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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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런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어떤 때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인종차별이다.

 

인종차별하면 왠지 우리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미국 사회의 문제나 일부 극우주의 국가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정말 그럴까? 우리 사회에는 인종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바로 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건은 이렇다. 흑인인 톰 로빈슨과 백인인 마엘라 사이에 벌어진 성폭행 사건. 사람들은 당연히 흑인인 톰 로빈슨인 백인 여성 마엘라를 성폭행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거 정말 무섭지 않나. 오직 피부색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부조리한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바로 화자인 스카웃(진 루이즈 핀치)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이다. 물론 이 작품이 아이의 눈으로, 그것도 딸아이의 눈으로 본 아버지의 모습이기에 멋진 모습만 부각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티커스 핀치의 뒷면에 또 다른 모습이 있을지라도 사건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분명히 남다르다. 인종차별이 극심한 1930년대 미국 남부라는 배경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애티커스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아직은 무너지지 않은 채 따뜻한 온기를 지니며 이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용기와 신념을 가진 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나 자신도 그렇고, 주변도 그렇고.

 

이 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꼭 한 번 읽어야 할 귀중한 책이다. 이 책이 바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와 너가 우리가 되는 공존의 가치를 배우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남을 위해 나설 수 있은 용기와 신념을 깨우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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