서부터 끄집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진실은,,,,


    4. 줄거리를 시작하면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작품은 시작부터 대단한 집중도와 가독성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완벽한 살인의 상황과 또다른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에 누구나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속에서 숨겨진 진실이 과거로부터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독자들은 끊임없는 분노와 아픔과 공감적 고통을 가지게 되죠, 아주 뛰어난 재미와 함께 작품이 주는 미스터리적 궁금증이 상당히 좋습니다.. 스토리의 흐름 역시 드라마틱한 인물적 구성과 상황적 매력이 한껏 묻어나는 작품이라고 전 말하고 싶습니다.. 어떻게보면 흔하고 전형적인 인물의 정의감 넘치는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독자들은 그렇게 쉽게 단정짓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이 전형성속에 작가는 아주 대단한 공감적 심리와 상황이 주는 분노적 감정들을 수시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이 중국작품이기에 우린 더욱 그 상황에  잘 적응하고 녹아듭니다.. 시작지점에서 보여주는 추리적 묘미가 중반부와 후반부의 사회적 미스터리의 양상으로 길게 이어짐에도 저로서는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추리적 느낌이 어느순간 거의 사라져버리는 그 순간까지도 스토리에 푹 빠져 버리는 것이죠, 이렇게 작품은 현재의 추리적 상황과 더불어 과거의 인물의 개인적 역사와 그 상황적 진실의 드러남이 순차적으로 이어집니다.. 왜, 장양이, 왜 장차오가, 왜 이들과 연관된 사람들이 이야기속에 등장하게 되는 지 작가는 자연스러운 스토리의 진행으로 하나씩 드러내는 것이죠,


    5. 이 작품은 사회파 미스터리의 기법으로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온 중국의 한 사회적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대단히 직설적으로 까발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진실과 정의와 사회의 진보적 측면의 사상적 변화에 두려움을 가진 중국의 권력과 통치적 방식에 이 작품이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은 아주 적나라한 중국의 현대사회의 사회적 모순과 부정부패를 현실적으로 까발리고 있는 멋진 작품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대단히 처절한 개인적 압박과 사회적 외면속에서 정의를 실천하고자하는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사회는 권력이라는 괴물에 기생하며 증식해온 정경유착의 무게를 줄이지 못하고 그 무게를 일반적이고 외면받는 대중들이 힘겹게 받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받쳐온 괴물의 무게속에 한낱 개인은 사라지더라도 또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신 또는 두배로 받치고 살아가는 것일겝니다.. 이 작품은 그런 무게의 더러운 똥덩어리를 조금이나마 잘라내고 씻겨내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대중소설이 주는 최대치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적 감응을 얻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전체 스토리나 문장들중에 화려한 문장력이나 표현의 퀄리티가 높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주는 단순한 감성적 울림은 그 어느 뛰어난 문학적 비유와 가득한 메타포적 표현보다도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제 감정이 그렇게 알려줍디다..


    6. 어떻게 보면 대단히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스토리의 극적 이야기가 보여지는 사회파미스터리소설이라고 해도 될터입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중국이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중국인의 시선에서 보여졌다는 점에서 아주 감동 받았구요, 무엇보다 이 흔하지만 공감 가득한 스토리의 주제와 이야기가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울림이 가득하다는 점이 좋았구요, 가장 좋은 부분은 시작과 마지막입니다.. 추리라는 장르적 감성과 반전과 울림이라는 독서적 감성이 이렇게 긴장과 재미를 만들어내 준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이렇게 동트기 힘든 정말 기나긴 밤을 새로운 새벽의 여명을 밝히는 것처럼 인물과 독자와 사회적 정의가 또다른 진실과 맞닥뜨리면서 끝을 내는 결말의 울림은 요 근래 제가 느껴보기 힘든 멍~~함이었습니다.. 솔직히 전 이 작품속에서 조금이라도 거부감이 드는 부분을 하나도 못찾았습니다.. 어떻게보면 흔한 대중소설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틱한 인물과 사회와 추리를 자연스럽게 엮은 작품일 수도 있지만 너무나 재미지고 그 상황과 인물의 이야기에 이렇게 푸욱 빠져본 것도 오래간만이라.. 전 사실 작가가 과거의 이야기속에서 만들어낸 상황이 너무나도 인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분노와 공감적 의도를 잘 그려놓아서 있는 그대로의 중국의 사회적 부조리를 보게 된 것 같아서 대단히 즐거웠습니다.. 재미지고 즐겁고 느껴지는 바가 가득한 멋진 사회파미스터리소설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솔직히 읽기 시작하면서 깜짝 놀랬고 전형적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같이 흥분하고 공감하는거에 놀랬고 무엇보다 마지막의 상황적 마무리가 주는 울림에 깜짝 놀랜 작품입니다.. 여러분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 좋았습니다.. 어떻게보면 그동안 제 스스로 낮춰본 것일지도 모를 중국소설이라서 조금 편견적 칭찬이 들어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독후감은 주관적인거니까.. 그렇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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