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얼티
스콧 버그스트롬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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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큰아이가 이제 중2입니다.. 말로만 듣던 중2입니다... 엄청난 폭풍의 고요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나가는 시기입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기입디다.. 조금 화난다고 큰소리 치기도 어려운 그런 시기입죠, 게다가 키는 벌써 아빠를 따라잡을 기세고 발 사이즈도 엄청 커져서 이제는 저보다 커버렸더군요, 흠,, 참고로 딸입니다.. 머리도 남자아이처럼 짧게 쳐올려서 뒤에서보면 영판 남자같은 모양새입죠, 이제 어른의 몸으로 변해가는 과정이기도 하구요, 아직은 어린 아이의 철없음도 버릴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한 모냥입니다.. 교복이 아닌 일반복을 입고 친구를 만나러 나설때는 이제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어느덧 사라져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꼬맹이시절 아장아장 걷던 모습이 어제같은데 벌써 세월은 그렇게 흘렀습니다.. 스스로 자아와 삶의 목적과 세상의 많은 것을 깨우치는 시기이다보니 많은 생각이 있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아빠로서 부모로서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는 늘 부족함과 철없음과 안타까움과 짠함이 넘칩니다.. 아이는 그런 부모의 이야기를 잔소리와 간섭으로 치부하고 거부하게 되지만 어쩔 수 없이 부모로서 아이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언제나 비틀거리며 걸을때 넘어지지 않게 앙증맞은 손을 마주잡던 아이로서의 모습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죠,


    2.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겝니다.. 지 아무리 스스로 해낼 수 있다손 치더라도 내 아이인 이상 부모로서 여전히 철없고 어린 철부지로 보이는 것은 말이죠, 분명히 알아서 잘 할 수 있을텐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고 알아서 하리라 믿지만 혹여라도 넘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도 부모입니다.. 이것은 늘 부모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점이고 생각이고 방식입죠, 왜냐, 어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고 살아온 온 방식에서 아이가 커서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를 어둡고 좁은 길보다는 밝고 넓은 길을 미리 터주고 싶은 마음이 지배적일테니까요, 하지만 아이의 입장은 어떨까요, 저 역시 어린시절 부모님의 모습을 지켜봐왔던 때가 있었습니다.. 조금은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해줄 필요도 있을겝니다.. 지금 아이의 삶에서는 자기 중심의 세상밖에 관심이 없을테니까요, 모든 세상은 자신의 생각과 삶을 위주로 견뎌내야하는 대단히 좁은 세상일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자신의 삶이 제대로 갖추어져야지만 세상의 문을 제대로 열 수 있을텐데,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 아주 일반적인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모습이 뒤틀어져버린 한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열일곱살의 그웬돌린 블룸이라는 주인공이 겪는 추악한 범죄의 세상을 다룬 스릴러소설입죠, 스콧 버그스트롬이라는 작가의 데뷔작인 "크루얼티"입니다.. 잔혹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여자아이의 성장을 다룬 작품입니다..


    3.  외교관 아버지를 둔 그웬은 세계 곳곳을 돌며 살아오다 이제 뉴욕에서 생활하는 중입니다.. 외교관의 자녀다보니 사립학교의 혜택을 받는 그웬에게 주변의 친구들이란 족속들이 나름 갑질하는 부자집안의 아이들인지라 늘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에서조차 여전히 차별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그웬 입장에서는 어린시절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어린시절 엄마를 잃고 아빠가 살고 있는 그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의지할 사람은 아빠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아빠의 생일날 선물로 만년필을 선물했는데 다음날 파리 출장을 떠났던 아빠가 실종됩니다.. 그리고 실종과 함께 아빠가 일반 외교관이 아닌 CIA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죠, 실종된 아빠과 관련된 사건을 파악하던 조직은 그웬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빠가 빨리 나타나길 기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그웬에게 남겨진 사람은 아빠와 살던 건물의 주인인 벨라 할아버지 내외밖에 없었습니다..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때를 대비해서 뭔가르 남겨놓았죠, 그웬은 할아버지에게서 아빠의 실종과 관련된 단서를 알게되고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컴퓨터천재 테렌스와 함께 그 단서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웬이 알아낸 진실을 토대로 과거 모사드였던 벨라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아무도 모르게 그웬은 홀로 파리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180도로 변해버리죠, 어린 소녀의 순수함은 파리로 건너오는 순간 모두 버려버리고 이제 그녀에게는 아빠를 찾기위한 늑대의 본능만을 남겨놓았습니다.. 과연 그웬은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요,


    4. 영어덜트소설의 장르적 취향인줄 알았는데 그냥 스릴러소설이라고 봐야겠군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아직 성인이 되지않은 열일곱의 여성이기에 장르적으로는 YA문학인 듯 합니다만 대단히 매력적인 소설임에는 틀림없는 듯합니다.. 스릴러적 감성과 또래의 미성년의 여자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또한 성인으로서의 변화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잔혹한 인간의 본성적 심리를 매우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점이 흥미롭더군요, 또한 상황이 주는 속도감과 전개의 연결고리가 흔한 헐리우드식 장면전환의 상황의 극적 반전들이 빠르게 이어지기 때문에 스릴러적 감성의 재미가 아주 뛰어나다는 점도 이 작품의 즐거움중 하나입니다.. 말그대로 설정이나 스토리적 방법론은 여성판 '테이큰'이라고 불러도 될 법한 진행입니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나선 어린 소녀의 잔혹한 성장기라고 봐야겠죠, 아시다시피 테이큰은 반대의 상황입죠, 하지만 테이큰은 아주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겸비한 비밀요원으로 시작하지만 이 작품에서 그웬이라는 여주인공은 자기만의 세상에서 철없는 세상의 반항을 거듭하던 미성년으로서의 삶과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위해 변화되어가는 암살자로서의 훈련을 받는 과정이 다릅니다.. 그러니 이러한 전개가 주는 스펙타클하고 드라마틱한 상황적 재미는 테이큰보다 뛰어나다고 봐도 되겠죠, 대중적 공감을 얻기에도 말이죠,


    5. 소설은 뉴욕을 중심으로 해서 파리로 옮겼다가 소설의 전반적인 흐름은 베를린과 프라하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웬이라는 여자아이의 어린 삶은 뉴욕에서 끝이 나죠, 그리고 잔혹한 여성 암살자로서의 삶으로 변화되는 시점의 파리를 넘어 그녀가 성인의 18세로서 제목처럼 잔혹하고 잔인한 악마의 삶으로 변하는 시점은 범죄의 중심인 삶의 어두운 영역속에 놓여진 베를린과 프라하에서 비롯되죠, 그렇게 한 소녀의 삶은 지옥으로 변질되어 버립니다.. 세상은 한결같은 환한 빛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작품은 잔혹하리만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어린 소녀조차도 실종된 자신의 아빠를 찾아나설 수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정보조직은 왜 단서조차 알지 못했을까, 그리고 어느날 사건의 중심에 놓인 한 소녀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왜 아무도 그녀에 대해서 알아내질 못할까하는 의구심은 조금 듭니다.. 물론 여러가지면에서 스파이의 영역을 잘 구현해놓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실성은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꼬 생각하는 것이죠, 상황과 설정으로 인해 작가로서는 드라마틱한 구성적 연결이 필요했겠지만 요즘 독자들이나 대중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조금만 어색하고 헐거워보여도 아는 것도 없슴쓰 아는 티는 무지 내잖아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꼬라지 값한다꼬 책 몇권, 영화 몇편 봤다꼬 설정이나 구성이나 내용이나 상황이나 조금 어색하다는 말을 금새 끄집어냅니다.. 그러려니 하쇼,


    6. 대강의 눈치만 봐도 이 작품은 영화적 상상력이 전반적으로 펼쳐지는 재미진 작품임을 아실 수 있으실겝니다.. 어린소녀가 아빠를 찾기위해 암살자로 변해가는 이야기,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상황적 스릴러의 감성이 가득한 멋진 액션스릴러 YA소설이라는 것이죠, 아무것도 없는 곳에 혼자 놓여진 여린 소녀가 어느새 살인에 능한 암살자의 삶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매우 재미지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대중적 흥미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마지막의 후반부와 함께 이어질 후속작에 대한 밑밥 또한 이어지는 시리즈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기대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금새 영화화가 결정되고 조만간 대중 헐리우드 영화로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상황이나 내용이 주는 잔혹미와 범죄적 질감이 아주 강해서 매력적인 영어덜트 스릴러소설같은 느낌으로 자리 잡을 것 같은 예상도 해봅니다.. 문득 미치 랩의 젊은 시절을 영화화했던 고 빈스 플린 작가의 아메리칸 어쌔신도 떠올려지기도 하구요, 여하튼 여지껏 이런 스릴러소설의 중심은 늘 남성 위주의 액션스타일이었던 반면 이 작품은 작가의 의도처럼 여성이 주도하고 주체적인 능력을 펼치는 매력적인 느와르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감각이 펼쳐진다고 이야기하는게 맞겠습니다.. 단순하고 대중적인 스릴러소설이긴 하지만 흥미롭고 매력적인 주인공과 함께 만끽하는 스파이스릴러소설의 묘미가 만만찮은 작품이고 후속작으로 이어질 작품도 기대되는 괜찮은 범죄스파이소설이군요, 역시나 깊이 생각하지 말고 재미지게 읽으면 장땡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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