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교사 위광조
꿈몽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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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소설로만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p.8

 

"소설로 머물기를 바랐지만, 슬프게도 소설의 범주를 넘어선 현실로 다가와 버렸다"는 저자의 말은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학폭교사 위광조>는 부제 그대로 '현직 교사가 소설로 쓰고 그린 학교폭력 보고서'로 초등학교 생활부장(학교폭력 담당 교사)인 위광조가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해결하는 과정까지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체육 시간에 피구 시합을 하다가 공을 던져 누군가를 아웃시켜도, 간식을 나눠주다가 개수가 부족해 한 명을 못 주게 되는 상황에서도, 길을 지나가다 만난 한 아이가 기분이 나빠져도, 학교폭력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고,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p.9)", 혹시 알고 있나요? 뉴스에서 보던 그런 사건들만이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일들 또한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누군가는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둘은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했다. 화장실을 나가 복도를 달렸다. 시합 과정에서 실랑이가 조금 있었다. 희수는 고현을 '메롱'이라고 놀리고는 깔깔 웃으며 달려갔다. 그러다가 학교 밖 현관까지 나가서는 현관 밖에서 문을 덜컹거리며 고현을 기다렸다. p.35~36

 

급식 먹으러 가기 전에 친구와 장난치다가 생긴 일이었지만, 한 아이는 가해자가 되었고 한 아이는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한 아이 부모가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상대 아이의 강제전학을 요구하는 학부모, 이 사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메롱'이라고 놀렸다는 이유로, 현관문을 덜컹거리며 기다렸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된 아이의 학부모, 처음엔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단지 이런 이유로 평생 학교폭력 가해자란 기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떨까요? 가해자 아이와는 베스트 프렌드라며 그저 늘 그러고 놀았을 뿐이라며, 자신의 엄마가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조차 모르는 피해자 아이, 당사자인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니, 모두 상처 없이 끝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재미있겠으니 신고를 하겠다"는 피해자 아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소한 괴롭힘, 학생들이 장난이라고 여기는 행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가르쳐야 함. p.58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학교폭력일까요? 누가 판단하는 걸까요? 누가 봐도 아니지만 학교폭력이라고 우기면 다 받아줘야 하는 걸까요? 어떤 이유로 학교폭력으로 접수해야 하는 걸까요?

 

'사소한 괴롭힘이나 장난이라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유형은 무엇으로 분류해야 할까요? 언어폭력? 금품갈취? 의사에 반하는 행동? 따돌림? 신체폭력?...,피해 학생은 어떤 피해를 입은 걸까요? 피해 학생의 보호자는 정신적 피해를 주장했고, 결국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소집하게 되는데요. 이 사안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요? 이에 대한 답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현직 교사가 소설로 쓰고 그린 학교폭력 보고서 <학폭교사 위광조>,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 학부모의 입장에서 읽었음에도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러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현직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교실이 교실로서 세워질 수 있도록

교사가 교사로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학생이 학생으로서 배울 수 있도록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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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지구를 걷다
에린 스완 지음, 김소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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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면?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게 된 인간들이 이주해서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떠난다면? <사라진 지구를 걷다>는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시작된 '붉은별'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자 7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긴 삼손의 손녀이자 아내(?)인 비,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고 현실로 이루려했던 비의 아들 폴과 그의 딸 케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기꺼이 선봉에 선 케이의 딸 페넬로페,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페넬로페의 딸 달, 자신만의 이야기로 역사를 기록해가는 한 가족의 서사는 1873년부터 2073년까지 7대에 걸쳐 이어지는데요. 어쩌면 멸망할지도 모를 지구에서, 어쩌면 그들이 화성에서 계획한 일들이 실패할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갑니다.

 

어머니는 삼손이 힘을 주는 이름이라고 했다. 특히 머리카락을 기르면 힘이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린 뒤 고작 일주일 만에 삼손은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p.12

 

이야기는 물소 사냥꾼 삼손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또 아들을 낳고..., 그렇게 대대로 농장을 꾸리며 살아갈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늘 생각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너는 이제 아이가 아니야. 너는 열네 살이야. 넌 어머니가 될 수 있어. p.38

 

일삼촌, 이삼촌과 함께 화성에서 살고 있는 소녀 달, 그들의 미래이자 집이 될 돔을 발견하게 되면서 달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어떤 생명체도 찾을 수 없는 넓은 평원과 텅 빈 하늘뿐인 세상이 아닌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자라고 흙이 아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돔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던 걸까요? 삼촌들은 어떻게 돔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걸까요? "더 많은 꽃을 피워 산소가 더 많이 생기게 하여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게."하겠다는 삼촌들, 삼촌들이 말한 다른 존재들은 언제 오는 걸까요? 왜 그곳엔 일삼촌과 이삼촌 그리고 달밖에 없는 걸까요? 다른 가족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삼촌들은 왜 그곳에서 문명을 만든다고 하는 걸까요? 일삼촌은 어머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달에게 왜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걸까요? 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구는 어떤 곳일까요?

 

1975년 여름, 한 소녀가 홀로 대륙 위를 걷고 있었다. (중략) 소녀는 작은 손으로 텅 빈 땅 위를 솟아오를 새로운 문명을 만들 것이다. 이 세상이 아직 보지 못한 새로운 인종, 거인으로 그 문명을 가득 채울 것이다. p.47~48

 

무단 침입으로 붙잡혀 정신병원에 가게 된 비, 그녀는 자신의 배 속에서 거인이 자라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비, 그녀는 왜 이런 모습으로 거리를 떠돌고 있는 걸까요? 비의 가족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자신의 아들 폴에게 "붉은별을 쫓아가라"고 말하고 사라진 비, 비가 말한 붉은별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비의 아들인 폴은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자 새로운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게 됩니다. 함께 하지 않는 아내를 남겨두고 말이죠. 도시 건축가였던 파(폴이 아니라 파로 불림)는 수상도시의 의장 직책을 맡고 있으며, 딸 카이저(케이가 아닌 카이저로 불림)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그곳에 데이비드라는 남자가 찾아오면서 파와 카이저는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기적의 행성에서 자라는 기적의 아이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아이들은 붉은 토양에서 자라는 감자처럼 통통해질 것이다. 이 아이들은 외계의 공기를 가장 처음 들이마실 것이다. (중략) 그 아이들에게 이곳이 집이니까. 이곳이 고향이니까. 그 아이들은 이곳의 원주민들이니까.

p.386

 

케이(카이저)의 딸 페넬로페는 착상 지원자로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화성에서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 아이가 바로 화성에 살고 있는 소녀 달입니다. 페넬로페는 왜 딸과 함께 살고 있지 않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누구이며, 왜 달과 함께 살고 있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지구인일까요? 화성인일까요? '붉은별'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는 1925년이었고, 삼손은 그저 현관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풍만한 어린 아내와 마당에서 닭은 쫓고 있는 네 살 아들만을 볼 뿐이었다. p.526

 

이야기는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에서 시작하여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삼손의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한가족의 대서사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간 7200년의 여정, 지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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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생활지도는 처음이지? - 곰쌤 & 범쌤의 생생한 학교 현장 생활지도 노하우
하인철.김상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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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올해 생활지도 업무를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의 업무 분장은 생활지도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에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생활지도가 뭐야?'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지?', '누구에게 물어보지?'라는 고민이 곧 뒤따른다. p.8

 

'생활지도'란 무엇일까요? 자세한 설명을 할 순 없을지라도 한번쯤을 들어봤을 듯합니다. 학교 선생님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어서 와, 생활지도는 처음이지?>는 생활지도에 도움이 될 매뉴얼이나 자료가 매우 부족한 현실에서 막막함을 느낄 선생님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쓴 책입니다. 부제 그대로 현직 선생님인 '곰쌤&범쌤의 생생한 학교 현장 생활지도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학교생활지도 - 학교의 장과 교원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학생의 일상적인 생활 전반에 관여하는 일체의 지도 행위를 말한다. p.19

 

이 책은 1'생활지도 업무 무엇을 준비할까?', 2'생활지도 어떻게 할까?-생활지도 업무 프로세스', 3'학교 현장에서 생활지도 실제-방법과 사례'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활지도 연간계획과 매뉴얼 등등 그리고 생활지도에 필요한 법률 용어와 규정이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생활지도 업무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워크 에식(Work ethic)이다. 생활지도 업무의 특성상 업무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긍정적인 태도, 업무를 배우려는 성실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21

 

"우리말로 '직업윤리', '직업의식'으로 번역될 수 있지만, 일에 대한 가치관, 성실성, 생각, 노력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워크 에식, 저자는 생활지도에 꼭 필요한 것이 워크 에식이라 말합니다. 워크 에식은 주로 스포츠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연예인이나 일반 직장인 등등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 '생활지도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통일성"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p.53

 

"출근부터 퇴근 시까지 가장 강도 높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업무"라는 생활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답은 "통일성"이라며, "모든 교원이 동일한 기준의 잣대를 적용하여 통일성 있는 지도가 반복될 때, 학생들에게 준법정신과 경각심을, 교원에게는 자율적 책임이 동반되어 건강한 학교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p.53)"이라고 말합니다.

 

사안 조사 시 마음속으로 외치고 조사를 시작한다. '법에는 색깔이 없어야 하며 나는 감정이 없는 중립지대의 절대자다.' p.106

 

저자는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는 "누구보다도 더 객관적이고, 더 공정하며, 더 정의로워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피해 학생은 교사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교사를 회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침 등교, 일과 중 생활지도, 생활지도 사안 조사 방법, 학교폭력 및 학생 안전 관련 업무, 교권 침해 업무, 학교폭력 유형과 대응, 위기관리와 아동학대, 성폭력, 학생선도 등등 생활지도 업무와 학교 현장에서의 생활지도 방법과 사례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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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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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니 당장 몇 분 후의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암보험, 화재보험,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건강을 위해서든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든..., 각자 이유는 다를지라도 사람들이 보험을 드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줄 보험이 있다면, 여러분은 보험 계약을 할 생각이 있나요?

 

모든 이별은 아프지만, 그로 인해 사람은 그리고 사랑은 조금씩 성장한다. 이별이란 혹여 다음 사랑을 위한 예방접종이 아닐까? 다시 찾아올 사랑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예감을, 사랑의 괴로움을 가슴속에 미리 조금 넣어주는 것이다. 비록 그렇다 한들 모두가 사랑에 면역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 이별을 잘 견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껏 울게 내버려두고 말없이 손수건을 건네는 것. 그 단순한 일을 위해 BU 케어 보험이 탄생했다. p.264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은 이별로 상처 입은 사람들과 그들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려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장편소설 <보통의 노을>과 앤솔러지 <바깥은 준비됐어>를 읽으며 평범한 삶, 보통의 인생이란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에게 ''는 어떤 어른으로 비춰지는지, 어떤 어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제목부터 시선을 끈 <BU 케어 보험>은 우리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내었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세미나실에 남은 사람은 네 명뿐이었다.(p.7)",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설명회를 들으면 커피와 케이크 쿠폰을 준다는 말에 끝까지 세미나실에 남은 사람들, 그들은 모두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 입원한 산모들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보험과 교육에 대한 설명회, 그중 정말 말이 되는 건가 싶을 만큼 특이한 보험이 있었습니다. "커피 두 잔보다 한 달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커피 값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자녀분을 슬픔과 두려움, 막막함과 억울함에서 지켜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보험 설명을 듣는 네 명의 산모들, 이제 막 태어나 온통 사랑만을 얘기해도 모자랄 판에 이별이라니, 그럼에도 커피 두 잔보다 저렴하다는 말에 이끌려 보험을 듭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제 막 태어난 아이들에게 이런 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30년 전 그때는 말이죠.

 

이별에 대한 보장이라니?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복수라니? 지극히 사적인 이별에 보장과 복수까지 해주는 보험 상품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p.77

 

환승 연애로 힘들어하는 마주, 마주 엄마 간가영은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도움을 청할 때가 있어야 한다며 마주에게 'BU 케어 보험' 증서를 내미는데요. 마주는 이런 보험 상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의문부터 듭니다. 네 명의 산모 중 한명이었던 엄마 간가영이 그랬던 것처럼.

 

어쨌든 마주는 '브레이크 업 컨설턴트(Break Up Consultant)', 그러니까 이별 전문 상담가들에게 상담을 받고 케어 시스템을 제공받게 됩니다. BUC의 기상천외한 보장과 복수 방법은 기대했던 것만큼 속이 뻥 뚫리는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것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선택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로워하지 않게 되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했을 듯합니다.

 

왜 인간은 상대의 선함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까? 왜 그저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이용하려 들까? 세상에는 그런 뻔뻔함이 너무 많았다. 가장 고귀하다는 사랑으로 묶인 관계일수록 더욱 심했다. 그만큼 가해자의 지배와 요구는 치밀하고 잔인했으며 또 파괴적이었다. (중략) 미련과 증오, 아쉬움과 후회, 고통으로 꽉 찼던 감정이 사라지면 텅 빈 곳으로 또 다른 인연이 차오를 것이다. 가뭄이 끝난 호수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P.237~242

 

네 명의 산모 중 한 명이었던 단다빈, 그녀의 딸 사하는 망상에 사로잡힌 전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데요. 사하는 'BU 케어 보험'으로부터 만족할만한 보장을 받고 안전한 이별을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사랑보다도 훨씬 힘들지도 모를 이별, 그래서 때로는 과도한 집착과 미련으로 인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사하가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BU 케어 보험>이 필요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듯한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사랑의 또 다른 시작도 이별이지. 결국 이별의 후유증이 없어야 새로운 사랑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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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전업! 굿모닝 독학 일본어 첫걸음 - 2023 최신개정판
정선영 지음, 오현정 감수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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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교육으로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둘째를 위해 선택한 책 <버전업! 굿모닝 독학 일본어 첫걸음>, 히라가나, 가타카나, 읽고 쓰기를 지나 어렵지 않은 문법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덕분에 꿈오리도 오랜만에 일본어 공부를 합니다. JLPT 2급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20년 동안 담을 쌓고 살아와서인지 쉬운 단어조차 가물거리는데요. 둘째와 주거니 받거니 놀이처럼 하다 보니 일본어 공부가 더 재미있어지는 듯합니다. 외국어 공부는 일단 쉽고 재미있어야겠지요?

일본어 초보자를 위한 독학용 일본어 학습서 <버전업! 굿모닝 독학 일본어 첫걸음>, 이 책은 1999SBS라디오 일본어 교육프로그램 주 교재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2023"오래된 표현과 회화를 바꾸고 새롭고 참신한 내용으로 업그레이드"하여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매일 주제에 맞는 일본어 핵심표현을 배우고, 응용해서 연습한 후, 연습문제를 풀면서 앞에서 배운 단어와 표현을 확인할 수 있고, '총정리와 복습'을 통해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편의점이나 지하철, 식당 등 일본 현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표현도 배울 수 있는데요. 하루 6페이지씩만 공부하면 한 달 만에 초급 코스를 끝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JLPT N5 도전 문제와 기출 어휘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스스로 본인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일본어'라는 문자에 대한 공부겠지요? 일본어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 등 세 종류의 글자를 사용하여 표기"하는데요.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도 자세하게 알려주니,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며 쓰기까지 하면 좋을 듯합니다.

 


일본어라는 언어는 '웃으며 시작해서 울며 끝낸다'라는 말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어는 영어나 중국어와는 달리 우리말과 어순이 같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부담 없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외국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p.3

 

이 문장을 보자마자 '맞아! 정말 그래!'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처음 만난 일본어, 영어와 달리 우리말과 어순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일본어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 건 바로 문법, 거기에 더해 한자 읽는 법이 다양하고 까다롭기도 해서, 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렇다고 포기는 절대 금지, 독학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 또한 일본어 공부니까요.

 

 


東京 メトロ 24時間券は どこで えますか

あそこの チケット券売機えます.

'버전업! 굿모닝 독학 일본어 첫걸음' ~

 

둘째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진도가 비슷하게 나가서 6과까지 끝냈는데요. 현지에서 누구를 만나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게 됩니다. 혹시 일본어에 관심이 있다면, 초급 마스터를 목표로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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