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뜰은 온통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그 한가운데 서 있던 동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뜰에는 나무도, 식물도, 경사도, 기복도, 아무것도 없다.

그 커다란 동상을 감출 곳은 아무 데도 없다.

 

_ 14쪽

 

크리스마스 이브,

사이카와와 모에는 미에 현 쓰 시에 있는 천재 수학자 '덴노지 쇼조'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았다.

덴노지 쇼조의 손자인 가타마야 가즈키는 할아버지의 저택 뜰에 있는 커다란 동상이 12년 전에 딱 하룻밤 사라졌고 다음 날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그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이 덴노지 가의 승계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드디어 덴노지 저택, 즉 삼성관에 도착한 사이카와와 모에,

이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궁금+궁금^^

 

 

* 리딩투데이에서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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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부스지마 최후의 사건 스토리콜렉터 97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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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형사 부스지마>를 통해 이미 만나봤던 부스지마가 형사였던 시절의 마지막 사건을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형사 부스지마 최후의 사건》이다.

 

형사로서 촉도 뛰어나고

수사 수법도 나무랄 데가 없다.

일개 수사원으로서 평가는 높지만

인간성은 또 별개 문제다.

이누카이가 배웠으면 하는 점은 많지만

배우지 말았으면 하는 점도 있다.

여하튼 그의 비아냥으로 말하면 일본 제일이고, 독설은 천하일품인 남자다.

그런 부분을 배운다면 앞날이 걱정스럽다.

_ 16쪽

 

대기업과 은행 밀집 지역인 오테마치에서 연달아 2건의 총기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들의 직장이 오테마치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어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길 건너편이 황거라는 점 때문에 테러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부스지마 형사는 조목조목 정당한 논리를 대며 단번에 그 가능성을 부정하고, 유력한 범인상을 제시한다.

체포한 범인을 조사하던 부스지마는 그에게서 '교수'라는 인물에 대해 듣게 된다.

 

총기사건 이후에도, 부스지마는 출판사 로비에서 일어난 연쇄 폭파 사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 테러 사건, 과거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를 감행한 사건 등을 차례로 수사하게 되고, 그들을 조사하면서 공통적으로 배후에 '교수'라는 인물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그들의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는 '교수'는 누구일까?

 

다른 사람을 조종해서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극악한 짓이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들어서 자아를 붕괴시키는 것은 최악의 행동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극악과 최악의 싸움이다.

_ 257쪽

 

상대방을 모독하는 엄청난 독설을 마구 날리는 것이 일상이고 특기인 형사 부스지마, 그는 경시청 제일의 검거율을 자랑하지만 승진에는 흥미가 전혀 없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 조사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매우 명석하고 뛰어난 머리와 수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스지마가 아무리 독설을 내뱉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사를 해도 왠만하면 그를 막을 수는 없다.

 

최악의 형사 부스지마와 남을 뒤에서 조종하고 자신은 아무런 처벌과 죄의식 없이 쏙 빠지는 최악의 범죄자 '교수'와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교수'를 이야기하기 전에, 너무 찌질한 범죄자들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소설 속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들은 정말 찌질 그 자체였다.

그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불리한 일들은 전부 세상 탓으로 돌린다.

자신의 능력 부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자신은 너무 잘났다고 믿으며 현재 자신이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이유를 남 탓으로 모두 돌려 버린다.

아,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도 분명 많이 존재하리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듯 하다.

분명히 지금도 그들은 어두운 방 안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치면서 세상을 향해 원망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을 것이다.

 

정말 나카야가 시치리 작가는 사회의 분위기를 잘 집어내는 듯 하다.

익명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상을 펼치며 세상을 향한 악의를 마구 내뿜는 안타까운 부류의 인간들을 잘 묘사했다.

작가가 묘사하는 모습은 너무 현실과 잘 맞아떨어져서 더 씁쓸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아무리 부스지마가 독설을 뿜어내도 다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여하튼 부스지마가 입에 독을 달고 상대방을 굴복시킨다 하더라도, 그의 입에서 틀린 말은 나온 게 없으니 말이다.

 

얼마전에 읽은 <하멜른의 유괴마>에서 등장했던 이누카이 형사와 아소 반장이 나와서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서는 위 소설 속에서 이누카이 형사와 파트너를 이뤘던 아스카 형사가 부스지마를 찾아가는 역할로 나왔는데, 이렇게 소설 속 인물들의 관련성을 찾아가면서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참, 부스지마에게 작가가 되는 것은 어떠냐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데, 과연 누굴까?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시기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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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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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 열린책들

 

어느 도시의 높은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의 동상이 서 있다.

행복한 왕자의 온몸은 순금으로 덮였고, 두 눈은 빛나는 사파이어였고, 칼자루에서는 크고 밝은 루비가 반짝였다.

그러나 행복한 왕자는 높은 곳에서 가난하고 힘들게 생활하는 이들을 늘 바라보고 있기에 진정으로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연히 머물던 곳에서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동료들보다 늦게 따뜻한 나라로 출발한 제비가 행복한 왕자 동상을 지나게 되고, 제비는 행복한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며 그의 곁에 머물게 된다.

행복한 왕자와 제비가 보여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이타적 사랑, 그들의 마지막만을 목격한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과 희생을 사실 전혀 모른다.

그래도 행복한 왕자와 제비는 목숨을 바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표제작인 위 <행복한 왕자>를 비롯해, 어느 젊은이가 진정한 사랑을 이루길 바라면서 자신의 심장을 희생해 붉은 장미를 만든 나이팅게일의 이야기인 <나이팅게일과 장미>, 인어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마음을 떠나보낸 어부의 이야기인 <어부와 그의 영혼>, 숲 속에서 발견된 별아이가 친모를 부정한 죄로 아름다운 외모를 잃고 엄마를 찾아 헤매는 이야기인 <별아이> 등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들은 모두 '사랑'을 담고 있다.

타인에 대한 연민일 수도 있고, 남녀 간의 사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의 뒷맛이 모두 아름답지는 못해 씁쓸했다.

그럼에도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어차피 결론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줬지만 그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행복한 왕자 속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이팅게일이 목숨을 걸고 붉은 장미를 만들었건만 젊은이는 자신의 마음이 부정당하자 그 장미를 길바닥에 팽개친다. "사랑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냐"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자신에게서 분리된 영혼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인어 아가씨에 대한 사랑을 지키던 어부는 단 한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인어 아가씨는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의 마음이 사랑으로 너무 꽉 차서 영혼이 들어갈 틈조차 없어졌다.

자신의 외모를 믿고 타인을 무시하고 깔봤던 별아이는 벌로 흉측한 외모를 갖게 되고, 자신이 했던 일들을 그대로 겪게 된다.

흉측한 외모 대신에 갖게 된 타인을 대하는 착한 마음씨는 결국 별아이에게 좋은 일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마지막 문단에서 약간의 반전이 있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 4편의 동화들,

그 속에는 분명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주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끝이 조금은 허망하게 보이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그래도 말이지...

이런 희생을 하는 이들이 있기에 조금은 따뜻하고 살 만한 세상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동화를 읽어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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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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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너무 멋져요!!! 이렇게 특별하고 매력적인 로마 이야기라니,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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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 견문록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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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 견문록

마스다 미리 / 알에이치코리아

 

책을 통해 접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는 참 예쁜 마음과 생각을 가진 사람 같다.

이전의 책들을 보면서도 느꼈지만,이번 <귀여움 견문록>을 읽은 후엔 거의 90% 이상의 확신이 든다.

 

그녀가 귀엽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들을 보다 보면,

'아, 이런 작고 사소한 것에도 언제나 마음을 쓰고 들여다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삼 일상의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과 귀여움을 발견해내는 작가가 너무 멋있고, 부럽기도 했다.

 

노란 고무줄이 그랬고, 샤프심이 그랬다.

보풀은 또 어떠한가.

너무 흔해서 그냥 늘 집에 있겠거니 생각하는 노란 고무줄,

희한하게 또 필요해서 찾으면 잘 안 보인다

그러다가도 문득 눈길 닿는 어느 곳에 노란 고무줄은 원래 계속 여기 있었다는 듯 자신의 작디 작은 존재를 잠시 드러낸다.

귀엽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괜히 노란 고무줄을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힘 한번 잘못 쓰고, 행여나 잘못 잡으면 툭 하고 부러져 버리는 약하디 약한 샤프심.

샤프심을 뒤로 넣을 땐 괜찮은데, 가끔 앞 펜슬 부분으로 넣을 때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집중하게 된다.

까딱 힘조절을 잘못 했다가는 툭 너무 쉽게 부러져 버리니 말이다.

샤프심 역시 귀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는데, 지금 보니 정말 그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엽다.

샤프심 통을 흔들면 차르르 흔들리는 그 소리도 귀엽다.

 

보풀마저 새삼 다르게 보인다.

평소에는 소중한 옷에 보풀이 생기면 속상하고 마음이 괜히 울적했는데, 이제 그 작고 보드라운 보풀이 "나, 귀엽죠?"라며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작가가 찾아낸 일상 속 귀여움들은 많은 부분 공감되었고, 새로운 시선으로 그것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게 일상에서 마주치는 많은 것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인다면, 아마 화나는 일들이 생겨도 사르르 녹아 없어질 것 같다.

 

아, 물론 작가가 풀어내는 귀여운 것들의 어원이나 모습들은 일본문화 중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어원이나 일본어 발음, 출처, 모습 등에 대한 세세한 내용들은 조금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다.

'별사탕' 부분을 읽을 때는, 나 같은 경우에는 "별사탕이면, 건빵이지!"라고 딱 떠올랐지만 그 부분은 일본에서는 관련없는 부분이라 발음과 관련한 설명들만 이어졌다.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패스~!!!

그래도 별사탕을 넣은 베개를 베고 자면 귀여운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거나, 하늘에서 별사탕이 내려온다면 귀여울 것 같다는 작가의 예쁜 상상력이 너무 귀여워서 덩달아 나도 웃음이 났다.

 

또 귀여운 것 발견!

사실 보온병 자체는 나에게 굳이 귀엽다는 생각을 들게 하진 않는데(예쁜 보온병이 있다면 그건 귀엽겠지만~), 보온병의 일본어 버젼이 귀여웠다.

일본어로 보온병이 '마호병', 즉 마법병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어느 도쿄대학 교수가 뜨거운 액체가 나오는 걸 보고 "마법(마호)같군."이라고 말했다나.

정말 귀여운 이름을 붙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자 후기를 읽으니, 일본인들이 수시로 하는 말이 "가와이~~(귀여워)"라고 한다.

역자에 의하면, 일본인들에게 '가와이'는 빨간약처럼 아무 데나 갖다 붙여도 되는 만병통치약 같은 칭찬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얼굴과 몸 전체로 "가와이~!!"를 외치는 사람들을 많이 본 듯도 하다.

그래도 또 다시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대방을 배려해서 사소한 상황에서도 "가와이"를 외치는 그들이 살짝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 그러고보니 나도 아기들을 보면서 귀엽다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예쁘다고 말하기 약간 애매한데 귀엽기는 엄청 귀여운 상황에서 말이다.

 

여기서 문제! 우리 아가는 예쁠까요, 귀여울까요?ㅋㅋㅋ

 

마스다 미리와 함께 주위의 귀여운 것들을 둘러봤더니, 너무 즐겁다.

그리고 이렇게 즐거워하는 내 모습이 귀엽다.

일상에서 무엇이든 허투루 가볍게 지나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내어주면, 주변의 작고 귀여운 것들이 모두 내게 조잘거리며 한껏 더 자신들의 귀여움을 뽐낼 것만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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