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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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회 중고등부에서 학생들과 함께 문화 금식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부활절을 맞아 한 주 동안 인터넷, SNS, 게임 등을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는데 1주일이 지난 후 확인해보니 많은 친구들이 문화 금식을 하지 못했다늘 손에 달고 사는 스마트폰 때문이란다이런 실상은 오늘날의 삶에서 수많은 이들이 무엇에 얽매여 있는지단 하나로 정의한다면 스마트폰에 얼마나 얽매여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윌리엄 파워스의 <속도에서 깊이로>라는 책이 이런 세태를 잘 보여준다. 2011년에 출간한 책인데 이번에 새롭게 리커버 에디션의 형태로 재출간되었다요즘 들어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속도보다 깊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일까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마음이 끌렸다.

 

생각했던 바와 내용이 달랐지만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묵직하게 가슴에 박혀들었다사람과의 관계가 어느 순간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함께 있었던 옆에 있는 사람을 보기보단 손 안의 스마트폰만을 바라보는 시대정말 놀랐던 건 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카톡으로 대화하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였다이런 시대에 저자는 커넥팅만이 아니라 디스커넥팅을 생각하라고또한 빠른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는 것즉 깊이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에서 맥루한까지 철학자들을 통하여 깊이를 더하는 7가지의 방안을 말해준다무척 반가웠던 건 학교 다닐 때 발표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점이다나만의 월든 존이라고 표현한 소로의 이야기는 학창 시절에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그때는 솔직히 너무 지루한 삶이라고 생각했는데지금은 그렇게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았다나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너무나 서글프다오늘부터라도 내 삶에 다른 변화가 분명히 필요하다속도가 아니라 이제는 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깊이 생각하고다른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그런 삶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더 나은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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