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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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나를 위로하는 그림과 문장이 궁금합니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책을 읽은 후에는 저를 위한 위로의 그림도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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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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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산 자들》에서 작가는 한국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한 평범한 사람들은 살아내기 위해서 언제나 고단하다.

그래서일까,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감정은, 참 세상 살기 힘들다... 라는 마음이었다.

책 속의 인물들은 다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여러 문제들에 직면해서 갈 곳, 설 곳을 잃어간다. 마치 아주 커다란 존재의 손바닥 안에서 우리끼리 부대끼고 넘어지면서 옆의 사람까지 붙잡고 함께 바닥을 구르는 형상같았다.

작가는 한국 사회의 노동과 경제 문제를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의 3부로 나눈 10개의 이야기에서 여러 문제에 처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알바생 자르기>에서는, 은영(최과장)이 회사의 알바생인 혜미와 관련한 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진행된다. 전임자인 박 차장이 출산휴가를 가면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임시채용된 알바생 혜미는 박 차장이 육아휴직 후 회사를 그만두면서 계속해서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 싹싹하지 못한 혜미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사장은 직원들도 혜미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자 말한다. "그 아가씨 그거 안 되겠네. 잘라!! 자르고 다른 사람 뽑아!!"라고.

한동안 혜미를 지켜보고 함께 일하는 방향으로 가려했던 은영은, 자신이 전임 박 차장의 업무 중 대부분을 하는 것에 비해 혜미가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걸 문득 깨닫기도 하고, 혜미가 지하철 연착을 이유로 지각을 하고 다리저림을 이유로 오후에 한의원을 다녀오는 모습을 보고는 혜미를 해고하자는 사장의 말에 동의하고 일을 처리하기로 한다.

사장과 은영은 충분한 대화나 상대방에 대한 정보없이 알바생이라는 이유로 쉽게 자르고 쉽게 내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쉽게 무시하듯 봤던 상대가 퇴직금을 말하고, 해고통보서나 4대보험 등의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오자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혜미가 합의금으로 500이나 1000 정도를 요구하지 않겠냐며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개한다. 그러나 혜미가 정작 요구한 돈은 150.

은영은 합의금을 받으러 온 혜미에게 묻는다. "이게 처음부터 다 계획 돼 있던 거니?"라고.

아무 말 없이 나간 혜미는 학자금 대출금과 인대수술로 쓴 퇴직금을 생각하며 회사를 나선다.

회사에서는 2년이 넘게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 할까봐, 그리고 알바생이라고 함부로 쉽게 해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자인 혜미는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했고 작지만 권리를 찾아갔다.

앗, 하지만 나는 알바생이라고 다 피해자 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에서 혜미는 안타까운 쪽이었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영악한 알바생도 많다고 들었다. 일부러 고용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늦추면서 그걸 이유로 사장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도 인상적이었다.

하은의 어머니는 P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중이었는데, 근처 대형 마트의 빵집이 없어지자 장사가 더 잘 될 거라고 좋아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도 잠시, 지하철 역에서 가깝고 버스정류장 바로 앞의 자리에 B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겼다. 그리고 가게 맞은편에 또 빵집이 생겼다. 그렇게 하중동 사거리에서 구수동 사거리까지 100미터 길이의 거리에 빵집 세 곳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상대 가게의 빵에 대한 비방의 소리도 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에 퇴직금으로 가게를 차린다고 들었다. 회사에서 퇴직을 했지만 집에서 쉬기에는 아직 인생의 많은 날들이 남아 있기에, 다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할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다른 일을 오랫동안 해 왔던 사람들이 쉽게 장사를 하면서 이익을 내고 성공하기는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가게들이 다시 폐업을 하게 되고, 그렇게 밑천이었던 퇴직금은 사라진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가게는 망해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큰 타격이 없는 듯 하다. 소설에서도 P 프랜차이즈나 B 프랜차이즈 본사는 할인정책이라든지 가게 내부 배치라든지 여러 방안을 내지만 정작 자신들이 손해보는 것은 없다. 점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본사의 정책을 따를 수 밖에는 없다.

세 빵집의 흥망성쇠를 바라보며 괜히 안타까웠다. 어쩌면 현재는 회사를 다니는 우리지만 나이를 먹어 퇴직하게 되면 우리에게도 닥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이 외에도 구조조정이나 재건축 문제,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아니 내 친척이나 내 이웃이 한번은 겪었을 일들이라서 많이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 읽은 작가의 소설처럼, 이 책 역시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렇게 먹고 살기 위해서 스펙을 쌓고, 가게의 불을 밝히고, 시위를 하며 그저 살 자리를 확보하려고 눈을 부릅뜨고 살고 있을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세상의 변화에 어떤 자그마한 바람조차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오늘도 살아내고 있을 그 분들에게 마음 속으로 화이팅을 보낸다.

 


(p. 91)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도장 공장 옥상에 걸렸다. 해고는 살인이었으므로 그들은 '죽은 자'들이었고, 해고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산 자'가 되었다.

(p. 129)

- 그렇게 손님 떨어져 나간다고. 그런 손님은 앞집 망해도 여기 안 온다고. 여기 맛없다고 찍힌자고.

- 뭐 어쩌라고? 일단 살아남아야 할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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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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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섬이라는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몇달 전이었다. 읽고 있던 스릴러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이름마저 예쁜 이 섬이 진짜로 있는 건가 싶어 검색을 해 보았고,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블로거들의 글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실제로 그 곳에서 살며 그 곳의 생활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해주는 그녀의 문장을 만났다.

그녀는 평온하고 잔잔하고 아름다운 보라보라섬에서 살고 있다.

이름마저 익숙하지 않고, 어디에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그 보라보라섬에서 그녀는 이제는 남편이 된 그와 함께 살고 있다.

상상조차 쉽지 않은 보라보라섬에서 그녀는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마음을 느꼈을까?

그녀의 문장은 참 따뜻했다. 또 그 곳에서 생활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평범한 내 모습들도 많이 보여 순간순간 웃음도 났다.

그 곳에서 만난 마음이 예쁜 사람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도, 그 사람들만큼 마음이 너무 고운 남편과의 에피소드도, 그리고 처음에는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의심하고 머뭇거렸던 그녀의 행동들도 너무도 친근해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슈퍼에서 만난 누군가는 그녀에게 섬 어딜가나 있는 망고를 돈 주고 사지 말라며 망고를 한가득 안겨준다.

수시로 자신이 직접 키운 바나나며 망고, 파파야를 가져다 주는 이웃집 포에 할머니도 있다.

물론 작고 아름다운 섬이라고 해서 그녀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굳이 그 에피소드를 적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어 삶의 균형이 맞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일 수는 없지만, 나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세상엔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구나...

그녀가 사람들을 만나서 느낀 그 감정에 나도 수긍이 가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역시나 가족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은 공감이 되었다. 사실 나와 부모님과의 거리는 KTX로 2시간 정도 거리니, 그녀가 있는 보라보라섬과 부모님 등 가족이 있는 한국과의 거리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을만큼 멀다. 그렇지만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고 애틋해진다는 문장이 너무 마음에 콕 박혔다. 생각해 보면 나도 부모님 옆에서 회사를 다닐 때보다 홀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이 더 애틋하고 그리웠다. 동생에게도 의젓한 누나 행세를 하고 말이다.

갑작스러운 정전마저 나름의 낭만으로 승화시키는 여유롭고 평화로운(물론 조금은 불편하고, 깜깜하고, 모기떼의 잦은 습격도 받아야 하지만^^) 보라보라섬에서의 일상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나에게 그 곳에서 살래?, 라고 할 때 선뜻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난 여전히 욕심을 부리고, 무언가를 붙잡고, 편리함과 약간의 시끄러움을 좋아하므로), 지상낙원 보라보라섬에서 평화롭고 소소한 재미를 즐기고 있을 그녀를 떠올리면, 그녀가 만난 따뜻한 마음을 여전히 간직한 다양한 사람들을 떠올리면 내 마음 한켠도 따뜻하게 데워질 것만 같다.

(물론, 지금 그녀 작가님은 한국에 있다고 합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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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이야, 네가 옆에 있잖아 - 내 편을 기다리는 당신께
이규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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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도 따뜻한 설렘과 사랑이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제목부터 너무 예쁜 이번 책의 일러스트와 문장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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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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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잘못이 아니에요.

왕따를 당할만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고 본인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p. 119)


드라마나 영화에서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내용들이 참 많다. 또 유명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고 지목되어 잠정적으로 활동 중단을 하거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그룹을 탈퇴하는 일도 있었다.

얼마 전에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듣다가 '왕따'를 소재로 한 내용을 들었는데, 이 단어 자체는 실제로 사용한 지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을 해 보면, 과거에도 학교에서 이런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 행위에 대한 명칭은 없었지만 분명 주변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이들은 있었을 것이다.

나도 곰곰히 생각을 해 보면, 끔찍한 폭행이나 괴롭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지만 특정 학생과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현상은 있었다.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고 다가가지 않았던 나 역시도 어쩌면 방관자 중의 한 명일지도 모르겠다.


유튜브 조회 수 300만 이상을 기록한 '왕따였던 어른들' 영상의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이 책에는,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의 기억을 가진 10명과 최윤제 담당 PD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끔찍했던 그 시절을 보내며 여러 시련도 겪으며 어른으로 성장하였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그 아픔이 모두 사라지고 씻겨진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과 같은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인터뷰에 응했고,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모두 안타까웠다.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이 드는 건,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키우면 좋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은 쉽게 학교나 부모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부모로써, 선생님으로써, 그리고 그들보다 세상을 조금 더 살아온 어른으로써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아이에게 이런 일들이 닥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아이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었다.


최근의 학교 폭력은 겉으로 드러나는 폭행의 방법 외에도 은밀하게 SNS 등을 통해 괴롭히는 방법 등으로 계속해서 더욱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받은 마음의 상처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마음 안에 남아 있다.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마음들마저 갉아먹으며 피해자들을 더 주눅들고 움츠러들게 한다. 그렇게 그들은 삶에 대한 의지를 잃고 방황하다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한다.

반면 가해자들은 '그저 장난'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자신들의 행동이 피해자들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모른다. 아니, 모른척 하는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말하는 그저 그런 장난이 피해자들이 앞으로 살아갈 모든 날들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려고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가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반성했으면 좋겠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피해 학생들을 가슴 깊이 안아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들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네가 숨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네 옆에 같이 있어 주겠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줬음 좋겠다.

그리고 어른이 된 그들에게 잘 버텨 줘서, 이렇게 훌륭히 살고 있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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