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제목의 책을 받고 처음에는 조금 어리둥절했다. 필적과 인생을 연결시켜 글을 썼다는 자체가 그다지 신뢰할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필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필체를 사용하기에 더욱 그러했다.

놀라운 건 저자의 이력에서부터 시작됐다. 필적학자라는 생소한 분야라 약간은 미심쩍은 눈길로 저자의 이력을 살펴봤는데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검사로 활동하면서 필체와 사람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는 설명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움은 계속 이어졌다. 저자는 글씨를 ‘뇌의 흔적’이라고 말하면서 글씨 연습을 통해 사람의 내면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은 이미 동서양의 수많은 선인들도 끊임없이 주장하였던 것으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글씨 연습을 통해 내면을 바꾸는 방법이 많은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돈을 많이 벌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연예인 혹은 스타가 되고 싶거나)이나 인격 수양을 위해 어떤 필체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 후 다양한 선조들의 필적을 예로 들면서 필체에 드러난 인물들의 성향, 능력, 인품 등을 알려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정말 필체가 인격이나 능력 등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의 필체를 따라하면서 그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생각이 내면에 뿌리 깊이 자리를 잡는 과정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설명한 필체의 모든 것을 믿고 안 믿고는 논외로 하더라도 각각의 주제에 담긴 이야기들이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한 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마음이 동하면 저자의 설명대로 따라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