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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고코로는 소위 등교거부중인 중학교 1학년생이다.
중학교 입학 후 같은 반에 있는 미오리 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어느 날은 집에 혼자 있는 중에 그 패거리들이 집까지 찾아온다.
그 날 이후 고코로는 그 아이들이 무서워 학교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집 안에 틀어박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 방의 거울이 빛나고 그 거울 속의 성에서 고코로는 늑대가면을 쓴 소녀와 여섯 명의 중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늑대가면을 쓴 소녀는 고코로를 비롯한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한다.
지금부터 3월 30일까지 이 성에서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주는 열쇠를 찾아라...
그 외에도 성에서 지낼 때 지켜야 할 몇 가지 조건들도 있다.
고코로를 포함하여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던 아이들은 점차 가까워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친구들에 대하여 알게 된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서로를 할퀴는 상처도 주지만, 이내 다시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고 걱정한다.
아이들은 열쇠를 찾아서 소원을 이루게 될까?
도대체 이 거울 속의 성은 어떤 곳일까?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일까?
책을 덮고 난 후 따뜻했다.
그리고 고코로를 비롯한 일곱 명의 아이들을 보며 나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려 하지 않은 채
그저 어른이라는 이유로 쉽게 판단하고 쉽게 결정내렸던 일은 없었는지 생각해 봤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등교거부를 하는 학생이 있다면 쉽게 이 아이의 문제로 치부하고, 어떻게든 학교로 돌려보낼 생각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세하고 아직은 너무 여린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었길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려고 하는지,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실은 간단한 일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크지 않은 문제겠지', '학생이면 학교에 가야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문제를 이겨내는 것이 하나의 과정이지',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을 마음 속 벼랑 끝으로 내몰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고코로가 겪은 일을 읽는 동안 가슴이 너무 아팠고, 그런 일들에 대한 안도 선생님의 안일한 대처가 속상했다.
나는 기타지마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기타지마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수는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해 본다.
내가 가진 틀 안에서 아이들을 보려 하지 말고, 조금 더 아이들을 믿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래서 고코로와 같이 마음의 상처를 안은 아이에게 획일적인 방법만 제시하는 어른이 아니라,
100%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이끌어 줄 순 없더라도 '네 편'이고, '네 이야기를 들을' 준비는 늘 하고 있는 어른이 '네 옆'에 있다라고...
적어도 이런 어른을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p. 159
"훌륭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키의 눈이 고코로의 눈을 곧바로 보고 있었다. 다정하게 위로하는 듯한 아키의 눈과 눈이 마주쳤다.
"훌륭해, 잘 견뎠어."
그 말을 들은 순간이었다.
콧 속이 확 아파왔다. '어라?'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머리가 핑 돈다. 어금니를 서둘러 꽉 물었지만 이미 늦었다.
"아, 응..."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고개 숙인 고코로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p. 224
여기 있는 우리는 서로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처한 사정이 어떤 건지 고코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고코로는 확신한다.
누구의 사정이든 각자가 처한 사정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산산조각 낼 것 같은 폭풍우나 폭포 안에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을 거라고.
고코로가 학교에 가면 미오리에게 죽임을 당하라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걸 거라고.
p. 635
물론 일곱 명의 아이들 사이에서도 문제는 있었다. 때로는 의견이 충돌하고 다투거나 삐지기도 했지만
그럴 때에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난관이 닥치면 함께 극복해갔다.
거울 속의 성은 고코로가 아이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희망과 공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작은 세상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