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키호테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6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저지 페리 엮음, 신인수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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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시네아 공주에게 충심을 전하며 로시난테를 몰아 거인 수십 명, 아니 풍차 수십 개를 향해 달려가는 기사, 하지만 풍차 날개에 창은 산산조각 나고 기사는 그의 말 로시난테와 함께 내던져집니다. 종자인 산초 판자의 팩트 폭격에도 굴하지 않고, 그건 마법사의 사악한 술책이었다고 말하는 기사, 바로 돈 키호테입니다.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풍차를 향해 달려가는 돈 키호테의 모습은 마치 어제 보았던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요. 어렸을 때 TV에서 본 만화 <돈 키호테>의 한 장면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면서도 충격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종교와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는 물론, 문학 작품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가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 전체를 포괄하는 대작으로 진정으로 '인간'을 그린 최초, 최고의 소설이라는 격찬을 받고 있다. 또 우리가 우리 자신임을 잊거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본모습을 잃을 때,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다. 돈 키호테' ~

 

출간 당시 스페인 국왕 펠리페 3세가 "어느 벤치에 앉은 젊은이가 깔깔 웃고 있는 걸 보고는 "저 친구는 미쳤거나, <돈 키호테>를 읽고 있을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다는 <돈 키호테>, <성경>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번역된 책이라고 하는데요. 더불어 라 만차 마을 또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세계 책의 날(423)'"스페인에서 세르반테스를 기려 책을 사는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니, <돈 키호테>라는 작품이 새삼 엄청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영국의 세계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세르반테스와 같은 날인 1616423일에 사망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합니다.

 


 

<돈 키호테>는 세르반테스가 감옥에 있을 때 <재치 있는 이달고 라 만차의 돈 키호테>라는 제목으로 구상하여 1, 2부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보물창고에서 출간한 이 책은 "어린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저지 페리가 새롭게 엮은 <돈 키호테>를 완역한 책으로 작가 소개와 더불어 시대적인 배경과 작품에 담긴 의미를 부록으로 실었으며, 사진과 그림 자료를 덧붙여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옛날 옛적, 라 만차라고 하는 스페인의 어느 마을에 '키하다'라나 '케사다'라나 하는 시골 귀족이 살았다. 이 귀족 집에는 낡아 빠진 긴 창과 미늘창, 그 밖에 여러 갑옷과 무기가 가득했다. 또 아주 오래된 방패와 뼈만 앙상한 말 한 마리, 날렵한 사냥 개 한 마리도 있었다. (중략) 이 시골 귀족은 나이가 쉰 살쯤 되었는데, 비쩍 마른 얼굴에 기운차고 대쪽 같은 인상이었다. p.5~6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첫 페이지만 읽어도 돈 키호테가 어떤 인물일지를 유추할 수 있는데요. 그가 한때는 사냥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옛날 기사 소설을 읽는 데 푹 빠져 있다고 하며, "옛날 기사들의 업적과 모험을 그린 책들"을 사느라 땅을 수없이 팔아 치우고, 잠을 자는 것도 잊고 책 읽기에 몰두하면서 결국엔 이성의 끈을 잃고 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무엇이든 역시 '과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겠죠?

 


 

주막집을 성이라 생각하고 주인을 성주라 생각한 돈 키호테, 주막집에서 기사 임명식을 치른 돈 키호테는 이웃에 사는 일꾼 중 한 명이었던 산초 판자를 종자로 삼아 모험을 떠납니다. 섬의 통치자가 될 수도 있다는 믿음과 희망에 부풀어 돈 키호테를 따라나선 산초 판자, 이상주의자인 돈 키호테와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섬의 통치자가 되려는 욕심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기는 합니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돈 키호테에게 물들어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풍차는 거인, 수도회 수사들은 공주를 납치한 마법사, 양떼는 군대, 이발사의 놋대야를 황금 투구라 생각하며 방랑 기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돈 키호테, 하지만 사람들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그저 정신이 이상한 극강의 민폐 캐릭터였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돈 키호테로 인해 서로 얽히고 얽혀 헤어졌던 연인들이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방랑 기사로서 멋진 역할을 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또 다시 모험을 떠난다면, 그때 산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섬 중 한 곳의 통치자'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러시아 소설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는 세르반테의의 <돈 키호테>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로 인간의 유형을 '돈 키호테형''햄릿형'으로 분류했다. '돈 키호테' ~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선 앞뒤 가리지 않고 보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돈 키호테형 인간, "너무 생각만 하다가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도는 우유부단한 모습"의 햄릿형 인간, 너무나 극단적으로 나뉘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꿈오리는 햄릿형에 훨씬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유형에 가까운가요?

 

꿈오리 한줄평 : 이상주의자 돈 키호테와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산초의 모험 이야기, 종자 산초가 그의 주인 돈 키호테에게 물들어가는 것 같은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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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갈래 알맹이 그림책 64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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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귀가 기~~~인 토끼가 나무 아래 누워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진 것도 같은데요. 토끼는 왜 혼자 있는 것인지, 무얼 하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나 혼자 갈래>는 토끼 로랑이 엄마 품을 떠나 여행을 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집안에서 집밖 울타리, 밤나무, 강가를 지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로랑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품안에 있던 자식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엄마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과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울타리를 넘어가면 안 된다고 당부하는 엄마 토끼처럼 말이죠.

 

 


 

그래, 너도 이제 다 컸으니까. 나가서 놀아. 그렇지만 울타리는 넘어가면 안 돼.

'나 혼자 갈래' ~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는 로랑, 집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로랑은 밖으로 나가 놀고 싶다고 말합니다. 엄마 토끼는 "다 컸으니까 나가서 놀아."도 좋다고 하면서도 울타리를 넘어가면 안 된다는 당부의 말을 합니다.

 

마당에서 놀던 로랑은 울타리를 지나 아주 조금 더 멀리 갔다 오는데요. 걱정이 된 엄마는 밤나무 뒤로는 가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합니다. 하지만 로랑은 밤나무를 지나 조금 더 멀리까지 갔다 왔고, 다음엔 강가에 갈 거라는 말을 합니다. 이제 다 컸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로랑, 그렇게 강가까지 간 로랑은 강을 건너 여행을 떠납니다.

 

 


 

엄마, 나는 여행하고 있어요. 지금은 계곡에서 쉬는 중이에요. 파티를 할 거거든요. 나는 잘 먹고 잘 지내요. 엄마도 파티에 꼭 오세요. '나 혼자 갈래' ~

 

혼자 맞이한 어두운 밤, 엄마가 걱정할 것이란 생각,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로랑을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로랑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계곡에서 쉬던 로랑은 친구들과 엄마를 파티에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다시 또 혼자만의 여행을 준비합니다. 그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로랑, 그 여정은 끝은 어디일까요? 엄마 품을 떠나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성장해가는 로랑, 불안과 걱정이 앞서지만 믿고 지지해주는 엄마, 그래서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한 로랑의 앞길을 응원하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토끼 로랑이 엄마 품을 떠나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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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네 차례야 I LOVE 그림책
맥 바넷 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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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기도 합니다. 극소심의 대표로 불러도 좋을 꿈오리는 극도의 긴장감에 한겨울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사람들 앞에 섰던 때가 있었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건만 지금도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는 갑자기 배가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네 차례야>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땀을 뻘뻘 흘리던 그때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표지 속 아이는 얼마나 긴장하며 기다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지게 발레를 하고 있는 아이, 표정만 봐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무대에 서기까지는 그와 정반대의 표정으로 있었을 것만 같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무대 앞으로 모이는 아이들과 무대 위 커튼 뒤에서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는 한 아이가 보입니다. 커튼 뒤에 있는 아이는 오늘 학교 전체를 대표하여 발표를 할 존입니다. 금요일 조회 시간마다 선생님이 발표를 하거나 게스트가 오기도 하지만, 아이들 중 한 명이 학교 전체를 대표하여 "선물 나눔"이라 불리는 공연을 하게 되는데, 오늘의 대표가 바로 존이랍니다.

 

존은 춤을 추었어.

'오늘은 네 차례야' ~

 

아침부터 긴장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존, 선생님이 발표를 하는 동안 옷을 갈아입고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표정만 봐도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가 느껴집니다. 무대 위로 나가는 존, 수많은 눈동자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뛸 것 같습니다. 드디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 존, 춤을 추는 동안 존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는 시간, 존은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요?

 


 

<위층은 밤바다 시끄러워!> <사랑 사랑 사랑> 도형 3부작<세모> <네모> <동그라미>의 작가 맥 바넷의 글, 인물의 표정을 잘 담아낸 케이트 베루브의 그림이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오늘은 네 차례야>, 특히 존이 발레를 하는 장면은 독자들이 무대 앞에서 존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듭니다.

 

존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가창 수행평가를 앞둔 우리 집 둘째의 모습을 보니, 꿈오리의 그 시절이 또 떠오릅니다.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떨리던지요. 절로 바이브레이션이 나오던 그 시간이 마치 엊그제의 일인듯 생생합니다. 노래는 잘했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는 선생님의 말씀도요. 우리집 둘째는 가창 수행평가 '봄이 오면'을 떨리지 않고 잘 불렀으려나요? 혹시 오늘 무대의 주인공 존처럼 긴장되고 떨렸던 적이 있었나요? 그때 어땠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일이 있었던 그때의 경험이 존이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절로 공감하게 되는 맥 바넷의 글과 인물의 표정을 잘 담아낸 케이트 베루브의 그림이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오늘은 네 차례야>, 특히 존이 발레를 하는 장면은 독자들이 무대 앞에서 존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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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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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맹목적인 경쟁을 통해 달콤하고 안락한 곳만을 쫓아, '사색'하고 '사랑'할 겨를도 없이, 내 발의 물집조차 굽어볼 틈도 없이 허위허위 달려가느라, 더 드높은 가치들을 모두 내다 버리지는 않았던가. 나의 영혼과 나의 사랑, 혹은 나의 눈물, 나의 목숨에 깃들어 있는 숨은 꿈같은 것들은 지금 어디에 버려져 있는가. p.13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범신 작가, 그는 <토끼와 잠수함> <흰 소가 끄는 수레> 등의 소설집, <죽음보다 깊은 잠> <불의 나라> <은교> 등의 장편소설,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힐링>등의 산문집 등 정말 많은 책을 출간하고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이자, 25편 이상이 드라마나 영화, 연극으로 제작되어 다양한 징르에까지 영향을 미친 작가이기도 합니다.

 

나의 지향은 이를테면 두근거리는 고요, 혹은 고요한 파동이겠다. 내 목숨이 애당초 거기에서 왔을 터, 지난날 나의 순례 또한 언제나 그를 쫓아 걷는 일이었을 것이다. '글쓴이의 말'~

 

2023년 등단 50주년을 맞아 두 권의 산문집 <두근거리는 고요><순례>를 동시에 출간했는데요. <순례>는 오래전 펴낸 <비우니 향기롭다><카일라스 가는 길>을 줄이고 수정 보완한 글에 최근에 쓴 <산티아고 가는 길><폐암일기>'순례'라는 주제로 합한 작품으로, 1'비우니 향기롭다'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사색 편지, 2'카일라스 가는 길' 영혼의 성소를 찾아서, 3'그 길에서 나는 세 번 울었다' 산티아고 순례, 4'새로운 순례길의 황홀한 초입에서' 폐암일기까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히말라야를 혼자 걸으며 마주쳤던, 존재의 가없는 하찮음과 존재의 가혹한 무거움에 대한 상념들을 편지글로 써 모은" 1'비우니까 향기롭다'의 글들이 꿈오리의 마음에 깊이 스며들어 오래도록 되새겨질 듯합니다.

 


 

나는 이제 내가 가진 모든 것, 이를테면 좋은 옷, 기민한 휴대전화, 요술 상자 텔레비전, 재빠른 자동차로부터 벗어나도 외롭지 않은 시간의 길로 들어갑니다. 느릿느릿, 걷겠습니다. p.27~28

 

티베트에선 "우리의 몸을 ''라고 부르는데, ''는 자루, 임시 거처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그들의 소망,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요? 이왕이면 더 큰 아파트, 더 큰 텔레비전, 더 빠른 자동차가 있었으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지는 못할지라도 남들만큼은 가지려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무언가에 집착하고 욕망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히말라야의 거대한 봉우리 앞에 서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요? 경험하지 않았으니 알 순 없지만, 거대한 자연 앞에선 한낱 작은 미물에 불과하다는 건 절실하게 깨달을 것 같습니다.

 

 


 

나는 비로소 눈물겹게 확인합니다. 불멸의 주인은 에베레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오르고 또 올라도 허공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길은 허공에서 시작되고 갈라지고 끝난다는 것을요. 살아서 무엇을 이룬다고 할지라도 근원적으로 우리가 불멸의 환희에 도달할 수 없는 건 스스로 허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p.79

 

죽을 둥 살 둥 올라간 그곳에서 보는 건 "겨우 빙벽의 스카이라인 너머, 가없이 투명한 허공",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그 허공을 보자고 해발 5,545미터를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자, 정상에 올랐음에도 환호성은 솟아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경험하지 않았으니 그 감정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요즘의 ''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엄마로서 ''는 보이지도 않는 꼭대기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애벌레들의 무리 속으로 우리 아이들을 떠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순간 뜨끔해집니다. 히말라야, 카일라스. 산티아고 순례, 폐암일기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인생의 순례길에서 살아온 삶을 성찰하고 살아갈 삶을 통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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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 - 동의하고, 거절하고, 존중하는 친구 관계 말하기 파스텔 읽기책 3
김시윤 지음, 뜬금 그림 / 파스텔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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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배려, 공감,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정말 많이 쓰이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을 듯합니다. 배려는 하지만 할 말은 못하는 그런 사람, 꿈오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건 아닐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생각에 맞춰,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친구 사이에 균형을 잘 잡는다는 건 네가 원하는 것을 당당히 표현하고, 친구가 원하는 것도 존중하는 거야. 이처럼 서로 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할 줄 알아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 p.5

 

<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는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학교 현장에서 고민 상담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38가지 상황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책을 읽는 독자들은 더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책은 1'너와 나를 지키는 경계선', 2'너와 나를 이어주는 동의', 3'모두를 위한 지혜로운 거절', 4'너와 나를 높이는 존중'까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 읽은 뒤 활동하기''지도하는 분을 위한 경계 존중 이야기'가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38개의 상황들은 마치 같은 공간에서 고민 상담을 해 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요. 그래서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와 '경계선, 신체 결정권, 초상권. 프라이버시, 동의, 거절' 등의 기본 개념을 글과 그림을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고,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개념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했는데, 무뚝뚝한 표정으로 싫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혹시 친구가 나를 싫어해서 그러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 친구가 같이 놀자고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놀고 싶지 않으면 당연히 싫다고 거절"할 수 있습니다. "친구의 기분을 맞추려고 억지로 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싫다고, 안 한다고." 딱 잘라 말하면 서로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까요?

 

놀자고 말해 준 친구를 배려하면서 "말해 줘서 고맙지만, 다음에 같이 하자."라고 부드럽게 거절해 보렴.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라고 이유를 친절하게 말해 줘도 좋아. p.61

 

친구 사이에 경계선을 잘 지키려면? 동의를 구할 때 꼭 갖추어야 할 3가지는? 도대체 거절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존중하는 대화법, 채팅방에서의 대화법? 등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민 상담 이야기, 38가지 상황을 통해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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