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모독하는 엄청난 독설을 마구 날리는 것이 일상이고 특기인 형사 부스지마, 그는 경시청 제일의 검거율을 자랑하지만 승진에는 흥미가 전혀 없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 조사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매우 명석하고 뛰어난 머리와 수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스지마가 아무리 독설을 내뱉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사를 해도 왠만하면 그를 막을 수는 없다.
최악의 형사 부스지마와 남을 뒤에서 조종하고 자신은 아무런 처벌과 죄의식 없이 쏙 빠지는 최악의 범죄자 '교수'와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교수'를 이야기하기 전에, 너무 찌질한 범죄자들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소설 속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들은 정말 찌질 그 자체였다.
그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불리한 일들은 전부 세상 탓으로 돌린다.
자신의 능력 부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자신은 너무 잘났다고 믿으며 현재 자신이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이유를 남 탓으로 모두 돌려 버린다.
아,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도 분명 많이 존재하리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듯 하다.
분명히 지금도 그들은 어두운 방 안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치면서 세상을 향해 원망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을 것이다.
정말 나카야가 시치리 작가는 사회의 분위기를 잘 집어내는 듯 하다.
익명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상을 펼치며 세상을 향한 악의를 마구 내뿜는 안타까운 부류의 인간들을 잘 묘사했다.
작가가 묘사하는 모습은 너무 현실과 잘 맞아떨어져서 더 씁쓸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아무리 부스지마가 독설을 뿜어내도 다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여하튼 부스지마가 입에 독을 달고 상대방을 굴복시킨다 하더라도, 그의 입에서 틀린 말은 나온 게 없으니 말이다.
얼마전에 읽은 <하멜른의 유괴마>에서 등장했던 이누카이 형사와 아소 반장이 나와서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서는 위 소설 속에서 이누카이 형사와 파트너를 이뤘던 아스카 형사가 부스지마를 찾아가는 역할로 나왔는데, 이렇게 소설 속 인물들의 관련성을 찾아가면서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참, 부스지마에게 작가가 되는 것은 어떠냐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데, 과연 누굴까?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