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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 검은 고양이 외,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우리가 느끼는 공포라는 감정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아마 그 근원에는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두려움은 무엇 때문에, 혹은 어떤 상황에서 생기는 걸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두려움은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즉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접했을 때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한 번 상상해보자.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게 위대한 자연의 힘이 오롯이 자신을 향해 격렬하게 다가온다면 그때에는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어떤 것으로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공포감을 맛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밖에 또 어떤 상황에서 공포에 휩싸이게 될까?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끝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이런 경우는 또 어떨까?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모두가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자신의 범죄 대상이 나타나 모두를 속였다고 자신했던 그 범죄가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 순간,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공포감일 것이다. 또한 죽었다고 생각하여 장사까지 지낸 이가 어느 날 밤 삶을 향한 쓰라린 고통의 흔적을 간직한 채 다시 나타난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전집 공포 편에서는 바로 이런 두려움들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미스터리 편을 읽으면서도 인간의 내면에 담긴 공포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번 공포 편에서는 그 종류와 차원을 달리하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파괴적인 자연의 힘에 대한 공포, 공포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기괴한 목소리, 그림자가 범인에게 가하는 심리적, 정신적 공포, 자신의 내면의 본 모습을 보는데서 오는 공포, 그 누구도 결코 알 수 없는 죽음 이후의 상황을 듣는데서 오는 공포.
이런 것이 대가의 작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끝없는 공포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스티븐 킹의 공포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간직한 채로 말이다. 여름 날 밤, 온 몸을 서늘하게 만들어줄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주저 말고 이 책을 고르라. 그 밤 결코 잠들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