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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과 도발의 그리스로마신화 - 명화로 훔쳐보는 은밀하고 노골적인 신들의 사생활
구예 지음, 정세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은 많다. 많아도 정말 너무 많다.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만화에서부터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책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너무 많다보니 어떤 책을 읽어야 좋을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가볍지도 그렇게 무겁지도 않게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능과 도발의 그리스로마신화>의 저자는 이 책을 다른 책들과 구별할 수 있도록 어떤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진 걸까? 이런 궁금증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관능과 도발이라는 표현이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이 책만의 특징일 수 있다는 생각에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관능, 도발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내용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약하다. 오히려 명화로 훔쳐보는 (은밀하고 노골적인) 신들의 사생활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두 권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다른 책들과 이 책이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저자가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가벼우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 읽는 이들이 즐겁게 명화도 감상하고 그리스로마 신화도 제대로 배울 수 있게 한다. 또한 목차 후에 수록한 별자리 신화, 그리스로마신화 관계표, 신의 이름 대조표 등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이다.
저자가 소개하듯 신들의 폭력성, 근친상간, 암투, 동성애 등이 담긴 그리스로마 신화는 인간과 너무나 유사한, 때로는 인간의 상식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신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런 파격적인 모습은 서양화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파격적인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책에 실린 은밀하고 노골적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