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거리의판교현대백화점에 다녀왔다.딸에게 카카오프렌즈샵 대형인형 사주기로 약속한 것 지키고똑 떨어진 커피캡슐도 사고 서점의 책냄새도 맡을 겸 아침부터 고속도로를 탔다.지하 2층 교보문고에 들어서자마자딸은 문구류 코너에서 액체괴물부터 담고 과학만화 코너에서 나오지 않는다.남편은 책이라곤 전공도서만이 유일한 사람인데, 이 곳엔 없다며 딸 뒤만 쫒아다닌다.난 딱 한 권만 사겠다고 약속한데로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며 한참을 ‘선택불능‘ 상태로 있다. 사놓고 읽지 않은 빳빳한 책이 100권을 넘어가자 슬슬 눈치가 보인다... 가정주부 선언을 한 6개월전이 그립다.ㅎㅎㅎ백화점 식품코너에서 본 걸 먹어야한다고 재촉하는 신랑님덕에 서둘러 한 권을 골라나왔다.딸은 밥 대신 컵케이크를 물고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차에서도 자기몸만한 인형을 안고는 어쩔 줄 모른다.시골에 살면서 썰매타고 고구마 구워먹다가신세계를 보았나보다.초등학생이 되니 역시 알 건 다 아는구나 싶다.딸은 아빠한테 꺄르르 거리며 쪽쪽 뽀뽀를 하고 또 가자고 조른다.주말부부이고 일이 바빠 주말 하루만 겨우 자고 3시간 거리의 일터에 가야하는데도 그러마라고 단 번에 약속하는 걸 보면 신랑도 참 딸바보다.간다고 한 약속뒤에 내가 더 신나하는 걸 신랑도 아는 눈치다.자꾸 자기한테 잘 하란다.오늘은 그저 행복했다.그냥 늘 하던 쇼핑이었는데,정해진 시간속에 서로 더 마주보고 웃어야 하는우리 가족이어서 그럴까.이유를 더 만들자니 괜히 슬프고 눈물부터 나서 그만!! 그저 좋았던 날로 기억하자.
도서관 지킴이 당번인 수요일 오후,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아이가 들어와 이 책을 보며 키득거리더니 금방 읽고 나간다.뭐지? 속독하나?정리하다 펼쳐보니.. 급식체만큼 웃음타이밍을 모르겠다.늙었나..휘리릭, 절반을 금세 읽었다.... 그냥 문이나 닫고 가야겠다.
1.내 아버지도 할아버지를 전쟁통에 잃으시고 홀로 공부하여 유학까지 간 분이다.주인공의 이야기와 아버지의 이야기가 비슷해왠지 더 마음이 갔다. 가난과 현실이 녹록치 않았을텐데 학습에 집중한다는 건 얼마나 힘들었을까. 열심히 했다란 말로 과정을 단정지을 수 없을 시간일 것이다.2.전쟁은 권력의 이동일 뿐,그에 희생되는 사람들에겐 지배자도 희생자일 뿐이다...전쟁에 관한 책을 보면 늘 떠오르는 문장.북한과 마주한 불안한 세월을 사는 나에게도 남 같지 않은 진행형이다. 매체에서는 ‘아직까지도‘ 북풍을 이용하며 ‘애국‘과 ‘정치이용‘을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흔든다. 외국에 사는 지인은 ˝언제 이민갈거냐, 전쟁이 일어날 텐데˝라며 걱정부터 한다.나와 내 아이의 미래를 희생하면서 지켜야 할 권력이라면 그것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3.˝세월이 강물처럼 흘러, 그분들은 저마다의 사랑과 한을 가슴에 품은 채 또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1년 전 입주한 아파트에서 도서관을 열었다.어린이 도서관이지만 한 켠에는 어른 도서도 자리를 잡았다. 아직 가오픈이라 도서관을 열고 지켜줄(?) 봉사자가 필요하다하여백조인 나와 ‘학원‘의 ‘학‘자만 들어도 학을 떼는 초딩딸과 함께 수요일 오후를 지키게 되었다.내가 기증한 책이 많아서 새롭게 읽을 게 없어 뒤적거리는 중...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 취향 아닌데.... 새로운 양서가 채워지도록 할 일도 없으니 건의나 해야겠다.
난 눈치가 없나보다.내 해석으로만 책을 읽는 것 보면..대부분의 블로그, 후기들. 심지어는 책 뒤편의 해설, 작가의 말을 봐도전하는 메시지는˝악을 없앨 방법은 악 밖에 없는가˝ 인데난 179페이지의 이 말이 책을 덮을 때의 결론이었다.-------------------그래, 누구나 자신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 때문에 운다. 나를 위해 울어 주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는 없겠지. 울음소리가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지만, 참을 수 있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나만은 아니라는 위안, 그것에 기대어.----------------------살인을 하고 자신의 삶이 무너진 책임을 그녀에게 물어야 했고이용 당했다는 분노를 그녀의 죽음으로 받으려 했던 강지용.하지만 그건 스스로를 속인 것이었고,그 핑계로 잠시 자유를 얻는 대신끝없는 지옥에 발을 디뎠다.사람은 신이 될 수 없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짐을 대신 짊어질 수 없다.근본을 없앨 수는 없다.작던 크던 그건 각자의 삶이다.강지용은 원망의 대상인 엄마와 그녀의 엄마를 동일시 하고 승리감에 취해 살인을 했음에도 자신을 조종한 그녀를 배신자라 칭한다. 용서받지 못 할 범죄앞에 조악한 분노를 드러낸 그가 어찌나 웃기던지. 동정도차 느껴지지 않았다. 삶은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다.자신이 택했든, 억지로 타인에 의해 했든 삶은 계속될 것이고그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이 지고 가는 것이다.진부한 표현이지만 그게 현실이다.나이가 들수록 변명은 구차해진다. 변명은 이유가 될 수 없다.책이 썩 유쾌하진 않다.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와선척적인 운명과 후천적인 선택을 끝없이고민하고 택해야 하는 우리이기에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끝없이 비교하는 삶의 결론을 알고 싶다면 읽어보시라.애매한 추천아닌 추천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