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바람
줄리안 김 지음, 이순미 옮김 / 반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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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상당히 좋아하는데다 주변에서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대가 되었다. 진시황릉과 페루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롭게 보였다.

 

열두 개의 바람을 다스리면서 하늘을 있는 송수호, 사람의 과거와 전생을 읽는 디에고, 아시아 최대의 부호인 로니 , 우연치 않게 페루에서 만나 미션에 합류하게 오드리. 이들 명은 진시황릉에 담긴 수수께끼와 페루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페루를 정복한 세상을 자신들의 발아래 놓으려는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데...

 

진시황릉이나 잉카 제국에 얽힌 신화를 토대로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는 소재나 설정은 상당히 좋았다. 다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교과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였다. 나름대로 역사적인 사실과 사상을 설명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부분이 너무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면서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철학이나 역사서를 축약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린카이푸의 암호를 풀어나가는 장면에서 사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모험처럼 뭔가 긴장감 있고 스릴 넘치는 그런 장면이 나오길 내심 기대했다. 작가 나름대로 여러 설정을 해놓아 영화 같은 장면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소설 인물들과 함께 모험을 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주인공 4명이 과거의 인물들과 연결되는 설정도 너무 쉽게 추측할 있었다는 점도 나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윤회설에 대한 작가의 사상이 담긴 것일지도 모르지만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을 서로 이어주려 하다 보니 너무 쉽게 독자의 눈에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열두 개의 바람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이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상대적으로 너무 적어 제목과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좋았던 점도 많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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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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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 아니 요즘도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어쩌다 번씩 때가 있다.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사람인가 해서 다시 보면 통화를 한다고 생각할 만한 물건은 전혀 보이지 않다. 소위 말하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이다. 예전에 아는 사람 중에 고시 공부를 하다 어느 갑자기 정신분열증을 앓던 이가 있었는데 어찌 보면 정상인 같고 어찌 보면 무언가 넋이 나간 사람 같기도 해서 과연 사람은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 걸까 궁금해 했던 적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질환자 하면 아직까지도 봉두난발을 광기 어린 모습을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존재로 간주한다. 그만큼 우리는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해 아는 것이 그다지 많지 없다.

 

<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정신분열증을 앓는 10 소녀 데버러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에 정신분열증을 앓는 사람을 매우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그들의 아픔과 고통에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있도록 이끌어준다.

 

현실 세계와 이르 왕국이라는 자신만의 세계를 오가는 데버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광기어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는 데버러의 정신적 방황, 갈등, 분열증을 앓게 원인과 과정, 또한 그녀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잔잔하고 애잔한 모습이 이어지다보니 사실 지루한 면도 없지는 않다. 또한 이르 세계의 말들이 수시로 나오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그런 모든 면을 고려하더라도 책은 나에게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먼저, 종양, 캠프, 아파트로의 이주 데버러와 그녀의 엄마 에스터가 생각하는 과거의 일이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에스터는 자신이 충분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는 그렇지가 않았다. 결국 이런 차이가 원하지 않던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에스터와 데버러의 관계는 우리 생활에서도 많이 보게 된다.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다보니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 진정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균열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씻어낼 없는 아픔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바라는 아이들의 꿈이 미래에 이루어질 있도록 해주세요(p.174)

 

번째, 병든 사람들(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이나 건강한 사람이나 사람 간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점이다. 동등한 인간이라는 존중이 서로에게 기쁨을 준다.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만 아프다는 생각, 나만 힘들다는 생각, 나만 피해자라는 생각이 슬픔과 고통을 만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이다. 데버러가 힘든 과정을 이겨낼 있었던 것은 그녀의 가족이 기다릴 알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차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래를 꿈꾸며 기다릴 있었던 가족이 있었기에 데버러는 세상에 다시 나갈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데버러는 그녀를 위해 싸움을 준비한 사람은 자신의 부모라는 생각을 했다.(p.354)

 

무거운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책이었다. 가지 아쉬운 점은 번역이 자연스럽지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책에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원문을 보지 않았기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원문을 그대로 옮기려 듯한 번역체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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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석학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 -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90가지 물음
필립 코틀러 외 지음, 허병민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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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표지에 실린 질문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책은 세계 90명의 석학들이 인생의 변화를 위해 던져야 하나의 질문을 정하고 그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모은 책이다.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철학적 질문이나 우리가 흔히 들어오던 질문이 아니라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질문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에 실린 90가지의 질문 중에는 누구나 번쯤 품어봤던 질문도 있고, 우리가 재미 삼아서 서로에게 던지던 질문들도 있고, 정말 가슴 깊이 새겨보아야 질문들도 있었다.

 

90가지 질문의 내용은 서로 달랐지만 모든 질문들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인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올바로 알라는 것이다.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키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들 중에는 자신만이 아니라 함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는 질문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의 토대는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지, 나를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지, 목표를 이루는 목적은 무엇인지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이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다른 사람보다 내가 자신에 대해서 모른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도 있고, 화가 나는지 모를 때도 많다. 때로는 일을 하면서도 정말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하고 싶은지는 알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같다. 자신을 바라보고 되새기는 시간은 전혀 가지지 않은 그저 다른 사람처럼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 보낸다.

 

책은 그런 자신을 채찍질할 있는 하나의 명상록이다. 그렇다고 책에 수록된 90개의 질문을 매일같이 모두 고민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분명 질문들 중에는 자신의 상황에 가장 맞는, 혹은 가장 공감되는 질문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들처럼 자신을 찾는 자신만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같다. 나는 책을 읽고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게리 클라인의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라는 질문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내게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어떤 사람인가? 나는 우리 아기에게 어떤 사람인가?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는? 부모님이나 가족들, 친구들에게는?

 

질문으로 나는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바람을 알게 되고, 결국 판던의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좋잖아라는 질문처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90명의 석학들이 제시한 질문을 통해, 혹은 자신만의 질문을 통해 진정으로 나아가야 삶의 방향을 다시 찾을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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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해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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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가 해운회사였다. 해운회사 업무 중에서도 선박 운항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선장이나 선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경우가 많았다. 특히 국내에 선박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선박을 방문해 배의 이곳 저곳을 돌아볼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작가의 후기에서 밝혔듯이 선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옛날에는 배에서, 특히 원양어선처럼 오랫동안 바다에서 지내야 하는 선박에서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단다. 선장이 경찰권을 가지는 선박 자체가 완전히 별세계였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임성순 작가의 <극해> 포경선 유키마루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려내고 있다. 일제의 패망이 짙어지던 시기에 4 남방개발 대표단이 발족되고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유키마루에는 일본인, 조선인, 필리핀인, 대만인 여러 민족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군에 식량을 조달하라는 임무를 수행하던 유키마루에 어느 정찰 임무가 떨어진다. 기타이오지마에서 정찰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유키마루는 미국 정찰기의 폭격을 받아 엔진이 고장 나면서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 엔진을 수리한 유키마루는 남극으로 향해 나아가고, 일본인 상급선원과 조선인 등의 하급 선원 사이에는 서로를 향한 적대감이 더욱 커져만 간다.

 

책에서는 유키마루라는 한정된 공간, 다시 말하면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이 어떻게 변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얼마나 쉽게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뀔 있는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갑판장이라는 인물이 새롭게 유키마루에 합류한 하급선원들을 폭력으로 길들인다. 이런 폭력성은 조선인의 반란 이후 필리핀인과 대만인을 폭력으로 대하는 만덕이라는 인물에게서 다시 찾아보게 된다. 그렇지만 과연 이들만이 폭력을 휘두르는 존재일까? 이성적으로 모두를 대했다고 스스로를 변명하는 일급 항해사는 어떨까? 그는 폭력과는 거리가 존재일까? 아니면 폭력의 불길을 지피는 불꽃같은 존재일까? 폭력은 결코 누구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오히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것일까? 고통받는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을 보며 생각한다. 겨우, 그걸 가지고! (p.124)

 

채찍질 내내 무감했던 조선인들은 순식간에 동요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 되는 순간이었다. (p.192)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자신과 상관없으면 무관심으로 대하는 이들이 결국 폭력의 동조자인 셈이다. 우리 주변에서 있는 수많은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모든 폭력의 이면에는 이처럼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인 이들의 무의식적인 협조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책은 무겁다. 읽는 내내 묵직한 고통이 가슴속을 헤집었다. 깨끗하고 순수했던 영혼이 변해가는 모습이 이루 말할 없는 통증으로 다가왔다. 모습이 바로 내가 만들어낸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가슴이 무거워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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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전논리
문성규 지음 / SensibleNews(센서블뉴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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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사람과 일들에 부딪친다. 때로는 쉽게 해결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생 전체가 뒤집어질 정도로 커다란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우리에게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서가 있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 몰래 숨겨두고 이를 활용하지 않을까?

 

<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이라는 제목은 수많은 이론들을 통합한 철학서처럼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책은 사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순간순간의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물론 책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략, 관계, 논술, 조직, 처세, 싸움, 인식, 상술 8 카테고리에 200개가 넘는 스킬들을 사례를 제시하며 각각의 스킬들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마치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승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병법서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가끔 선배나 후배 혹은 직장 상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거래처 사람들과 . 동생하게 되면서 까놓고 얘기해보자라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이야기를 까놓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소위 말하는 뒤통수가 맞기 좋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는 진심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 진심을 드러내는 방법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듯이 너무 편하게 말하다 보면 오히려 나를 옭아매는 사슬이 몸에 너무 쉽게 채워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하는 스킬 핑계 대기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살다 보면 어쩔 없이 핑계를 대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가 있다. 핑계를 대야 하는 상황이 은근히 술자리를 바라는 거래처의 전화일 수도 있고 돈을 빌리려는 아는 사람의 전화일 수도 있다. 때로는 보험이나 물건 구매를 권하는 친척의 전화일 수도 있다. 이럴 한마디 잘못하면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질 있다. 저자의 말처럼 적절한 선의의 거짓말 활용할 있어야 한다.

 

인생을 200개의 스킬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다. 분명한 자기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때때로 지혜롭게 대처해야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름대로의 팁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또한 인생을 보다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책이 그러한 팁을 우리 모두에게 제공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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