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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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폭력은 폭력일 뿐이고 범죄는 범죄일 뿐이고 남자들의 세계라고 대가리 쳐들고 내가 낸다 해봐야 결국 약육강식의 빌어먹을 범죄와의 전쟁은 전혀 현실속의 삶에 도움이 되질 않죠, 우린 이러한 세상의 어두운 면을 외면해야된다고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말이죠,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지도 않았고 그렇게 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세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에도 변하지 않은 폭력의 세상은 존재할 것입니다.. 그 이면의 세상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짐나 늘상 우리의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이죠, 그리고 우린 그들의 세상을 모른 척하면서 살지만 한결같이 미디어나 뉴스나 영화를 통해서 그 사람들의 삶과 범죄의 경험을 하곤 합니다.. 일부는 동경하고 일부는 상상하고 일부는 그들처럼 행동하고 일부는 그들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들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죠, 그리고 또 그들은 가능하면 그들만의 세상속에서 그들의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흔히들 우린 그들을 조폭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일본의 야쿠자들이죠, 서양놈들은 마피아라 하면 될라나요, 모르겠습니다.. 세상 어느곳에나 있고 존재하고 가까이에서 보여지는 것들이죠, 그러나 언제나 폭력이 정당화되진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렇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얻어맞고 정당방위로 상대방을 쳐도 쌍방폭행으로 폭력전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2. 누군가에게는 그런 전과가 별처럼 화려한 이력이 될 지도 모르지만 세상속에서의 그런 이력을 아무짝에도 필요가 없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런 이력은 대단히 불쾌한 것이기도 합니다.. 폭력과 거리가 먼 생활임에도 누군가 개차반의 인간 쓰레기가 덤벼드는데 왜 그걸 맞고만 있어야됩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의 치안은 어떠한 경우라도 폭행과 폭력은 범죄로 다룬다고 하더군요, 네, 틀린 말은 아니죠, 흠, 갑자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면 안되는데, 여하튼 아무리 세상이 폭력과 어두운 범죄에 세상과 분리시키고 멀어지고 고치려도 들어도 늘 한결같이 범죄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들도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이용하며 어둠속에서 승승장구하죠, 바뀌질 않습니다.. 하나의 조직을 뿌리 뽑으면 그 밑에 있던 다른 조직이 그 자리를 차지하죠, 아마 우리가 모르게 여전히 그들의 뿌리는 그런 방식으로 자생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경찰들도 그런 범죄집단의 유기적 자생의 시스템을 모리진 않을겁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대다수의 일반인이 관여되지 않게 울타리를 치는 것이 최선의 방법중 하나이겠지요, 이번에 읽은 작품은 그런 세상의 어두움을 다루는 한 경찰의 모습을 아주 하드보일드하면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수작인 듯 합니다.. 유즈키 유코라는 작가의 "고독한 늑대의 피"라는 제목부터 뭔가 처절한 느낌이 나는 작품입니다..


    3. 시작과 동시에 지역 폭력단과의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죠, 지역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야쿠자를 검거하는게 목적인 모냥입니다.. 뭐 그렇다고 폭력단 전체가 괴멸되는거는 아니라는 점을 경찰들도 충분히 아니, 그 와중에 반장인 한 남자는 다른 경찰들과는 틀리게 방탄복을 착용하지도 않고 그들과 함께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독자적 방법을 택하여 폭력단을 찾아나서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988년 초여름부터 히오카 슈이치는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의 오가미 쇼고반에 배정됩니다.. 그리고 파트너로 오가미를 따르게 되죠, 오가미는 경찰내부에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소문에는 그가 야쿠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경찰로서 그들의 편의와 함께 그들의 정보로 수사를 진행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런 그의 밑에서 야쿠자와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먼저 현재 오가미반에서는 몇개월전 야쿠자 단체의 사금융중 구레하라 금융회사의 직원인 우에사와라는 인물이 실종된 사건을 조사중입니다.. 단서를 찾지못한 경찰은 오가미를 중심으로 야쿠자의 내부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죠, 그 중심에 오가미와 히오카가 지역내 야쿠자 조직들의 암투와 시기와 반목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현재 이들의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이르게 되지만 오가미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 막으려고 하죠, 그러나, 뜻밖의 사건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야쿠자들의 싸움이 시작되고...


    4. 뭐라고 할까요, 현실감 넘치는 영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경찰소설이라고 하는게 가장 나을까요, 여하튼 한 경찰의 모습을 통한 일본내 야쿠자와 경찰간의 이야기를 이만큼 즐겁고 재미지게 만들기도 쉽지 않아보입니다.. 작품의 서사를 이어나가는 방식 역시 일지를 통한 사건의 진행과정을 대단히 꼼꼼하고 섬세하고 그려내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의 중심에서 작가는 수십년간의 경찰조직과 야쿠자범죄조직간의 불법적 유착관계를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 작품은 영화적 이미지가 넘쳐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주 현실적이죠, 야쿠자 내부의 암투와 적대적 관계도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전 사실 작가의 이름만으로 유추하건데 여자분일꺼라는 생각이 드는데, 대단히 남성적 세계의 어두운 일면을 매우 농밀하게 표현하시는 방식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의는 당연히 사회의 중심이 되어야하지만 그 정의의 구분이란게 어느순간 애매모호해지는 것이라는 점을 작가는 경찰과 범죄조직간의 유착과 그들의 공생적 관계속에서 아주 혼란스러운 딜레마로 드러내는 모양새가 무척이나 공감적이고 나름의 감정적 임팩트가 제법 셉니다.. 일단 전반적인 감성의 기조가 하드보일드한 폭력적 세계속의 느와르적 느낌이 강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짧은 느낌의 작품은 아니지만 읽은동안 그 무게감과 진중성이 강한 감성을 인해 아주 짧은 작품으로 읽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소설의 진행 역시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은 히오카라는 초보 형사의 감성에 기대 즐겁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5. 원작에도 국내 번역작처럼 첫장에 야쿠자 조직의 유기적 관계도가 올려져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국내 출시작에 이러한 관계도가 요약되어 있지 않다면 무척이나 읽기 힘든 작품이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이 첫장부터 관계적 측면을 파악하고 수시로 앞뒤로 와따가따하며 작품의 구성을 읽어나가니 어느순간 머리속에 오가미라는 인물이 야쿠자 조직의 중간자로서 얼마나 다양한 유기적 관계를 이루어내고 있었는 지와 작품속의 서사적 구성의 연결장치들이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하나의 사건과 실제 르포식 범죄적 일지처럼 무리없이 이어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하드보일드한 진지함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게감이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린바와 같이 영화적 이미지의 서사적 흐름이 아무래도 흔히 보아온 영화적 경험치가 많이 반영된 기분이 강해서 그럴 지도 모를 일입니다.. 딱히 대단한 반전이나 충격이 드러나지 않고 흐름의 틀에 맞춰 즐겁기는 하되 강한 감성적 임팩트가 오래가지는 않죠, 좋은 작품, 매력적인 작품임에도 대중적 취향이 사회적 문제와 범죄적 딜레마의 무게감보다 조금 앞선 즐거움을 선사함이 이 작품의 편안함이자 가벼움이라고 봐도 될 듯 싶습니다..


    6. 이런 작품은 영화적 스토리로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읽으면서 영화적 이미지가 수시로 머리속에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이렇게 작품적 정보를 찾아볼 요량으로 제목을 똭하고 치니 우선적으로 올해 이 작품이 나왔더군요, 하기사 일본은 왠만한 작품들은 다 실사화하는 경향이 짙으니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을테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화된 이 작품을 한번 보고싶은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오가미 쇼고라는 인물을 어떤 배우가 이미지화시켰는 지 무척이나 궁금하거덩요, 아무래도 작품속에서 구현된 오가미의 인물적 딜레마는 영화속 이미지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아주 매력적이고 혼란스럽지만 어느누구보다 단호하고 자신만만한 한 이중적인 인물을 작품만큼 그려내지 못하리라는 어설픈 예상을 미리 해봅니다.. 이 작품 "고독한 늑대의 피"는 오가미 쇼고라는 한 등장인물이 모든 것을 받쳐주는 작품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세상의 이율배반적 이중성을 무척이나 매력적이죠, 개인적으로는 일본 소설의 경찰범죄소설중에서도 재미와 매력적 책읽기라는 이유로 즐거운 대중소설을 찾는다면 저는 이 작품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인거 같아요, 영화관에 가서 두시간동안 멍하니 영화로 즐기는 가격으로 이 작품 한권으로 감성적 즐거움을 만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출판사 작원 아닌거 아시죠, 모르면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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