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와 엉킨 실타래

셜록 홈즈와 엉킨 실타래 ㅣ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 파일 3
데이비드 스튜어트 데이비스 지음, 하현길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2월

전작 <셜록 홈즈와 베일에 가린 탐정>을 읽고 상당히 흥분했었다. 왓슨을 스파이로 설정한 참신함 때문이다. 셜록 홈즈의 원작에 비견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렸다. 그렇게 고대하던 데이비드 스튜어트 데이비스의 세 번째 작품이 출판되었다. 바로 <셜록 홈즈와 엉킨 실타래>이다.

이 작품은 아서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의 후속작품 같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소설은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에서 악역을 맡았던 박물학자 스태플턴이 실제로는 죽지 않고 살아서 다시 홈즈를 함정에 빠뜨린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설정에 역시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어떻게 이어질까? 스태플턴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었을까? 이번에는 홈즈와 어떤 식으로 대결할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그런데 생각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소설의 전반부에는 스태플턴과 홈즈의 대결이 이어지는 것처럼 흘러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진다. 생각지도 못했던 드라큘라의 등장으로 말이다.

어라, 이건 또 무슨 설정인거지,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홈즈에게 신화나 전설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드라큘라라는 존재의 등장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시 살아난 스태플턴의 비중도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처음 생각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었다. 물론 스태플턴과 드라큘라 사이에는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고 제목처럼 여러 사건이 엉킨 실타래처럼 꼬여있지만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작가는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들에서 소재를 찾아 자신만의 작품으로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홈즈의 모습을 선보인다. 조금은 낯설어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조금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더 친숙한 모습이기에 반갑기도 하다. 다음 작품에는 어떤 모습의 홈즈가 등장할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