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찾아서 - 동화를 넘어선 추리소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찾아서
크리스틴 페레-플뢰리 지음, 김미정 옮김 / 니케북스 / 2016년 1월

잠자는 숲속의 공주. 동화로, 애니메이션으로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화 속 이야기가 누구도 상상 못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변했다. 바로 크리스틴 페레-플뢰리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찾아서>에서 말이다. 추리 소설로 변한 이야기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 걸까?

열여섯 살 생일이 되면 살해당하는 소녀들과 그 가족들. 끔찍한 연쇄 살인의 범인은 ‘물레’라는 뜻을 가진 르 루에이다. 르 루에에게 편지를 받은 소녀들은 열여섯 생일날에 살해를 당했는데 어렸을 때 편지를 받은 아리안의 부모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한시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의심스러운 일이 조금만 있어도 바로 이사를 다니며 그녀를 보호하려고 한다.

어느 날 자신에 대한 부모의 과잉보호가 무엇 때문인지 알게 된 아리안은 부모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집을 나서고 르 루에의 또 다른 범행 대상인 라라는 생일 전날 지긋지긋한 자신의 집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두 사람. 두 사람이 탄 차량에 전복사고가 생기고 아리안은 라라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하지만 범인은 이미 그녀의 정체를 알고 따라나서는데..

소설은 아리안과 범인인 르 루에, 범인을 뒤쫓는 형사들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이어진다. 각각의 시선을 따라 사건을 들여다보면 세밀하게 이야기를 짜놓은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마지막 결말은 정말 놀라웠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야기 자체가 주는 매력에 쉬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읽어나갔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듯이 이 소설도 영화로 세상에 나온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속도에서 깊이로

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얼마 전 교회 중고등부에서 학생들과 함께 문화 금식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부활절을 맞아 한 주 동안 인터넷, SNS, 게임 등을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는데 1주일이 지난 후 확인해보니 많은 친구들이 문화 금식을 하지 못했다. 늘 손에 달고 사는 스마트폰 때문이란다. 이런 실상은 오늘날의 삶에서 수많은 이들이 무엇에 얽매여 있는지, 단 하나로 정의한다면 스마트폰에 얼마나 얽매여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윌리엄 파워스의 <속도에서 깊이로>라는 책이 이런 세태를 잘 보여준다. 2011년에 출간한 책인데 이번에 새롭게 리커버 에디션의 형태로 재출간되었다. 요즘 들어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속도보다 깊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마음이 끌렸다.

생각했던 바와 내용이 달랐지만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묵직하게 가슴에 박혀들었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느 순간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 함께 있었던 옆에 있는 사람을 보기보단 손 안의 스마트폰만을 바라보는 시대. 정말 놀랐던 건 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카톡으로 대화하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였다. 이런 시대에 저자는 커넥팅만이 아니라 디스커넥팅을 생각하라고, 또한 빠른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는 것, 즉 깊이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에서 맥루한까지 철학자들을 통하여 깊이를 더하는 7가지의 방안을 말해준다. 무척 반가웠던 건 학교 다닐 때 발표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점이다. 나만의 월든 존이라고 표현한 소로의 이야기는 학창 시절에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그때는 솔직히 너무 지루한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삶, 지금은 그렇게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았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너무나 서글프다. 오늘부터라도 내 삶에 다른 변화가 분명히 필요하다. 속도가 아니라 이제는 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깊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그런 삶. 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더 나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이기적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

이기적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 - 무료 동영상 강의 제공 + 최신 기출문제 수록 ㅣ 이기적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이종학.윤슬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4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합격이다. 특별히 다른 데 사용하기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해보자는 의미로 모두 도전해보기로 했다. 아내는 이미 작년에 한 번 시험을 본 경험이 있어서 훨씬 유리하기는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기적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기본서>로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역사책은 자주 읽는 편이지만 역사 공부는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 교재는 그런 마음의 부담을 싹 덜어주었다.

일단 너무 두껍지 않아서 좋았다. 아내가 작년에 공부한 교재를 보면 너무 두꺼워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이 책은 언뜻 보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분량은 아니라서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불같이 솟아오를 정도였다.

책이 두껍지 않다고 해서 내용이 부실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역사책을 수십 년 동안 읽고 또 읽은지라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데 그런 내가 보기에도 필요한 모든 내용과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시험에 출제되었던 문제들과 연계된 내용들을 따로 정리해서 알려주고, 합격생들의 비법도 알려주기에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이나 나처럼 오랜만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만한 교재이다. 내용 설명에 이어 문제풀이로 앞서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복습할 수 있고 기출문제를 통해 중요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역사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특히 시험이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정리해볼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주식의 바다에서 서핑하듯 투자하라- 경영, 경제 공부하는 필독서

주식의 바다에서 서핑하듯 투자하라 -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대세 상승기 투자법!'
알렉스 강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9년 5월

주식은 참 어렵다. 주식이 어려운 이유는 주가가 언제 오를지, 언제 내려갈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의 등락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주식 투자로 부를 이룬다는 말이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 알렉스 강은 <주식의 바다에서 서핑하듯 투자하라>는 책에서 주식의 흐름을 분명하게 파악해 마치 바다에서 서핑하듯이 투자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언뜻 무슨 말인가 싶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의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주식의 흐름을 보면 주식이 상승하는 시기가 있고 하락하는 시기가 있다. 만약 상승하는 시기에 주식을 산다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을 통해 투자하기에 좋은 시즌을 찾고 저자가 책에서 설명하는 매수, 매도의 방법을 토대로 자신만의 투자법을 확립한다면 누구나 주식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식의 경영의 문제이기도 하고,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식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떤 마음으로 주식을 바라보고, 수익을 생각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에 말이다.

저자의 전작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다른 도움을 받았다. 추세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 자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만의 투자법칙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로야

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작품인 <로야>. 이 책의 작가는 내겐 다소 생소한 다이앤 리라는 분이다. 현재 캐나다에서 살면서 작가로 활동하는 분인데 이 소설은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99% 실화인 작품이다.

자전적 소설은 왠지 모르게 꺼려지는 부분이 있어서 잘 읽지 않지만 세계문학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고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결코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에 소설을 읽는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소설은 벤쿠버에서 남편, 딸아이와 함께 일상을 보내던 “나”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 몸과 마음에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게 된 “나”는 그것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아픔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자신과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한다.

작가의 삶과는 다른 여정을 걸어온 내게 그녀의 삶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물론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수많은 폭력 가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했지만, 또한 실제 삶 속에서도 가정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접했지만 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나와는 동떨어진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치부했기에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빠의 모습을 보았기에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지만 내게는 한 아이의 삶을 파괴한 아빠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 도대체 어떤 마음이기에 아이에게 그럴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아이는 작가처럼 먼 훗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될까? 겁에 질려 아파하는 아이를 만나게 될까?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사랑 받는 삶을 산 아이의 모습을 만나게 될까?

모쪼록 나를 포함해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온전히 자신을 깨닫는 순간을 누리는 한편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의 깊은 내면에 지금 어떤 생각, 감정들을 심고 있는지 돌아보는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