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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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옳고 그름의 판단을 잘 못할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대중적으로 드러난 부분만으로 뭔가를 판단하고 평가해야된다는 한계성을 두고 있다면 특히 더 그렇죠, 선거가 코앞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나면 바로 선거일이 다가오는군요, 누군가를 나만의 판단으로 결정을 해야됨에도 제대로 된 판단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한 체 언론이나 황색 저널리즘이나 마타도어를 일삼는 인간들의 단편적인 네거티브로 인해 그 사람의 됨됨이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누가 누구인 지, 인간 자체의 판단보다는 정당과 정치적 영역으로 선거를 이끌어가려는 지방자치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선거행태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불만족스럽습니다.. 이어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참을 끄적대다가 다 지워버렸습니다.. 정치 이야기는 머리만 아픕니다.. 여하튼 우린 누군가를 판단할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으로 의인이 될 수도, 누군가는 미처 드러내지 못한 비밀스러운 정황으로 악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 단순한 상황의 팩트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부분적 팩트는 그 사람을 평생 옭매는 족쇄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다르지 않죠, 그 순간,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그 상황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우연의 연결은 그렇게 그들을 평생 오해하며 살아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2.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아는 한 제가 판단했던 인물에 대한 폄하적 시선을 몇년동안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혼자서 그는 그러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평가해버렸다가 뒤늦게 그때 그순간에 제가 목격한 상황이 실은 아이를 학대하는 폭력적 부모가 아닌 아이에게 다가온 위험을 막기 위한 부모로서의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사실을 타인과의 대화 끝에 깨달았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버리는거죠, 하지만 극단적이고 최악의 상황적 현실속에서 그 상황을 우연히 목격하거나 경험하거나 공감하는 부분이 생겨서 서로에게 끝없는 족쇄를 드리우고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또한 인간이기에 자신이 처한 현실의 참혹함을 어떻게해서든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항상 꿈틀됩니다.. 물론 좋은 환경, 넉넉한 여유를 가진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그런 지옥같은 삶을 어떻게해서든 버텨내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것이죠, 한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끈을 놓아버릴 유혹이 생긴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 유혹을 받아들일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유혹으로 인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삶으로 다시금 초대되었다면,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작품 "암보스"는 그런 작품입니다.. 딱히 연결고리가 없어보였던 두 여인이 어느 순간 죽음의 길목에서 서로의 육신이 바뀌어버리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3. 소설은 한 여인과 어린 아이의 상황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린 아이는 엄마의 죽음을 목격합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엄마가 죽음을 당한 것을 알게되죠, 그리고 이야기는 현실로 넘어옵니다.. 이한나라는 기자는 빌딩의 방화사건에 현장에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목격한 방화범의 행동을 기사화시키고 빌딩에서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하죠, 하지만 사실의 전화와 함께 구급대의 빠른 출동으로 인해 죽기 전 구출되어 병원에서 깨어납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이 바뀐 것을 알게 되죠, 자신이 깨어난 곳에서 이한나라는 기자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몸을 경험하게 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죠, 병원에서는 방화로 인해 머리에서 단기기억상실이나 정신적 트라우마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한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자신을 강유진이라는 인물로 지칭합니다.. 그리고 이한나는 강유진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게 되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세상 누구도 그 사실을 이해해줄것이라 믿지 않는 그녀는 자신이 전혀 모르는 강유진이라는 인물의 집으로 향하게되고 자신이 아닌 자신의 집은 강유진의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되죠, 그리고 어느날 자신의 모습을 한 강유진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벌어진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그리고 또다른 시간의 영역을 넘어선 어느날 한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이 여성은 과거 812사건이라 불리우는 연쇄살인사건과 비슷한 방법으로 살해되지만 과거의 사건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이 여성의 신원을 알아보니 이한나라는 기자였던 것입니다.. 뭐지, 이건.....


    4. 일단 시작은 판타지적 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 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육체가 바뀌었다는 전제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니까요, 그리고 이 두 여성은 1년이 경과하는 시점에 다시금 서로의 육체를 찾을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기간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주체적 영역에서 살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이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만 이용하여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느날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게 틀어지기 시작하는거죠, 대단히 촘촘한 이야기의 흐름과 상황적의 역전적 방향성이 존재하는 조금은 어지러운 스토리를 지닌 작품입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점에서 등장하는 독창적인 암보스적 설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단순한 두 여성의 육체적 교환을 다루고 있질 않습니다.. 소설의 중요한 설정의 중심에는 연쇄살인이라는 아주 중요한 수사적 방법론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죠, 더불어 한 여성의 죽음이 발생한 시점에서 이 두 여성에게 주어진 양면의 영혼은 아주 미스터리한 상황으로 돌변해버리는거죠, 장르적 감성으로 이처럼 매력적인 설정도 드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한나의 몸을 가진 강유진의 죽음을 강유진의 몸을 가진 이한나가 파헤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발품과 단서찾기 또한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한 구성적 꼼꼼함은 상당히 칭찬받을만 합니다..


    5. 하지만 늘 말씀드리지만 제가 머리가 좋질 않습니다.. 이해력이 떨어지죠, 좋은 설정과 방향성은 작품이 주는 집중도와 몰입도를 높여주긴 하지만 너무 얽히고 섥힌 흐름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다보면 헷갈리기 일쑤입니다.. 특히나 주체적 캐릭터의 혼란이 중심이 되는 작품의 경우 스토리에 여러가지 상황적 반전을 덧입히게 되면 혼란이 가중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게 되죠, 작가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또다른 가지를 연결해야됨은 말 할 것도 없구요, 그렇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어지러워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해결적 국면에서 상황이 주는 어색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구요, 독자도 어지럽고 형사도 어지럽고 작가도 어지럽고(작가님은 괜찮았을라나,) 그래서 소설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구성의 수사방식의 흐름은 자꾸만 군더더기가 생기고 그렇게 이런말, 저런말하다가 마지막 반전에서조차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전 재미지게 읽다가도 고개를 갸오뚱거리면서 얘가 쟤야, 쟤가 얘야,,, 막 이러면서 니가 니를 모르는데 넌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뭐 그런 생각으로 결론적으로 남는 건 그러니까 얘네들이 바뀐건 확실하구나, 그리고 결국 남은 건 너의 모습을 한 난가, 아님 나의 모습을 한 넌가, 또한 내 옆에 있는 당신은 겉모습의 나를 아는가, 아님 모습속에 감춰진 나를 아는가,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6. 좋은 설정, 좋은 상황적 구성임에도 이 작품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몰입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이 무수히도 드러납니다.. 작가님께서 연결해놓은 여러 상황적 장치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적, 공간적, 캐릭터적 암시와 복선과 설정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작가님께서는 이 작품을 구상하시면서 무척이나 많은 고생을 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대단히 촘촘하고 꼼꼼한 구성적 측면이 엿보이거덩요, 게다가 이런저런 상황속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심리적 농밀함도 상당히 매력이 있습니다.. 또한 연쇄살인과 범죄적 상황이 보여주는 사회적 불편부당성에 대한 편파적인 시선의 차별적 영역까지도 나름 직접적 표현으로 드러내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스릴러와 미스터리의 복합적 영역의 장르에서 구성의 복잡성이 두드러지면 저같은 머리나쁜 독자로선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는 이해력으로 고생하게 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스릴러로서의 암보스라는 설정적 영역에서도 큰 감성적 독특함을 받지 못하고 미스터리로서의 수사학적 범죄의 구성에서도 반전의 매력을 얻지 못하는 안타까움인 것이죠,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신 부분이 오히려 제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표지 이미지의 모습도 작품이 주는 진지함과는 동떨어져있는 느낌때문에 이 소설의 즐거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무척 고급스럽고 짜임새 있는 구성의 촘촘함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안타까움이 남아서 독후감도 이렇게 마무리하게 되는군요, 하지만 김수안 작가님의 이러한 구성적 매력과 설정으로 다음에 이어질 작품에서는 보다 독자적 대중성에 신경을 쓰시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는 해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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