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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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아우러져 만들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세상이 끝없이 변화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그 누군가의 혁신적인 생각 혹은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이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엘리트주의 사상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불의에 맞서고,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시대의 흐름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갔던 이들이 있었음을 말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업적이 과연 어떤 생각 혹은 질문을 통해 시작되었는지를 알아보자는 기획 의도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열다섯 명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이룬 세상의 변화와 그런 변화를 불러일으킨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를 알려준다.

 

열다섯 명의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과학, 예술, 문화, 음악 등 전 분야에 걸쳐 하나의 획을 그은 인물들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각 인물들이 던진 질문들,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된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한 후 각 인물에 삶과 그 혹은 그녀가 던진 질문들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를 들려준다.

 

이들 열다섯 명의 인물들이 나하고 다른 점은 세상을 그저 그렇게 스치듯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신화 속 이야기를 현실이라고 생각하여 그 흔적을 찾는데 평생을 보내고, 어떤 이는 움직이기조차 힘든 옷과 장식품을 한 여성들을 보며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는 자신의 생각을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나가고, 어떤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후 불의에 맞서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아간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 인물들을 다룬 수많은 전기나 작품들이 이미 세상에 나와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열다섯 명의 인물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책은 그들이 일으킨 변화의 시작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한 작품이다. 그들이 제기했던 질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우리가 던져야할 질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할지를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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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야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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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라> 이후 마광수 교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게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지 간에. <즐거운 사라>는 그만큼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어찌하다 나도 읽어보았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런 표현을 쓴 책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문학일까 그냥 포르노일까? 이런 책을 쓰는 것이 표현의 자유일까, 대책 없는 방종일까?

 

지금도 그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을 만큼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벗어나 있다. <나는 너야>라는 이번 작품은 또 어떨까? 그의 전작들만큼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솔직한 내면의 고백일까?

 

그런데 제목이 먼저 눈에 띈다. ‘나는 너야라니. 결국 저자의 생각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는, 다시 말해, 그의 생각은 우리가 숨기고 있을 뿐이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일단 읽어보자.

 

25편의 단편이 수록된 <나는 너야>는 저자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저자 본연의 색깔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짧게는 한 페이지로 된 작품에서 길게는 40-50페이지 분량에 이르는 작품들이지만 그 속에 저자의 색깔이 온전히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집을 읽으면서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작품들 속에서 찾아본 그의 모습은 철저한 허무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향락주의 만세>에 나온 김대수씨. 건강한 삶을 살기 원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을 생각하지만 그의 운명은 그의 바람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래서 결국은 쾌락을 쫓는 향락주의에 빠져버린 나(저자)의 모습을 김대수씨에게 덧입혔던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런 향락은 일과 사랑과 놀이가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랐던 <짝사랑>의 광서의 모습을 통해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여전히 그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예술로 보기에는 내게 남는 느낌이 없고 외설로 보기에는 알게 모르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분명한 것은 성에 관한 한 저자는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서 있는 곳이 어떤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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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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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공간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시간여행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시간여행을 위한 경비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라면? 정말 그래야 한다면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의 이미지가 아니라 불길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하퍼는 시비 끝에 살인을 저지르고 우연치 않게 다른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더 하우스의 열쇠를 얻게 된다. 하지만 열쇠를 얻은 대가로 빛나는 소녀들을 죽여야 한다. 그는 시간을 넘나들며 빛나는 소녀들을 죽이지만 그 소녀들 중 한 명인 커비는 극적으로 그의 손길을 벗어난다. 신문사 인턴 기자가 된 커비는 이제 거꾸로 하퍼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과연 커비와 하퍼는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이지만 커비와 하퍼의 대결은 의외로 탄산이 빠진 밍밍한 음료수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마지막 반전도 그려지지 않는다. 게다가 더 하우스의 존재가 무엇인지, 빛나는 소녀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이게 뭐지라는 느낌만 남았다. 미드 로스트 룸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기에 당연히 시간적 흐름이 순차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적 이동이 너무 많아 앞뒤를 오가다 소설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온전히 몰입해서 보기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았다.

 

이 소설은 TV 드라마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소설에서의 아쉬움이 TV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메워질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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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로 세우는 힘 - 불멸의 고전에서 배우는
정젠빈 지음, 원녕경 옮김 / 제이플러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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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무협지를 자주 읽었다. 주인공의 통쾌한 활극을 보면서 나도 하늘을 나는 고수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무협지에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귀곡자이다. 신출귀몰한 전략을 구사하며 적을 궁지에 빠뜨리는 탁월한 지략의 소유자. 인간관계와 권모술수의 대가. 그런 귀곡자가 실제 전국시대에 살았던 왕허라는 인물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또 다시 많이 듣게 된 이름이 바로 <귀곡자>이다. 왕허가 쓴 책의 제목인 귀곡자에서는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귀곡자가 들려주는 사람을 얻는 처세술이 수록되어 있다.

 

귀곡자에 못지않게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자주 듣는 또 다른 <채근담>이다. 채근담은 명나라 말기의 문인 홍자성이 집필한 책으로 중국 5000년 역사 동안 축적되어 온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이 책의 2부에서는 채근담의 주요 구절들을 소개한다.

 

<귀곡자><채근담>에서 정수만 뽑아내 원문을 해석하고, 실제 사례를 덧붙여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많은 내용들이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것들이지만 현실에서 부딪치는 상황들에 적합한 조언들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어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이 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결국 나 자신을 어떻게 세워야할지를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다듬어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나 자신이 온전히 세워진 이후에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

 

<귀곡자><채근담>이라는 어려운 고전을 이렇게 쉽게 읽고 이해하면서 나 자신을 깨닫고, 사람과의 관계를 깨닫고,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고전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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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생 강의 -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사는 변신의 삶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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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니체에 대한 편견이 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절대 진리를 거부한 그를 그저 나와는 반대선상에 서 있는 존재로만 바라보았다. 그러다보니 별다른 관심도 쏟지 않았다. 그저 니체라는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변에서 니체, 니체, 니체를 외쳐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니체가 뭘 어떻게 했기에 이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니체를 외쳐되는 것일까? 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할지 너무나 막막했다. 니체가 쓴 책을 바로 읽자니 기본 지식도 전혀 없는 상태라 이해하기조차 힘들 것 같고. 그 때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이진우의 <니체의 인생강의>이다.

 

저자 이진우는 니체에게 삶을 배우고, 니체처럼 살고자 하는 철학자로 이 책은 그가 EBS <인문학 특강>에서 한 니체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책 중간중간에 니체의 경구와 뭉크의 그림을 수록해 독자들이 니체의 말과 뭉크의 작품을 함께 음미하며 삶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강의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구어체를 사용해서 그런지 상당히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내용도 생각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니체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는 니체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니체는 삶의 철학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 머릿속을 뒤흔든 한 마디는 바로 이것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삶에서 실천하고, 삶이 하나의 사상이 되는 그런 철학자. 허무주의와 신이 죽었다는 말을 던지며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상황에서 니체는 오히려 삶을 말한다. 기본적인 생각에 있어서는 그와 다르지만 그가 보여준 삶에 대한 경외감은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사는 변신의 삶을 들려주며 생의 가치를 찾으라고 외치는 니체의 모습은 어떤 면에선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면에서 니체는 오늘날 영성 리더라고 불리는 이들이 던지는 화두, 긍정하라’,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의 몸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라라는 화두를 가장 먼저 집어낸 인물이 아닐까 싶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니체의 말처럼 자신의 몸이 말하는 바를 들으면서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삶이 진정 가벼워질까?

 

니체는 여전히 편견을 갖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여전히 다르다. 그렇지만 그의 삶은, 그의 사상은 내게 수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가 꿈꾸는 세상이 올까? 사람들은 그가 말하듯이 생의 가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글쎄다. 아모르 데이를 믿는 내게 아모르 파티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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