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지구를 걷다
에린 스완 지음, 김소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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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면?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게 된 인간들이 이주해서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떠난다면? <사라진 지구를 걷다>는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시작된 '붉은별'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자 7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긴 삼손의 손녀이자 아내(?)인 비,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고 현실로 이루려했던 비의 아들 폴과 그의 딸 케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기꺼이 선봉에 선 케이의 딸 페넬로페,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페넬로페의 딸 달, 자신만의 이야기로 역사를 기록해가는 한 가족의 서사는 1873년부터 2073년까지 7대에 걸쳐 이어지는데요. 어쩌면 멸망할지도 모를 지구에서, 어쩌면 그들이 화성에서 계획한 일들이 실패할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갑니다.

 

어머니는 삼손이 힘을 주는 이름이라고 했다. 특히 머리카락을 기르면 힘이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린 뒤 고작 일주일 만에 삼손은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p.12

 

이야기는 물소 사냥꾼 삼손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또 아들을 낳고..., 그렇게 대대로 농장을 꾸리며 살아갈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늘 생각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너는 이제 아이가 아니야. 너는 열네 살이야. 넌 어머니가 될 수 있어. p.38

 

일삼촌, 이삼촌과 함께 화성에서 살고 있는 소녀 달, 그들의 미래이자 집이 될 돔을 발견하게 되면서 달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어떤 생명체도 찾을 수 없는 넓은 평원과 텅 빈 하늘뿐인 세상이 아닌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자라고 흙이 아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돔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던 걸까요? 삼촌들은 어떻게 돔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걸까요? "더 많은 꽃을 피워 산소가 더 많이 생기게 하여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게."하겠다는 삼촌들, 삼촌들이 말한 다른 존재들은 언제 오는 걸까요? 왜 그곳엔 일삼촌과 이삼촌 그리고 달밖에 없는 걸까요? 다른 가족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삼촌들은 왜 그곳에서 문명을 만든다고 하는 걸까요? 일삼촌은 어머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달에게 왜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걸까요? 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구는 어떤 곳일까요?

 

1975년 여름, 한 소녀가 홀로 대륙 위를 걷고 있었다. (중략) 소녀는 작은 손으로 텅 빈 땅 위를 솟아오를 새로운 문명을 만들 것이다. 이 세상이 아직 보지 못한 새로운 인종, 거인으로 그 문명을 가득 채울 것이다. p.47~48

 

무단 침입으로 붙잡혀 정신병원에 가게 된 비, 그녀는 자신의 배 속에서 거인이 자라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비, 그녀는 왜 이런 모습으로 거리를 떠돌고 있는 걸까요? 비의 가족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자신의 아들 폴에게 "붉은별을 쫓아가라"고 말하고 사라진 비, 비가 말한 붉은별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비의 아들인 폴은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자 새로운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게 됩니다. 함께 하지 않는 아내를 남겨두고 말이죠. 도시 건축가였던 파(폴이 아니라 파로 불림)는 수상도시의 의장 직책을 맡고 있으며, 딸 카이저(케이가 아닌 카이저로 불림)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그곳에 데이비드라는 남자가 찾아오면서 파와 카이저는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기적의 행성에서 자라는 기적의 아이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아이들은 붉은 토양에서 자라는 감자처럼 통통해질 것이다. 이 아이들은 외계의 공기를 가장 처음 들이마실 것이다. (중략) 그 아이들에게 이곳이 집이니까. 이곳이 고향이니까. 그 아이들은 이곳의 원주민들이니까.

p.386

 

케이(카이저)의 딸 페넬로페는 착상 지원자로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화성에서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 아이가 바로 화성에 살고 있는 소녀 달입니다. 페넬로페는 왜 딸과 함께 살고 있지 않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누구이며, 왜 달과 함께 살고 있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지구인일까요? 화성인일까요? '붉은별'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는 1925년이었고, 삼손은 그저 현관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풍만한 어린 아내와 마당에서 닭은 쫓고 있는 네 살 아들만을 볼 뿐이었다. p.526

 

이야기는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에서 시작하여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삼손의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한가족의 대서사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간 7200년의 여정, 지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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