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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평점 :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소설은 처음부터 강렬하고 약간은 섬뜩하게 시작된다.
황갈색 낙엽 더미 위애 놓인 한 소녀의 머리, 누군가가 그 머리를 자신의 배낭 속에 넣어 가지고 가고,
그 뒤 경찰과 현장감식반이 도착하고 수사도 시작되지만... 소녀의 머리는 끝내 발견되지 않는다...
소설은 2016년 현재와 1986년 과거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1986년, 에디 먼스터, 뚱뚱이 개브, 메탈 미키, 호포, 니키는 함께 몰려다니는 친구 무리이다.
에디는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안전사고로 크게 다친 댄싱걸을 자신의 학교로 부임예정이었던 핼로런 선생님과 함께 구하게 된다.
그렇게 과거 시점의 등장인물들이 하나둘씩 나오면서, 동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하나 둘 소개된다.
니키의 아버지인 마틴 목사와 에디의 부모님과의 불화, 미키의 형인 션의 죽음, 댄싱걸의 죽음...
그리고 책 전체의 시작에는 미묘하게 흥미로운 인물인 핼로런 선생님이 등장해 있다.
2016년, 에디와 개브, 호포는 여전히 고향에 남아 있고, 미키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어느 날 고향을 찾아온다.
에디에게 30년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한 범인을 알 것 같다며, 30년 전의 살인사건과 초크맨에 대한 책을 쓴다며 도움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날 미키는 강물에 빠져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에디, 개브, 호포, 니키는 초크맨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미키 역시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죽게 된 것일까?
그들에게 초크맨의 편지를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30년 전 사건이란, 소설의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한 소녀가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있었으나, 에디는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과연 댄싱걸을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전체적인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날수록, 저 말이 가슴 속에 싸악 스민다.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결국 밝혀지게 되는 범인의 정체도 놀랍지만, 결국 밝혀지게 되는 댄싱걸의 머리를 가져간 사람도 놀랍다.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고, 자잘한 사건들이 결국 하나로 모아지는 구성의 쫀쫀함도 좋았다.
그리고 스릴러소설임에도, 인생을 통찰하는 문장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역자 후기를 보니, 작가는 후속작을 이미 준비해 두었다고 하는데 그 책 역시 재미있고, 즐겁게, 때로는 진지하게 잘 읽혀질 것 같아 기대된다.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건 정답이다. 그게 인간의 천성이다.
우리는 원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질문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뭔가 하면 진실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실은 그냥 진실인 습성이 있다.
우리는 그걸 믿느냐 믿지 않느냐만 선택할 수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