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엔 폴란드에서~! 쇼팽의 선율 위에 펼쳐질 미사키 요스케의 활약,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노센트 와이프
에이미 로이드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여기 사랑에 엄청난 집착과 광기를 보이는 여자 '샘'이 있다.

남자친구 마크로 인해 보게 된 다큐멘터리에서 그녀는 '데니스 댄슨'이라는 사형수를 알게 되고 그 사건에 푹 빠진다.

어린 소녀를 죽인 죄로 복역 중인 데니스의 무죄를 주장하는 온라인 모임을 시작으로, 샘은 사건에 대해 알아가면 갈수록 데니스라는 남자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마크와 헤어진 후 데니스에게 편지를 보냈고, 데니스가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함으로써 그들은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샘은 그가 있는 교도소로 면회를 갔고, 결국 그에게서 청혼을 받고 결혼에 이른다.

샘은 데니스의 무죄를 확신했다. 그가 결코 살인자일리 없으며, 진범이 있다고 믿었다.

얼마 후 진범이 나타났고 데니스는 석방되었다.

 

그렇게 샘은 자유를 얻게 된 데니스와의 달콤한 생활을 꿈꿨고 이뤄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데니스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어린 데니스를 학대했던 그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자살을 시도해서 생명이 위독해졌고, 뉴욕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던 데니스와 샘은 장례식과 집 정리를 위해 데니스의 고향 '레드 리버'로 돌아간다.

 

시신이 발견된 소녀 외에도 그 마을에는 실종된 소녀들이 여럿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진범이 나타난 사건 외의 실종 사건에 데니스가 연관되어 있다라고 굳게 믿고 있었고, 그래서 그에게 진실을 밝히라며 항의를 하거나 차갑게 대하고 피한다.

 

데니스가 돌아온 후 마을에서는 조금씩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샘은 이런 생활이 불안하다.

 

시각 따윈 없어. 이야기는 없어.

이곳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 그냥 진실뿐이야.

외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해. 왜냐하면 여기 없었으니까.

그 사람들은 그 당시의 데니스를 몰라.

당신들이 그 녀석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기 전, 맹수가 아니라 사냥감처럼 보이는 법을 배우기 전의 그 녀석을. (P. 112) 

 

이 소설은 사실 조금 불편했다.

살인자를 사랑해서 결혼까지 하는 여자 주인공이라니...

가끔 미드에서나, 혹은 우리나라에서도 살인자 혹은 범죄자를 옹호하는 인터넷 카페가 만들어져 팬클럽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는 건 봤지만, 막상 소설 속 주인공으로 맞딱뜨리니 불편한 마음은 있었다.

 

주인공 샘은 데니스의 결백을 엄청나게 확신하며 그를 추종하고 맹신한다. 샘이 그저 그가 살인자여도 괜찮다, 가 아닌, 그가 결백하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긴 했기에 다행이긴 했다.

하지만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믿고 싶었던 샘은, 애정결핍이 있는지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고 집착하고 혼자 이랬다저랬다 하는 이상하고 특이한 성격의 캐릭터였다.

 

아, 읽는동안 "이 여자, 이상해"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르겠다.

정서적으로 너무도 불안하고 사랑을 목말라하는 샘의 행동들은 이해하기 어려워서 더 기괴하고 무섭게 느껴졌다.

혼자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지다가도, 다시 혼자 반성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다가간다. 사랑에 빠져 상대방의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자기만을 좋아해주길 바라는 그 마음은 알지만, 그 정도가 심하고 기이했달까.

솔직히 나는 데니스도 무서웠지만, 샘이 더 불안하고 무서웠다.

나쁜 일을 당할까봐 불안한 게 아니라, 얘가 꼭 무슨 일을 저지를 것만 같아서 불안했다.   

 

샘이나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불편하면서도, '정말 데니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 아닐까?'라든가, '샘이 결국 화를 자초하네. 걱정되네.'라든가, 끊임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올라서 내내 긴장되고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론 샘의 그런 편집증적인 집착, 자기비하, 의심, 망상은 심리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높여서 더 큰 재미를 주었다.

또한 의중을 헤아리기 어렵고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데니스의 행동들 역시 궁금함과 긴장감을 높였다.

 

그래서였을까, 소설의 끝까지 이들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을 잔뜩 안고 읽을 수 있었다. 불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페이지 넘기는 걸 멈출 수 없었다.

 

부디 앞으로는 샘이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서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 바짝 차리고 살기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기무라 탐정 사무소에 품위 있어 보이는 50대 후반 정도의 중년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되지 않는 딸의 현재 상황을 알고 싶다고 한다.

힘들게 연락이 된 사위는, 딸이 엄마인 자신 때문에 자살 시도를 했고 엄마를 보고 싶어하지 않아 만나게 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녀는 평소 모녀 사이가 좋았다며 딸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한다.

스기무라는 딸이 입원해 있다는 병원을 찾아가거나, 사위 주변을 맴돌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 나간다.

 

<절대 영도>를 읽으면서 정말 울화통이 터졌다.

아직도 여성에 대해서 저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도 어이없었고, 그런 남자의 실체를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 딸 유비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나는 여기 등장하는 나쁜 놈들도 정말 싫었지만, 더 싫은 건 '유비'라는 캐릭터였다.

얼마나 공주같이 자랐으면, 얼마나 제대로 된 사고를 못하면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 걸까...

 

저는 우리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요.

술만 마시지 않으면, 도박만 하지 않으면, 바람만 피우지 않으면 좋은 사람이라는 건,

그걸 하니까 안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요. (P. 144)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여자가 전면에 나서서 피해자를 유인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피해자들이 여자에게는 쉽게 마음의 경계를 푼다는 걸 이용한다는 거였다.

유비는 마치 피해자인 듯 굴지만, 글쎄...

자신이 어느 쪽에 속하는 지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겠지...

 

책은 위 <절대 영도>를 포함하여, 동네 유지인 고사키 부인의 의뢰로 참석하게 된 결혼식과 관련한 이야기인 <화촉>,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구치다 미키와 관련한 이야기인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등 3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역시 한숨이 푹푹 나오는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온갖 폐를 끼치면서도, 뻔뻔스러운 여자.

그녀에게는 자식조차도 자기 안위를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그 뻔뻔스러움으로 착하고 온순한 남자를 망가뜨리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돈을 요구한다.

그녀의 그런 행동으로 피해를 보는 건 그녀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우리가 건네는 너무도 뻔한 위로.

어제의 당신이 있으니, 지금의 당신이 있고, 내일의 당신이 있는 거라고.

그러니 지금 좀 더 힘을 내고 참고 견뎌내면 내일의 당신은 더 행복하게 빛날 거라고...

그런데 말이다. 어제가 없었다면, 내가 내 삶을 온전히 살아낸 어제가 없었다면, 누군가로 인해 나의 어제가 무너져 버렸다면...

그렇다면 나에게 내일이 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런 나에게 힘을 내서 열심히 살면 내일은 분명히 밝다라고, 아니 내일이란 게 있을 거라고 단언할 수가 있을까...

참 씁쓸하다. 가슴이 따끔거린다.

그런데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어쩌면 내일은 더 나을 거라고... 이렇게 말해줄 수밖에 없겠지...

 

아무리 괴로운 과거라도 그건 당신의 역사예요.

어제의 당신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당신이 있고, 당신의 내일이 있는 거예요.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은 열리지 않아요.

- 저를 몰아세우는 '어제'는 전부 언니가 저지른 일이예요. 저는 한 번도 제 어제를 선택할 수 없었는데.

(p. 461~462)

 

어째서 이렇게 세상에는 끔찍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

어째서 이렇게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 더 나아가 그들 삶의 군데군데까지 피폐해지게 만들 수가 있는 걸까.

해결을 해서 통쾌하다기보다는,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가슴 한쪽이 너무 묵직해진다.

 

그래도 역시 이야기 속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등장해서, 다행이다 싶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믿음을 주는 온순한 외모와 성격을 지닌 스기무라 탐정 덕분에 어쩌면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피해자나 가해자에게 과하게 몰입하지는 않지만, 찬찬히 그들을 짚어가며 조금씩 진실에 다가갔다.

항상 사람들을 따뜻하고 겸손하게 대하며 예의를 다해 사건의 진실을, 삶의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그래서 이 소심하고 따뜻한 '행복한 탐정' 스기무라의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몇 달째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치며 집콕 생활을 일상화하고 있지만, 이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는 알 수가 없다.

 

이런 시기에 유명해진 소설이 한 편 있었으니, 바로 유명한 미국 스릴러 소설 작가인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이라는 작품이다.

거의 40년 전 발간된 이 책 속에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가 소재로 등장한다.

그 명칭에서부터 느낌이 오듯 '우한-400'은 요즘 코로나 19 사태의 시작인 중국의 그 '우한' 외곽에서 개발된 완벽한 생화학 무기를 가리키는 말로, 소설 속 이 바이러스는 접촉한 지 네 시간만에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감염이 된 사람은 24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모조리 죽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치사율을 자랑한다.

 

소설의 시작은 이렇다.

'티나 에번스'는 라스베이거스의 골든 피라미드 호텔에서 '매직!'vip 시사회를 앞두고 있다. 무용수로 일했으나 무용수의 생명이 짧음을 인식한 티나는 안무가로 자신의 능력을 넓혀가고 결국 큰 쇼의 연출과 공동제작까지 맡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1년 전 캠프를 갔다가 버스 사고로 숨진 아들 '대니'의 죽음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아파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 그녀는 대니의 꿈을 자주 꾸는데, 대니가 그녀를 부르지만 그녀는 곁으로 갈 수가 없거나 혹은 끔찍한 형상의 괴물이 나타나거나 하는 꿈이었다.

vip 시사회가 예정된 날의 새벽, 그녀는 역시 꿈을 꾸다 잠이 깼고, 자신 외엔 아무도 없을 집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소리의 출처를 찾기 위해 집 안을 살피다가 대니의 방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대니가 사용하던 이젤의 뒷면 칠판에 서툰 글씨체로 쓰여진 "죽지 않았어"라는 글자를 보게 된다.

다음날 공연 리허설 후 집에 들러 다시 가본 대니의 방, 이젤의 칠판엔 또다시 "죽지 않았어"가 씌여 있다. 분명 새벽에 글자를 지웠는데도.

또한, 티나의 집을 청소해 주는 '비비언' 역시 대니의 방에서 이상한 현상을 경험한다.

그 후에도 티나의 주변에서 계속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직원이 출력해 준 vip 고객 명단에 "죽지 않았어", "대니는 살아 있어", "도와줘", "날 도와줘"라는 글자들이 등장하고, 갑자기 한기가 느껴진다.

티나는 시사회에서 알게 된 변호사 '앨리엇 스트라이커'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며, 대니의 무덤을 열어보고 싶다고 말한다.

앨리엇의 도움으로 일이 진행되려는 그때, 앨리엇과 티나는 괴한의 침입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무사히 빠져나온다.

 

대니의 죽음에 뭔가가 있군...

스카우트 단원들이 모두 죽은 게 이상하긴 하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진실은 달라.

그 버스 사고... 거짓말이지? (p. 190)

 

그들을 위협하며 다가오는 적들은 과연 누구일까?

대니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전직 육군 정보부 출신인 변호사 앨리엇은 티나와 함께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협한 이로부터 알아낸 '판도라 프로젝트'에 대해 알기 위해 대니의 죽음에 대하여 확인하고자 한다.

 

소설은 무척 긴박하게 진행된다. 그도 그럴것이, 상대는 명칭조차 알 수 없고 어떤 세력을 등에 업고 있는지를 알 수 없는 정보기관이고, 이쪽은 그저 둘 뿐이다.

다행히 앨리엇은 육군 정보부 시절의 경험과 지략으로 그들보다 반 발자국 앞설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 위험성이 전혀 줄어드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티나를 돕는 알 수 없는 힘... 힘이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기운이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여튼 그녀를 돕는 기운이 있어 둘은 힘든 싸움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알려 줄 그 공간까지 나아가게 된다.

 

소설은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음... 알 수 없는 힘(물론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알게 되지만...)의 존재가 조금 마뜩찮았다.

음... 뭔가 아쉽달까. 물론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상상력은 좋지만, 소설의 마지막으로 가는 데에 그 힘이 너무 크게 작용하는 듯 했다.

그래서 읽다가 가끔 '응?', 하며 약간 고개를 절레절레 하기도... ^^;;

 

그럼에도, 이 책이 너무 재미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액션, 추적, 음모, 배신 등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의 요소요소가 빼곡히 들어있어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여전히 현역인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고 하는데, 과연 초기부터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은 대단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뭔가 달라도 다른 딘 쿤츠!!!

 

있죠, 마치...

밤 자체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밤과 그림자와, 어둠의 눈이요. (p. 2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속 눈여겨 보고 있던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가치독서' 카페를 통해 함께 읽게 되었다.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차별'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선량'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책 제목은 무언가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을 약간 따끔거리게 했던 것 같다.

 

차별을 악랄하고 기괴한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고정관념을 갖기도,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갖기도 너무 쉽다.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p. 60)

 

평소 나는 누군가를 어떤 이유로든지 일부러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등의 말을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불 같은 성격을 마구 내뿜었던 치기 어린 젊은 날엔 가끔 욕설도 내뱉었지만, 언젠가부터는 실수로라도 나쁜 말을 내뱉는 일이 없도록 나쁜 단어나 욕설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버릇을 들였다.

그런데 이런 나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나는 절대 차별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문장을 단언하여 말할 수 없었다.

 

우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부터 사람들이 흔히 쓰는 단어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한다.

바로 '결정장애'라는 말.

나와 남편은 너무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바로 이 '결정장애'의 끝판왕이라 서로 자부하며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고는 했었다.

그만큼 나도, 남편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 자주 사용하던 말이었다.

그런데 이 단어도 장애인을 차별하고 비하하는 말이었다. 그런 의도로 내가 그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장애'라는 말 자체를 무언가 부정적인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하지만 우리가 미처 깨닫지는 못하는 많은 차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말한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억압이나 불평등을 느낄 기회가 적어서 차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민하다", "불평이 많다", "특권을 누리려고 한다"며 비난을 돌리곤 한다.

하지만 그 위치라는 것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데, 예를 들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지만, 난민 문제 등 이주민들과의 비교에서는 한국인이라는 다수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본다.

 

내가 모르고 한 차별에 대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몰랐다", "네가 예민하다"는 방어보다는, 더 잘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성찰의 계기로 삼자고 제안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우리들은 서로에게 차별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경청함으로써 은폐되거나 익숙해져서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감지하고 싸울 수 있다. (p. 189)

 

책을 읽은 사람들의 평을 보면 책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에 대해 '호'의 입장에 서고 싶다.

책을 읽음으로서 그냥 넘겼던 차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차별에 대해서 사람들이 인지한다면, 곧바로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점차 조금씩 나아지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어찌되었든 대놓고 차별하거나 불평등을 조작하는 사람들은 아닐테니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모두가 평등을 바라지만 선량한 마음만으로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불평등한 세상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익숙한 세계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 볼 필요가 있는 듯 하다.

 

몇 년 후에 이런 책이 또 나온다면, 그때는 지금보다는 덜 뜨끔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