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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평점 :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작품인 <로야>. 이 책의 작가는 내겐 다소 생소한 다이앤 리라는 분이다. 현재 캐나다에서 살면서 작가로 활동하는 분인데 이 소설은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99% 실화인 작품이다.
자전적 소설은 왠지 모르게 꺼려지는 부분이 있어서 잘 읽지 않지만 세계문학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고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결코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에 소설을 읽는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소설은 벤쿠버에서 남편, 딸아이와 함께 일상을 보내던 “나”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 몸과 마음에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게 된 “나”는 그것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아픔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자신과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한다.
작가의 삶과는 다른 여정을 걸어온 내게 그녀의 삶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물론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수많은 폭력 가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했지만, 또한 실제 삶 속에서도 가정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접했지만 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나와는 동떨어진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치부했기에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빠의 모습을 보았기에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지만 내게는 한 아이의 삶을 파괴한 아빠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 도대체 어떤 마음이기에 아이에게 그럴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아이는 작가처럼 먼 훗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될까? 겁에 질려 아파하는 아이를 만나게 될까?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사랑 받는 삶을 산 아이의 모습을 만나게 될까?
모쪼록 나를 포함해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온전히 자신을 깨닫는 순간을 누리는 한편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의 깊은 내면에 지금 어떤 생각, 감정들을 심고 있는지 돌아보는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