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문득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대단히 심오한 주제에 접근해봅니다.. 인간보다 더 나은 존재성을 가진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 개인적으로 인간이 살아온 역사와 그 방식과 학습과 교육과 스스로 만들어낸 진화의 산물들을 떠올려보면 경이롭기만 합니다.. 저 스스로를 돌이켜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죠, 깨우치고 배우고 느끼고 판단하고 적응하는 인간이라는 경이로운 존재에 대한 생각이 제가 책을 읽고 느낌으로 해서 더욱더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여타 동물들과는 다르죠, 스스로 틀을 만들고 그 틀속에서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영역을 넓히기도 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회라는 틀속의 제도를 구축하고 종족을 지켜나가고자 하죠, 하지만 인간 역시 동물과 진배없은 진화의 역사속에서 살아온 존재인 관계로 수십억의 각자의 개인중에는 동물의 감성과 잔인함과 결함을 가진 수많은 객체가 존재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이들을 가두고 파헤치고 일반적인 선함과의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또한 그들의 상태와 행동과 판단과 감성을 이해하기 위한 영역의 학습과 교육과 가르침을 누군가는 하는 것이죠, 인간이 만들어내고 만들어가고 있는 이 세상의 시스템적 유기성은 이제는 더이상 왠만한 알고리즘으로 판단하고 정리하고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단계에 이르렀지 않나 싶습니다.. 스소로 이 인간의 세상은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뭔말인 지 모르지만 여하튼 그런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2. 늘상 뉴스와 세상의 이야기는 인간이 가진 탐욕과 욕망과 잔인함을 비롯한 동물적 근성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학습과 교육과 자아라는 대단한 존재적 가치성을 부여받았음에도 일부 인간은 그 원초적인 파괴적 본성에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희석시켜 자신만의 행동적 범죄를 야기하곤 하죠, 아마도 인간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일겝니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의 행동과 성향과 감성을 판단하고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링이라는 범죄 분석적 영역이 생겨난 것일테구요, 이러한 분석법은 수많은 범죄자들의 유형과 범죄행각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니 범죄와 인간의 잔인한 파괴적 본성이 없었다면 애초에 만들어지지도 않았겠죠, 그리고 누군가는 이러한 분석으로 인간이기를 거부한 범죄자들에 감응하고 그들의 내면을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 또한 범죄자들의 감성과 딱히 다르지 않다는 불안감으로 스스로에 대해 혼란을 가질 수도 있겠죠,, 뭐 그런 이야기를 다룬 아주 매력적인 범죄소설입니다.. 심지어 중국소설입죠, 근래들어 국내에 선보이는 중국스릴러미스터리소설의 매력은 대단히 뛰어나 보입니다.. 그리고 속도감 넘치고 알찬 내용은 여느 영미스릴러에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새롭게 선보이는 레이미 작가의 "심리죄"라는 작품 시리즈의 첫편입니다..


    3. J대학교의 대학원생인 팡무는 일반적인 인물이 아닙니다.. 팡무는 과거에 대단히 고통스러운 범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는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신의 룸메이트인 두위가 유일한 친구일 정도이죠, 그런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어떠한 범죄사건에 대한 프로파일링이 천재적으로 판단하고 추론해낼 수 있는 머리를 가진 것이죠, 과거 자신에게 닥쳤던 불행에서도 그는 자신의 친구들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에 더욱더 이러한 자신의 능력으로 범죄사건에 도움을 주곤 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친구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까 싶어서. 현재 팡무에게도 미해결된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도움을 경찰에서 요청해옵니다.. 팡무를 찾아가라는 윗선의 이야기에 팡무의 능력을 의심한 타이웨이 형사는 팡무에게 현재 발생한 흡혈 연쇄살인사건의 살인범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팡무는 간단한 현장사진과 범죄사항을 검토한 뒤 몇가지 프로파일링을 제시하고 살인자의 대략의 윤곽을 제시합니다.. 이에 따른 수사를 진행하던 중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이어 팡무는 살인자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싶었으나 연이어 J대학에서는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전혀 단서조차 없는 상황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어 발생할 사건에 대한 단서와 살인자와 관련된 내용들이 전무한 상황에서 팡무의 주변에는 끔찍한 죽음이 연이어.....


    4. 작품의 시작과 동시에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의 이야기에 팡무를 등장시키고 초반에 캐릭터의 구성적 영역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보면서 조금은 어색했습니다.. 금새 이야기가 정리되고 끝이 나는 듯 싶었거덩요, 그래서 이 작품이 연재된 연작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방식의 스토리가 반복되나고 생각했더랬죠, 하지만 아니더군요, 초반의 이야기는 향후에 벌어질 팡무라는 캐릭터와 연쇄살인마의 대결을 위한 맛뵈기정도로 판단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히 멋집디다.. 연이어 발생하는 대학교내의 살인사건의 수법을 프로파일링하는 팡무와 타이웨이 형사의 파트너쉽은 물론이고 주변의 이야기들과 팡무가 겪는 심리적 불안과 이와 연결된 팡무의 프로파일링 능력에 대한 주변의 시선등이 제법 매력적으로 표현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이야기는 아주 속도감이 넘치고 가독성이 뛰어나게 진행이 되죠, 무엇보다 살인사건을 구성하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종의 실제 연쇄살인마의 범죄수법을 카피캣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팡무가 찾아나가는 단서의 호기심에 집중하게 됩니다..


    5. 이 작품은 인물 위주의 캐릭터성이 주요 이슈라고 보면 될 듯 싶습니다.. 천재적인 프로파일링의 능력을 가진 한 젊은 청년의 모습속에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쇄살인의 내면이 아주 공감적인 스토리로 이어지죠, 어떻게보면 대단히 단순한 스토리의 구성입니다..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가 남긴 단서를 찾아 그를 막으려는 자의 대결이니까요, 이런 작품은 바탕속의 범죄적인 구성과 꼼꼼한 개연성만 갖춰진다면 가장 매력적이고 즐거운 스릴러소설의 모습을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작품이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력을 보게되면 더욱더 이 작품이 주는 신뢰감이 생기게 됩니다.. 중국에서 공안국 소속의 경찰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며 온갖 범죄수사기법이나 범죄학등의 영역에서 풍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하시니 이 작품을 읽게 되는 독자들에게 뚱딴지같은 스토리로 어설픈 아마추어적 냄새를 풍기시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허구이고 상당히 잔인한 일면을 가진 스릴러의 감성으로 조금은 대륙적인 느낌(?)의 과한 상황적 과장과 표현등의 부분에 거부감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지만 작가가 선보이는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상상적 기법은 과거 전세계의 연쇄살인마의 범죄행각에 기초하여 독자적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6. 이 작품의 홍보에서도 주구장창 던져놓은 떡밥이 영상화된 이 작품의 인기를 이야기하죠, 그만큼 이 소설의 원작적 재미는 검증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작품을 읽은 독자의 한명으로서 충분히 수긍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영화는 어떻게 그려졌는 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대중적 범죄스릴러소설에서 재미외에 뭘 더 기대해야될 지는 모르지만 근래들어서 제가 읽은 작품중에서도 충분히 그 재미 하나만은 손꼽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어지는 시리즈의 구성이 네 권이 더 집필되었다고 하니 독자로서 더 읽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는걸보면 이 작품이 주는 작품적 감흥이 남다른게 사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단권으로서의 이 작품의 끝맺음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뭔가 감성적이고 독후적 인식이 오래남는 작품은 아닐지라도 스릴러소설로서 이만큼의 흥미가 동하는 작품을 찾기도 쉽진 않을 듯 싶습니다.. 무척이나 즐겁고 매력적인 범죄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그동안 읽어본 중국계 소설인 찬호께이의 작품과는 또다른 감성적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저로서는 만족하게 됩니다.. 뭐랄까요, 찬호께이의 진지함과 묵직함과 꽉찬 느낌은 없지만 보다 대중적이고 범죄지향적(?!)인 스릴러의 성향에서 독자들의 입맛에 맞춘 그런 작품이라고 할까요, 후속작들도 이만큼의 재미는 있겠죠, 근데 너무 첫편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이어진 시리즈라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설레발을 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