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심원단 ㅣ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평점 :
미키 할러 시리즈 5번째 이야기 <배심원단>을 읽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미키 할러는 한때 좋아하는 감정을 지녔던 '글로리아 데이턴'의 죽음에 얽힌 사건과 그녀를 만나게 된 계기가 된 사건과의 연결점을 파헤치며 진실을 찾아 헤맨다.
미키 할러는 LA 지방검찰청장 선거에서 패배하고, 자신이 변호해서 석방된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딸과 잘 알고 지내던 무고한 두 사람을 죽게 만들자 딸에게서도 외면당하는 등 그의 평판은 현재 최악이다.
그러던 어느날(11월) 미키 할러에게 살인사건 수임 의뢰가 들어온다.
피의자 '안드레 라 코세'는 디지털 포주로 콜걸들의 웹사이트를 관리했는데, 자신이 관리하던 콜걸 '지젤 댈링거'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라 코세는 자신이 피해자를 죽이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그녀에게서 무슨 일이 생기면 미키 할러가 도와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그에게 연락을 했다라고 말한다.
미키 할러는 죽은 지젤 댈링거가 7년 전 자신이 새 출발을 하도록 도왔던 '글로리아 데이턴'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미키는 그동안 그녀가 하와이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글로리아의 행적을 조사하던 미키는, 그녀가 살해되기 전날 밤에 베벌리 윌셔 호텔의 객실로 손님을 만나러 갔지만 해당 객실에 투숙객이 없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호텔 CCTV를 확인하던 중 누군가 글로리아를 미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지만, 미행자는 모자를 쓰고 고개도 들지 않아 얼굴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4월 미키는 소환장을 받는다.
글로리아는 마약수사국의 비밀 정보원으로 '헥터 아란데 모야'라는 마약상 체포에 일조했고 헥터는 그 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는데, 복역중인 헥터가 자신은 억울하다며 '인신구제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키는 헥터의 인신구제 청구소송과 글로리아의 죽음이 밀접한 관련이 있으리라 추측한다.
글로리아는 왜 죽음을 당해야 했을까? 아니, 글로리아는 왜 미키를 속이고 하와이에 있는 척 했던 걸까?
미키는 헥터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인신구제 청구소송의 증인들을 확인하여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이 당시 몰랐던 사실들이 무엇인지, 글로리아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글로리아를 죽여서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지 등 미키는 사건의 숨겨진 사실들을 확인한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는 그렇게 진실에 다가가는 미키를 미행하고, 그를 협박하기도 한다.
미키는 사건의 관련성과 진실을 밝히고, 의뢰인 라 코세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스릴러 거장이라는 호칭은 괜히 붙여지는 건 아닌가 보다. 얇지 않은 책인데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전작들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돈 밝히고 악덕 변호사 취급을 받는 미키 할러가 이번 이야기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미키는 자신이 풀어준 의뢰인이 사람을 두 명이나 죽였다는 것에 괴로워한다. 딸이 자신을 경멸하고 외면하는 것에 대하여도 아무 변명도 할 수 없다.
거기다 한때 자신이 좋아했고 믿었던 여성이 자신을 속였고, 그 판 위에서 자신은 그저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리고 조사를 진행하던 중 소중한 사람을 잃는 사건까지 생긴다.
이건 뭐 설상가상, 점입가경이다. 그래서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괜히 주인공이 아니라는 거~~!!
능력있고 훌륭한 사무실 식구들과 정신적 지주 리걸 시걸, 그리고 무엇보다 실력 출중한 미키 할러는 이 난관을 다 헤쳐 나간다.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시리즈별로 집중적으로 본 게 아니라서 몰랐는데, 마이클 코넬리의 유명한 시리즈의 주인공들인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가 이복형제였다. 두둥...
언젠가는 각 시리즈를 순서대로 한 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 각각의 캐릭터들의 매력을 모두 확인하고 싶어졌다.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 끊임없이 유지되는 시원한 긴장감까지 스릴러 소설의 매력을 모두 가진 소설이었다.
(p. 27)
법은 유연한 거야. 구부릴 수도 늘일 수도 있지
(p. 510)
누구에게나 배심원단이 있다. 마음속에서 함께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얼 브릭스가 내 배심원석에 앉아 있고, 글로리아 데이턴도 그렇다. 케이티와 샌디, 내 어버니와 아버지의 모습도 보인다. 얼마 안 있으면 리걸 시걸도 합류할 것이다.
내가 사랑했고 내가 상처 준 사람들. 나를 축복하고,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사람들.
내 단죄의 신들. 나는 그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날마다 그들 앞으로 걸어가서 변론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